미국 백악관이 당초 예고한 대로 캐나다와 멕시코 및 중국산 제품에 2월 1일부터 관세를 부과한다고 발표한 뒤 전 세계 금융시장이 크게 출렁거렸다.
31일(현지시각)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1일부터 캐나다와 멕시코산 제품에 25%의 관세를 부과하고, 중국산 제품에는 10%의 관세를 물릴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날 장 초반 1% 가까운 상승세를 보였던 뉴욕 증시의 3대 주요 지수는 레빗 대변인의 발표 이후 일제히 하락세로 돌아섰다.
다우존스 산업평균 지수는 한때 300포인트 넘게 급락했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와 나스닥 종합지수도 초반 상승분을 모두 내주고 하락 반전했다.
외환시장에서는 초반 소폭 하락했던 미국 달러화가 관세 부과 발표에 주요 통화 대비 일제히 상승 반전했다.
앞서 로이터 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당초 예고한 2월 1일이 아닌 3월 1일부터 캐나다와 멕시코에 대한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 소식에 달러화는 잠시 하락세를 보였으나 백악관이 당장 2월 1일부터 관세를 부과한다고 공식 발표한 이후 급상승세로 돌아섰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 지수는 백악관 발표를 계기로 107.60에서 108.20대로 뛰어오르며 전일 대비 0.6% 가량 상승했다.
달러는 캐나다 달러에 대해 0.25% 상승했고, 멕시코 페소에 대해서는 초반 하락분을 모두 만회했다.
달러/엔 환율도 0.6%가량 상승하며 155.20엔대로 도약했고, 유로화는 달러 대비 0.2% 내린 1.0370달러로 미끄러졌다.
미국 기술주들이 일제히 타격을 입자 위험자산 전반에 대한 투자심리가 급격히 위축되면서 비트코인도 큰 폭으로 하락했다.
백악관 발표 이전까지 10만5000달러 근방에서 거래됐던 비트코인은 이후 매도세가 확산하며 전일 대비 3.3% 내린 10만2200달러대로 떨어졌다.
금값도 크게 출렁거렸다. 이날 관세 불확실성 속에 온스당 2817.23달러까지 치솟으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한 금 현물은 백악관 발표 이후 차익실현 매물이 출회되며 보합 수준인 2797달러로 되밀렸다.
채권시장에서는 미국 국채 가격이 하락하며 기준물인 10년물 국채 수익률이 5.4bp(0.054%) 상승한 4.566%를 기록했다. 주요 교역 상대국에 대한 미국의 관세 부과가 현실화하자 인플레이션 압력이 커질 것이란 우려가 채권 금리 상승으로 이어졌다.
이수정 기자 soojung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