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가 중국 전기차 관세 추진을 확정한 가운데, 최종 관세율 투표를 앞두고 이해관계가 치열하게 얽힐 것으로 전망된다.
5일 닛케이에 따르면 4일 유럽위원회는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고율의 수입 관세를 확정했으며, 10월 회원국들의 최종 투표를 앞두고 향후 5년간 관세율을 고정할지 여부에 대한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이번 결정으로 인해 중국 전기차에 대한 유럽 관세는 금요일에 발효되며, 은행 보증의 형태로 4개월 내에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에만 징수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27개 EU 회원국은 2주 안에 이 조치에 대한 자문 투표를 실시할 예정으로 해당 사안이 중국과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11월 초부터 적용될 최종 관세에 대해 10월에 최종 투표를 실시하게 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집행위원회는 성명을 통해 "발디스 돔브로브스키스 집행위원장과 왕원타오 중국 무역부 장관 간의 의견 교환 이후 최근 몇 주 동안 중국 정부와의 협의가 강화됐다"며 "유럽연합이 제기한 우려를 적절히 해소하는 WTO에 부합하는 해결책에 도달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관세는 유럽연합의 행정부 격인 집행위원회가 중국 내 생산업체들이 "불공정 보조금"의 혜택을 받았다는 조사 결과가 나온 후 자국 기업들을 위해 공평한 경쟁의 장을 마련하기 위해 6월 12일에 발표됐다. 이로 인해 중국산 전기차는 이미 10%의 유럽연합 수입 관세가 부과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유럽 연합 인구의 65%를 차지하는 최소 15개국이 관세 체제를 지지해야 5년 동안 관세 부과가 확정될 수 있는 가운데, EC가 이 조치를 철회할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다. 로디움 그룹의 수석 애널리스트인 그레고르 세바스찬은 "집행위는 관세에 대한 자신들의 입장을 움직이기를 원하지 않고 있다"라고 말했다.
향후 관건은 EU내 국가들과 주요 회사들의 의견이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EU내에서 관세에 반대하는 회원국은 독일, 헝가리, 슬로바키아 등의 회원국인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 중 독일의 반발이 가장 거세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독일 산업이 중국 산업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는 점을 감안하여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고 주장했고, 독일 교통부 장관은 지난주 중국을 방문하여 이번 관세를 "파괴적인 접근 방식"이라고 언급했다.
또 폭스바겐과 BMW는 지난달 언론을 통해 “이번 수입 관세는 EU의 잘못된 조치라고 생각한다”라는 성명을 발표했으며, 독일 자동차 제조업체 협회 VDA는 이번 관세가 EU의 탈탄소화 목표, 기업 및 소비자에게 해를 끼칠 것이며 경우에 따라 중국 내 유럽 자동차 제조업체가 중국 기업보다 더 높을 수 있다고 지적하며 해결책을 촉구하기도 했다.
여기에 대부분 중국과 합작회사를 가지고 있는 중국 지리자동차 소유의 스웨덴 볼보와 상하이모터스 소유의 국 MG도 모두 반대 의사를 표명하고 있다.
중국 전기차 관세에 찬성이었던 프랑스 또한 변수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지난 프랑스 총선에서 극우 정당인 마린 르펜의 국민전선이 승리하면서 친 중국 노선이 자리 잡을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현재 중국은 EU의 관세 부과 결정에 맞불을 놓은 상태다. 이미 EU 27개국에서 수입되는 브랜디와 돼지고기에 대한 반덤핑 조사를 시작했다. 허야둥 상무부 대변인은 4일 EU 수입 돼지고기 조사를 실시하며 "우리는 자국의 이해관계자를 보호할 것이며, 합리적이고 실용적인 협의를 수행하고 상호 이익이 되는 협력을 해치지 않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이어서 "중국 기업의 정당한 권익을 확고히 보호하기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이라며 단호한 입장도 견지했다.
다만 중국이 자국과 EU, 그리고 협력사들의 입장을 모두 만족할 만한 제안을 할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수입 쿼터나 혹은 관세 인하 등의 형태로 집행위와의 합의 가능성도 제기된다.
EC의 조사에 협조한 비야디(BYD)는 가장 낮은 17.4%의 추가 수입 관세를 적용받는다. 또 지리홀딩스는 기존 20%에서 하향된 변경된 19.9%, SAIC 자동차의 모델들은 38.1%로 하향된 것으로 알려졌다. 기타 업체는 협력 수준에 따라 하향 조정된 수치를 제안받아 EU와 중국의 협의가 또 다른 변수로 작용할지 관심이 높다.
이용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iscrait@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