웬들 황 TSMC CFO, 보조금 일부 수령 인정…러트닉 상무부장관 내정자도 반도체법 지속 시사
공급물량 증가로 1분기 D램 가격 추가 하락 가능성…엔비디아 블랙웰 지연가능성도 변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2기 행정부에서 반도체 정책을 책임질 하워드 러트닉 상무부 장관 지명자가 기존 반도체법 지속 의사를 표명하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보조금 수령 가능성이 높아졌다. 반면 주요 판매제품인 D램의 가격 하락과 엔비디아의 새로운 인공지능(AI) 가속기 블랙웰의 출시 지연은 고대역폭메모리(HBM) 매출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 불안 요소로 평가된다.공급물량 증가로 1분기 D램 가격 추가 하락 가능성…엔비디아 블랙웰 지연가능성도 변수
20일 업계에 따르면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업체인 대만 TSMC의 웬들 황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이날 미국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이미 일부 보조금을 수령했다”면서 트럼프 행정부에서도 반도체법에 따른 보조금 지급이 계속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전날에는 지나 러몬도 현 상무장관이 "최근 직원 모임에서 러트닉 상무부 장관 지명자가 자신에게 (반도체법)에 전념하고 있다는 의사를 밝혔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트럼프 행정부에서도 반도체법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반도체법의 지속은 미국에 공장을 투자 중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보조금을 무사히 지급받을 수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 미국 상무부는 지난달 반도체법에 따라 삼성전자에 47억4500만 달러의 보조금, SK하이닉스에 4억5800만 달러의 보조금과 5억 달러의 대출 지원을 확정한 바 있다. 반도체법이 유지될 경우 양사 모두 보조금 수령이 힘들 수도 있다는 불확실성을 해소할 수 있게 된다.
시장조사기관 IDC에 따르면 올해 반도체 시장은 약 15% 이상 성장이 예상돼 성장이 확실시된다. 하지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력 제품이라고 할 수 있는 D램 반도체 가격은 중국 기업들의 공급 물량 증가로 지속해서 가격이 하락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는 PC용 D램 범용제품(DDR4 8Gb 1Gx8)의 1월 평균 고정거래가격은 1.35달러로 7월 2.1달러에 비하면 35.7% 급락했다고 분석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내년 1분기에도 D램 가격이 8~13%가량 내릴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영업이익 감소를 의미한다. 실제로 지난해 4분기 영업실적에서 삼성전자가 SK하이닉스보다 크게 실적이 하락한 이유가 매출에서 D램이 차지하는 비율이 더 높았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전 세계 AI 시장의 80%를 장악하고 있는 엔비디아의 차기 AI가속기인 블랙웰의 공급 지연도 새로운 변수다. 현재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에 HBM을 공급 중이고 삼성전자는 공급을 위한 퀄테스트(품질검증)를 진행 중이다. 양사 모두 매출에서 HBM이 차지하는 비율을 높이겠다고 공언한 만큼 HBM이 올해 매출을 좌우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관계자는 “새로운 미국 행정부가 들어서는 만큼 예의 주시하고 있다”면서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두고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장용석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angys@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