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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美 '긱 워커' 정규직 대우 규칙 확정...우버·리프트·도어대시 등 강력 반발

특정 기업에 경제적 의존하면 정규직 노동자 대우 받도록 규칙 개정 파장

국기연 워싱턴 특파원

기사입력 : 2024-01-10 06:23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에 있는 샌디에이고 주립대학교에서 리프트와 우버 사용자를 위한 만남의 장소를 표시하는 표지판.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에 있는 샌디에이고 주립대학교에서 리프트와 우버 사용자를 위한 만남의 장소를 표시하는 표지판. 사진=로이터
미국 정부가 긱 워커(gig worker)로 불리는 초단기 계약 노동자로 분류할 수 있는 기준을 강화함으로써 이들이 정규직 직원 대우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새로운 노동자 분류 규칙을 9일(현지 시간) 확정했다. 그러나 미국 기업들과 공화당은 조 바이든 대통령 정부의 이 규정으로 기업의 인건비 부담이 크게 증가할 것이라며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일부 단체는 미 정부의 새 규칙이 부당하다며 소송을 제기할 계획이다. 긱 워커 임시로 단기 계약을 맺고 일회성 일을 하는 노동자를 일컫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바이든 정부가 노동자 분류 규정을 바꿔 좀 더 많은 노동자가 계약직이 아닌 정규직 대우를 받도록 했다고 전했다. 그렇지만 이 규칙 변화가 보건의료, 요식업, 건설업, 교통 분야 등 산업 전반에 걸쳐 심대한 파장을 불러일으킬 것이라고 WSJ가 전했다.

새 규칙은 오는 3월 1일부터 적용된다. 이 규칙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정부가 지난 2021년에 시행한 조처를 변경하는 것으로 기업들이 독립적인 계약직 노동자(independent contractor)로 분류할 수 있는 기준을 강화하는 게 골자다. 새 규칙으로 미국에서 수백만 명에 달하는 노동자의 고용 지위가 달라진다. 트럼프 정부는 기업에 독립 계약직으로 규정할 수 있도록 재량권을 주었었다.
트럼프 정부는 임기 종료 직전에 기업이 긱 워커를 독립 계약자로 분류할 수 있도록 노동부 규칙을 개정한 뒤 이를 바이든 대통령 정부가 들어서는 2021년 초부터 시행하도록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 직후 이 규칙의 시행을 막았으나 연방법원이 트럼프 정부 당시 규칙을 시행하도록 판결했었다.

워커가 독립 계약자 신분이었을 때는 연방정부의 최저임금과 초과시간 노동에 관한 법률적용받지 못하고, 사회보장 세금을 낼 때 고용주 부담분도 스스로 책임져야 했다. 이제 미국 노동부의 규칙 개정에 따라 우버·리프트·도어대시 등 차량공유·음식배달업체 운전자들이 독립 계약자가 아닌 직원으로 분류될 수 있다. 로이터 통신은 “새로운 규칙에 따르면 특정 회사에 ‘경제적으로 의존(economically dependent)’하면 계약직이 아니라 정규직 대우를 받는다”고 강조했다.

긱 워커를 다수 고용하는 미국 굴지의 기업들은 바이든 정부의 새 규칙에 반발하면서 소송전을 예고했다. 차량공유 업체 우버는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새 규칙 제정으로 약 100만 명에 달하는 우버 노동자의 지위가 달라질 것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우버를 비롯한 기업들은 긱 노동자를 직원으로 분류하면 비용 증가로 일반 국민이 피해를 본다는 주장을 해왔다. 우버는 운전자를 직원으로 대우하면 캘리포니아주에서 우버 사용 요금이 20~120%가량 오를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업 측은 또 정규직 직원 대우에 따른 인건비 증가를 고려해 아예 고용을 줄일 수 있다고 밝혔다. 도어대시는 자사 운전자를 앞으로도 독립 계약자로 분류할 것이라고 밝혔다. 도어대시도 이날 성명에서 “우리는 규칙 변화가 우리 비즈니스에 변화를 초래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미국 기술기업을 대표하는 단체인 ‘체임버 오브 프로그레스’는 이번 규칙 개정이 약 340만 명에 달하는 노동자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며 310억 달러의 소득 손실을 초래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줄리 수 미 노동부 장관 대행은 이날 기자들과의 전화 콘퍼런스에서 “직원을 계약자로 잘못 분류함으로써 저임금 노동자들이 최저임금이나 실업보험과 같은 법적으로 보호받을 것을 보호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미 노동부는 건설·보건의료 분야 등에서 계약직 노동자로 분류하지 못하도록 철저히 단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노동계와 민주당은 바이든 정부의 이번 결정을 적극 지지하고 있다.
우버 등은 바이든 정부의 결정에 불복해 소송전을 재개할 예정이어서 이 문제는 연방 대법원에서 최종 결판이 날 것으로 보인다.

디지털 플랫폼 산업 성장에 따라 기존 비정규직보다 더 유연한 노동 계약으로 맺어지는 초단기 일자리가 ‘뉴노멀’로 떠올랐다. 긱 워커는 정해진 시간에 일해야 하는 아르바이트보다 자율성이 더 강화된 노동 형태다. 근로자가 스스로 원하는 시간과 장소를 택해 일한다. 배달 플랫폼 종사자나 차량공유 서비스 운전자가 대표적인 긱 워커다.

최근 주요 국가들이 긱 워커에 대한 법적 보호 조처를 강화하고 있다.
일본은 2021년 3월 ‘프리랜서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긱 워커의 노동자 지위를 강화했다. 프리랜서의 근로자성을 사업조직 편입 여부, 보수의 노무 대가성 여부, 노무 제공 시간 및 장소의 구속 여부 등을 기준으로 판단하도록 했다.

유럽의회는 긱 워커의 법적 지위에 관한 규정을 마련했다. 이 규정은 플랫폼의 긱 노동자의 급여나 근무시간 등 근무 조건을 결정하거나 업무 성과를 감독할 때 이들을 플랫폼의 직원으로 간주해야 한다고 명시했다. 또한 플랫폼이 알고리즘을 이용해 긱 워커와 근로계약을 일방적으로 해지하는 것도 금지했다. 유럽연합(EU)은 이번 규정으로 긱 노동자 550만 명이 혜택을 볼 것으로 예상했다.


국기연 글로벌이코노믹 워싱턴 특파원 kuk@g-enews.com


[알림] 본 기사는 투자판단의 참고용이며, 이를 근거로 한 투자손실에 대한 책임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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