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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자국 시장 보호 위해 중국산 전기차에 고율 관세 검토

로듐 그룹, 25~30% 관세 부과 예상...심지어 50% 관세 주장도 나와

박정한 기자

기사입력 : 2024-04-30 11:05

상대적으로 너무 싼 중국 전기차 수입으로 곤욕을 겪고 있는 유럽이 자국 시장 보호를 위해 고율의 관세율 부과 수준 결정을 놓고 고민하고 있다.

25~30% 관세 인상 소문 나돌아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25~30% 관세 인상 소문 나돌아 사진=로이터


유럽연합(EU)이 중국 전기차 제조업체 보조금 조사를 계속하는 가운데 중국에서 수입되는 전기차에 막대한 관세를 부과해 유럽 시장에 유입을 늦춰야 한다는 보고서가 나왔다고 29일(현지시각) 영국 런던에 본사를 둔 글로벌 자동차 및 모빌리티 산업 전문 언론사인 플리트유럽이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2023년 중국에서 EU로 수출한 전기차는 115억 달러 규모로 급증했고, 캠페인 단체 교통환경(T&E)은 중국산 전기차가 올해 유럽에서 신규 전기차 판매의 25% 정도를 차지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저렴한 가격에도 상대적으로 우수한 성능에 저가를 중심으로 중국산 전기차 수요가 EU 시장에서 높기 때문이다.

T&E에 따르면, 2023년 EU에서 판매된 전기차 중 약 20%(30만 대)가 중국에서 제조되었다. 이 가운데 테슬라가 1위였다. 테슬라는 상하이 기가팩토리 3의 엄청난 생산 능력(연간 95만 대) 덕분에 EU 전기차 시장 매출의 28%를 차지하며 압도적인 선두를 달리고 있다. 2위는 르노다. 20%의 시장 점유율로 테슬라 다음이다.

중국 브랜드는 2023년 유럽 전기차 시장의 7.9%를 차지했다. 이는 주로 중국 최고의 전기차 제조업체이자 테슬라의 주요 라이벌인 BYD 때문이다. BYD와 다른 중국 브랜드는 특히 중국 CATL이 제공하는 EV 배터리에서 더 강력한 공급망의 이점을 가지고 있다. 세계 최대 배터리 생산업체 CATL은 2030년까지 유럽에 헝가리와 독일에 각각 2개의 기가팩토리를 건설할 계획이다.
이는 EU 전기차 시장 경쟁을 심화하고, 유럽 기업들의 매출 감소와 일자리 손실로 이어지고 있다. 이에 EU에서는 중국 전기차 수입 규제 강화를 고려하고 있다.

T&E는 중국산 전기차와 수입 배터리 셀에 대한 관세 인상이 단기적으로 EU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 기관은 수입 전기차에 25% 관세를 부과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전망했다.

현재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관세는 10%이다. 이 정도 관세로는 값싼 중국 전기차 가격을 올려도 EU 시장에서 가격 경쟁력을 충분히 유지할 수 있다. 어떤 경우 중국 전기차는 EU 전기차보다 40~50%가 저렴하다. 이는 중국 정부의 보조금을 받기 때문에 가능한 일로 EU가 자국 시장을 보호하려면, 막대한 관세는 꼭 필요하다. 로듐 그룹 보고서에서는 심지어 50% 정도의 관세 부과도 제안할 정도이다.
일반적으로 시장에서는 보조금 조사가 끝나면 중국 전기차에 약 25-30%의 관세가 부과될 것으로 보는데, 로듐 그룹은 이 정도 관세로는 BYD와 같은 거대 기업이 EU 시장에서 높은 수익을 창출하는 것을 막지는 못할 것으로 본다.

BYD 이익은 중국보다 유럽에서 훨씬 높으며, 계산에 따르면 30%의 관세를 부과해도 중국시장 판매보다 약 15%(약 694만 원, 4,700유로)의 이익이 남는다. 이것은 높은 관세에도 불구하고 중국 전기차 수출이 계속될 것임을 시사하며, 향후 중국 전기차의 EU 시장 점유율이 앞으로 더 높아질 수 있음을 암시한다.

유럽 감사원(ECA)은 지난주 발표한 보고서에서 EU에서 전기차 가격이 하락하지 않으면 2035년 환경 목표 달성이 위태로워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 보고서는 EU 현지 생산으로 수요를 충족시키지 못하면, 미국과 중국에서 더 많은 전기차를 수입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는 자국 전기차 시장보호와 환경 목표 달성이 서로 충돌할 소지가 있음을 보여준다.

글로벌 전기차 시장의 경쟁 심화로 가격 인하는 장기화될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가격 경쟁력이 높고 가격 인하를 주도하는 중국 제조업체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다. 중국은 EU의 조사에 대해 불만을 제기했고, 많은 유럽 이해관계자들, 다시 말해서 더 저렴한 중국 전기차를 구매하려는 소비자를 포함하는 환경 단체 등이 중국 입장을 지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관세 부과에 대한 의견은 다양하며, 이처럼 일부에서는 관세 부과가 EU 소비자들에게 부담을 줄 수 있다고 우려하며, 대신 중국 정부의 보조금 지원 금지 등 다른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반면, 일부 유럽 정부 및 기업들은 관세 부과가 유럽 기업들을 보호하고, 공정한 경쟁 환경을 조성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중국 보조금 조사가 5월 중에 마무리될 것으로 알려져, 관세 부과 여부를 둘러싼 논쟁은 앞으로 더욱 격렬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EU는 자국 시장의 보호, 불공정 무역관행 바로잡기, 소비자 부담 완화, 환경 보호 등 다양한 의견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6월 중에 이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박정한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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