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식품부, 닭고기 공급사 간담회 · 공정위, 프랜차이즈 업종 불공정 관행 조사 엄포
주요 외식 업계 업주들, 배달료 · 가스비· 인건비 · 임대료 등 계속 올라 부담 엄청 커
주요 외식 업계 업주들, 배달료 · 가스비· 인건비 · 임대료 등 계속 올라 부담 엄청 커

농림축산식품부(농식품부)는 닭고기 공급 확대를 위해 공급사와 간담회를 열고, 공정거래위원회가 치킨 등 외식 프랜차이즈 업종의 불공정 관행 등을 조사하면서 사실상 '프랜차이즈 치킨값 안정화'를 위한 시그널에 나선 것 아니냐는 분위기도 확산되고 있다.
하지만 치킨 프랜차이즈업체들은 가격을 내리기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입장이다. 육계 가격이 최근 소폭 내려 갔다지만 전년과 비교시 두 배 수준으로 높고 전기·가스비 및 임대료 등의 부담도 만만치 않다는 것.
2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13일 하림·사조원 등 닭고기 주요 공급사 10곳을 불러 '닭고기 공급 확대를 위한 수급조절협의회'를 열었다. 치킨의 주원료인 육계 등 닭고기 공급 확대도 요청했다. 이들 업체들은 국내 닭고기 시장에서 연간 생산량의 75%를 차지한다.
닭고기 업계 1위인 하림은 곧바로 닭고기 공급을 늘리기 위해선 병아리 확보가 시급한 만큼 해당 달걀인 '종란' 수입에 나선다. 다음달 21일부터 미국이나 유럽연합(EU)에서 매주 종란을 30만개 씩 수입해, 8주 동안 총 240만개 공급에 나설 계획이다.
추경호 기재부 장관은 지난 21일 집중 호우에 따른 농축산물 피해 지원 및 수급 안정 방안 관련, 발표하는 자리에서 "최근 가격이 불안한 상추·시금치·닭고기와 대체 품목인 깻잎 등에 대해 수급 불안이 해소될 때까지 최대 30% 할인 지원을 통해 서민 물가 부담을 줄이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고기는 할당 관세 3만t을 8월 내 전량 도입하고, 추가 도입 절차도 나서 단기 수급 불안을 최소화 하겠다"고 덧붙였다.
하반기 닭고기 공급량이 늘어 가격이 안정 될 경우 치킨값 인하에 대한 요구 목소리도 높아질 수 있다. 이에 괸련 업계는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실제, 정부는 라면 업체 등에 가격 인하를 권고했을 당시 국제 밀 시세 안정화를 근거로 들었다.
뿐만아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외식업 등 21개 업종에 대해서 가맹 분야 실태 조사도 착수했다. 특히, 올해는 치킨 등 외식 업종에 집중할 방침이다. 단연, 관련 업계는 긴장하는 분위기다. 구체적으론 필수 품목 현황과 법 위반 여부, 표준 계약서 사용 여부, 불공정 관행 개선 체감도 등에 대해 집중 조사한다.
이런 가운데, 치킨 프랜차이즈 가맹 본사들은 원부자재 부담이 크다보니 현재 당장, 가격 인하에 나서는 것이 무리라는 입장이다. 한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 관계자는 “육계 가격이 여전히 높다는 점이 문제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그는 “육계 가격이 소폭 내렸다고 하지만 여전히 작년 동기대비 가격이 두 배 이상인 상황이다”고 강조했다. 한국육계협회에 따르면 치킨 프랜차이즈에서 흔히 사용하는 9~10호 크기 냉장 육계 가격은 1㎏당 기준이 지난해 9월 3000원이었지만, 현재는 4692원에 거래되고 있다.
인건비와 배달비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 관계자는 "치킨은 다른 업종보다 업무가 고되다. 시급을 많이 줘도 사람 구하기가 쉽지 않다"며 “당장, 내년도부터 최저임금이 시간당 1만원에 육박하는 등 인건비가 계속 오르는데 본사와 자영업자들이 함께 감내해야 하는 부담감도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배달플랫폼을 이용하는 경우, 소비자가 배달비로 3000원 정도를 낼 때 점주도 3000원을 함께 부담하고 있다”며 “배달앱 목록에서 최하단으로 내려가지 않으려면 광고를 해야 하는데 매달 평균 200만~400만원 정도가 들고 있는 실정이다”고 지적했다.
다른 치킨 프랜차이즈 관계자는 ‘가스료와 전기료 문제’를 지적했다. 그는 “기존에는 가스비가 80만원 정도 나왔다. 하지만 요즘엔 가스비가 오르면서 최근 130만원까지 나오는 실정이다”며 “전기료도 거의 1.5배나 들고 있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임대료 부담 역시 치킨 가격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 중 하나로 꼽혔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서울 오피스와 모든 상가의 임대료는 전 분기 보다 상승했다. 중대형 상가는 ㎡당 5만2200원으로 0.3% 올랐으며 소규모 상가는 ㎡당 4만9000원으로 0.23% 뛰었다.
프랜차이즈 업계 관계자는 “인건비·임대료 등이 모두 오르고 있는데 자영업자인 가맹점주들의 소득 수준은 낮아지는 분위기다” 며 “이런 까닭에 가맹점주들이 가격 조정에 나서기가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은행이 발표한 '6월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자영업자 소득 지수는 2019년 4분기를 100으로 잡았을 때 지난해 2분기 97.9에 이어 올 1분기에는 92.2로 줄었다.
김희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euyil@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