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가 29일(이하 현지시각)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통해 기준금리를 현행 4.25~4.50%로 동결했다.
또 연준은 이번 동결 조치를 내놓으면서 ‘인플레이션이 목표치를 향해 진전하고 있다’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하지 않아 향후 금리 인하 시점에 대한 명확한 신호를 주지 않은 것으로 평가됐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연준은 이날 FOMC 정례회의를 마친 뒤 낸 성명에서 “미국의 경제 활동이 탄탄한 속도로 지속적으로 확장되고 있으며 최근 몇 달 동안 실업률은 낮은 수준에서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면서도 “물가 상승률은 여전히 높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고 밝혀 종전보다 신중한 입장을 취했다.
로이터는 “연준의 이번 결정은 만장일치로 이뤄졌고 시장에서는 연준이 추가적인 경제 지표를 지켜본 뒤 오는 6월 이후 금리 인하를 단행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연준의 이날 발표 후 미국의 단기 금리 선물 시장에서는 6월까지 금리 동결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분석이 나왔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이날 가진 기자회견에서 “현 시점에서 정책 스탠스를 급히 조정할 필요는 없다”면서 “통화정책은 현재의 경제적 도전에 적절히 대응할 수 있는 상태”라고 밝혔다.
파월 의장은 “금리를 지나치게 빠르거나 과도하게 인하할 경우 인플레이션 억제에 실패할 위험이 있다”며 신중한 입장을 유지하는 모습을 보였다.
연준의 이날 결정에 대해 시장에서는 다소 ‘매파적’으로 해석하는 분위기라고 로이터는 전했다.
브라이언 제이콥슨 애넥스 웰스 매니지먼트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미국 경제가 낮은 실업률과 높은 인플레이션이 지속되는 상태에 놓여 있다고 연준이 판단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성명의 표현을 고려할 때 금리 인하보다는 오히려 금리 수준을 유지하려는 의지가 더 강하다고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골드만삭스 자산운용의 린지 로즈너 멀티섹터 채권 투자 책임자는 "연준이 금리 인하 사이클을 아직 끝내지 않았다고 판단하지만 인플레이션 지표에서 추가적인 진전을 확인한 후에야 금리 인하를 단행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연준이 이번 성명에서 인플레이션 '진전'이라는 표현을 삭제한 것이 이를 방증한다"고 주장했다.
로이터는 “연준은 이번 성명을 통해 경제 지표를 면밀히 평가한 뒤 향후 정책을 결정할 것이라는 입장을 명확히 했다”면서 “특히 인플레이션이 목표 수준인 2%로 완전히 안착할지 여부를 지속적으로 확인하겠다는 방침인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시장에서는 연준이 올해 두 차례, 즉 총 0.5%포인트의 금리 인하를 단행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들은 경기 침체 신호가 본격적으로 나타나지 않는 한 금리 인하 속도가 예상보다 더딜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고 로이터는 덧붙였다.
연준의 다음 FOMC 정례회의는 오는 3월로 예정돼 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