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체코 경제계가 한 자리에 모여 에너지와 모빌리티 등 다양한 첨단산업 분야에서 경제협력을 하는 방안을 모색했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윤석열 대통령이 방문 중인 체코 프라하에서 체코상공회의소, 체코산업연맹과 함께 '한-체코 비즈니스포럼'을 개최했다고 20일 밝혔다. 이번 행사는 역대 유럽연합 국가와 연 경제인 행사 중 최대 규모로 열렸다.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은 이날 행사를 시작하며 "탄소중립은 기후변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국제사회의 가장 중요한 목표가 됐다"며 "탄소중립을 위한 최우선 과제는 원전, 수소와 같은 안정적이고 경제적인 '카본 프리'(무탄소) 에너지 공급"이라고 말했다.
이어 "체코 또한 2050년 탄소중립을 목표로 하는 국가로서 카본 프리 에너지의 활용 확대를 적극 모색 중"이라며 "현재 진행 중인 원전 협력과 함께 다양한 에너지 분야에서 협력을 이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더해 인공지능(AI), 반도체, 배터리 등 첨단산업 분야도 긴밀히 협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 측에서는 최 회장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장인화 포스코홀딩스 회장 등 기업인들과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 장영진 한국무역보험공사 사장, 윤희성 한국수출입은행 은행장 등 정부·유관기관 관계자 290여명이 참석했다. 체코 측에서는 즈데녝 자이첵 체코상의 회장, 얀 라파이 체코산업연맹 회장, 페트르 노보트니 스코다 그룹 최고경영자(CEO)를 포함한 기업인과 학계 관계자 180여명이 자리했다. 윤석열과 페트르 파벨 체코 대통령도 참석했다.
체코는 슬로바키아, 체코, 폴란드, 헝가리로 이뤄진 'V4 국가' 중 배터리, 자동차 등 산업 제조 기반이 가장 잘 조성돼있다. 이에 따라 한국 기업의 투자 진출과 교역도 활발하다. 양국 간 교역 규모는 지난해 역대 최대치인 44억700만달러를 기록했다.
라파이 회장은 개회사에서 "한국은 체코의 가장 중요한 비유럽 무역 파트너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이어 "한국 기업은 자동차, 전자, 첨단 제조와 같은 산업에서 체코에 상당한 투자를 했다"며 "앞으로 녹색에너지, 디지털 전환, 첨단기술과 같은 분야에서 긴밀히 협력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포럼에서는 첨단산업, 고속철 인프라, 우크라이나 재건사업 등 유망 분야에서 한국과 체코의 경제 시너지를 극대화할 수 있는 방안들에 대한 논의도 이어졌다.
이와 관련해 대한상의는 양국의 경제협력 활성화를 위해 체코상의, 체코산업연맹과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특히 중부 유럽의 제조 강국인 체코와의 산업협력 기반을 확충하기 위해 기업 지원, 첨단산업(배터리·미래차 등), 에너지(수소), 원전, 인프라(고속철·우크라이나 재건) 등의 분야에서 양국 기업·단체·기관 간 총 14건의 양해각서(MOU)가 체결됐다.
원전협력 분야에서는 한국 측 일신이디아이, 비에이치아이, 어드밴건설 등이 체코 측 관련 기업과 MOU를 맺었다. 원전 전용 무선통신시스템 공급·구축을 위한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체코 원전사업 관련 공급망을 확보하기 위한 목적이다. 한·체코 원전 기업들은 체코 프로젝트 시장과 협력 업체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고, 건설자재 공급 및 임대 등에도 힘을 모으기로 했다.
첨단산업 분야에서는 △산업기술기획평가원, 전자기술연구원과 체코 배터리클러스터, 브르노 공대 △산업기술기획평가원, 자동차연구원, 현대차와 체코 오스트라바 공대 △포스코홀딩스와 브르노 공대 등이 MOU를 체결했다. 이들 기관은 배터리와 자율주행, 인공지능, 철강제조공정 등 첨단산업 연구개발(R&D)과 인력 양성, 기술개발 등을 함께 할 계획이다.
이 밖에도 △현대차와 스코다 일렉트릭 △현대로템과 스코다 트랜스포테이션 △해외건설협회와 체코건설협회 등도 수소연료전지 시스템과 체코 고속철도 사업, 우크라이나 등 제3국 공동 진출 등을 위한 MOU를 체결했다.
정승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rn72benec@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