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매출 87조7282억원·영업이익 3조4197억원 기록
LG전자가 지난해 역대 최대 매출 기록을 경신했다. 생활가전과 전장 분야가 9년 연속 성장하면서 매출 향상을 이끌었다. 반면 영업이익은 하반기 예상치 못한 물류비 급등 등의 영향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감소했다. LG전자는 23일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을 통해 2024년 연결 기준 연간 매출 87조7282억원, 영업이익 3조4197억원의 실적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 수치는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6.6%, 영업이익은 6.4% 감소한 수치다. 매출액은 2022년 이후 2년 만에 최대치를 경신했다.
지난해 4분기 실적은 매출 22조7615억원, 영업이익은 1354억원이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0.1%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56.7%가 감소했다. LG전자는 "매출 측면에서 전사 캐시카우 역할을 담당하는 생활가전과 기업간거래(B2B) 성장의 한 축을 맡은 전장 사업이 각각 9년 연속 성장세를 이어가는 등 전사 최대 매출액 달성에 기여했다"면서 "HE, BS사업본부 역시 전년 대비 매출액이 늘었다"고 설명했다.
늘어난 매출 대비 영업이익이 감소한 이유로 LG전자는 글로벌 가전 수요 회복 지연과 하반기 물류비 상승 요인 등 외부 변수를 지목했다. LG전자는 "지난해 홍해 이슈가 연간 지속되면서 선복이 전반적으로 부족한 상황에서 하반기부터 고운임이 형성되었다"면서 "올해는 글로벌 선복 수요가 2.8% 증가가 예상되는 반면 선복 공급은 5.4% 증가를 전망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25년 하반기 갈수록 해상운임 추가 인하를 예상한다"고 덧붙였다.
도널트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강화 정책에 대한 LG전자의 대응책도 공개됐다. LG전자는 "미국의 주요 무역적자국인 중국이나 멕시코·베트남·한국 등에 고율의 관세를 부과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면서 "고율 관세가 부과되는 제품은 한 제품을 여러 생산지에서 대응할 수 있는 스윙 생산 체제를 확대하고, 코스트 경쟁력을 기반으로 최적 생산지를 운영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관세 회피를 위해 생산지 이전까지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업계의 관심을 끌고 있는 인도 기업공개(IPO)와 관련해선 "인도 증권거래위원회에 지난달 6일 IPO 관련 상장 예비심사 서류를 제출했다"고 전했다. 이어 "구체적인 계획 또한 다각적으로 검토하고 있지만 현재까지 이와 관련돼 있는 확정된 사항은 없다"고 덧붙였다.
사업본부별 매출을 살펴보면 H&A사업본부는 지난해 매출 33조2033억원을 기록했다. 재작년 처음으로 연 매출액 30조원 시대를 열고 지난해에는 두 자릿수 매출 증가를 달성하는 저력을 보였다. 영업이익은 2조446억원으로 물류비 증가 영향에도 지난 2021년 이후 3년 만에 다시 영업이익 2조원을 넘겼다.
HE사업본부는 지난해 매출 15조2291억원, 영업이익 3159억원을 기록했다. 글로벌 스포츠 이벤트 등의 영향으로 유럽·아시아 등 지역에서 올레드 TV 판매가 늘었다. 스마트 TV 운영체제 webOS 기반의 광고/콘텐츠 사업은 연간 매출액 1조원을 넘어서며 유니콘 사업으로 성장했다.
VS사업본부는 2024년 매출 10조6205억원으로 2년 연속 매출액 10조원을 넘겼다. 전기차 수요 정체에 영향을 받고 있지만 높은 수주잔고를 기반으로 9년 연속 안정적 매출 증가세를 보였다. 영업이익은 늘어난 수주 프로젝트 대응 개발 비용과 소프트웨어중심차량(SDV) 전환을 위한 연구개발(R&D) 투자 영향으로 전년 대비 감소한 1157억원을 기록했다.
BS사업본부는 지난해 매출 5조6871억원, 영업손실 1931억원을 기록했다. 호텔, 매장, 기업, 학교 등 버티컬(특정 고객군)별 맞춤 상업용 디스플레이와 LG그램 등 프리미엄 IT제품을 중심으로 매출이 늘었지만 주요 제품 원자재 가격 상승 및 시장 내 경쟁 심화로 영업손실이 지속됐다.
장용석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angys@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