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미디어 규제기관 국가신문출판서가 올해 첫 외산 온라인 게임 수입 허가 출판심사번호(외자판호)를 발급했다. 넥슨과 넷마블, 네오위즈의 기대작 3종이 판호를 취득해 게임업계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국가신문출판서는 총 32개 게임이 포함된 판호 발급 목록을 이달 2일 공개했다. 여기에 넥슨 '던전 앤 파이터(던파) 모바일', 넷마블 '킹 오브 파이터(KOF) 올스타', 네오위즈 '고양이와 스프'가 포함됐다.
'던파 모바일'의 경우 기존에 판호를 취득, 2020년 중국 현지에서 사전 예약까지 진행했으나 출시가 무산된 바 있다. 이후 2022년 3월 추가 개발을 진행해 국내에 선제 출시, 구글 플레이스토어 매출 1위에 올랐으며 같은 해 대한민국 게임대상을 수상했다. 과거 준비했던 버전에 추가 콘텐츠를 더해 새로이 판호를 발급, 서비스 본격화에 나선 것으로 짐작된다.
넷마블의 'KOF 올스타'는 2018년 일본에, 이듬해 국내에 출시된 게임으로 국내 구글 플레이 매출 2위까지 오른 바 있다. SNK의 유명 대전 격투 게임 '더 킹 오브 파이터즈(KOF)' IP를 활용한 모바일 게임 중 가장 상업적으로 성공한 게임으로 평가 받는다.
액션 요소가 강한 던파 모바일이나 KOF 올스타와 달리 네오위즈의 '고양이와 스프'는 캐주얼 힐링 게임으로 유명하다. 세계적으로 누적 다운로드 5500만회를 기록한 히트작으로, 국산 게임 중 처음으로 넷플릭스 게임 플랫폼 공급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중국 정부는 2021년 6월부터 2022년 12월까지 1년 반 동안 외자 판호 문호를 걸어 잠갔으나, 이후로는 꾸준히 국산 게임들의 판호를 내놓고 있다. 특히 이번 판호는 12월 말에 이어 약 1개월 반이라는 짧은 시간에 공개된 만큼 업계인들 사이에서 "2022년 이후 꾸준히 언급돼 온 '한한령(한류 제한령)'이 확실히 마무리됐다"는 기대감이 형성되고 있다.
최근 게임에 대한 강경 규제 기조가 완화되려는 신호가 있다는 것 역시 호재다. 당초 중국 정부는 확률형 아이템 기반 비즈니스 모델(BM)을 전면적으로 옥죄는 '온라인 게임 관리 조치'를 발표했다. 이 때문에 증권시장에 상장된 텐센트, 넷이즈 등 기업들의 주가가 폭락하자, 지난달 22일 시행을 앞두고 해당 규제 내용을 국가신문출판서 공식 사이트에서 삭제했다.
2022년 말과 지난해 판호를 취득한 게임 중 성과를 거둔 국산 게임도 적지 않다. 스마일게이트의 MMORPG '로스트아크'는 지난해 12월 텐센트 위 게임의 '핫한 신작(火爆新品) 차트 1위, 통합 인기 순위에선 전체 11위, 온라인 RPG 중 3위에 올랐다.
또 스마일게이트의 '에픽세븐'과 넥슨 '메이플스토리M', 데브시스터즈 '쿠키런: 킹덤', 넷마블 '스톤에이지' IP를 활용한 중국 게임 '신석기시대' 등이 현지 앱 마켓 매출 톱10에 올랐다.
이번에 판호를 받은 국산 게임들의 출시 시점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넥슨 관계자는 "던파 모바일이 중국 판호를 획득한 것은 사실이며 구체적인 내용은 확인 중"이라고 밝혔다. 네오위즈 측은 "중국 현지 파트너사 킹소프트 시요와 협력해 사전 모객 등 본격적인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넷마블 측은 "KOF 올스타의 중국 판권은 원작사 SNK가 보유 중이며 서비스는 현지의 갤럭시매트릭스가 담당한다"며 "넷마블은 게임 개발에 활용되는 개발 리소스와 기술적 자문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원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wony92kr@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