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 업계에서 '웹소설'이 핫 키워드로 떠오르고 있다. 웹소설 원작 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이 최근 닐슨코리아가 집계한 전국 TV 시청률에서 20%의 벽을 넘어섰다. 게임 분야에서도 '지스타 2022'에 출품해 화제가 된 넷마블의 '나 혼자만 레벨업' 기반 MMORPG, 크래프톤의 '눈물을 마시는 새' 프로젝트 등이 대형 차기작으로 주목받고 있다.
웹소설 플랫폼 노벨피아는 지난해 1월 서비스를 개시한 신생 플랫폼이다. 사측은 일산 킨텍스에서 지난 3일 열린 애니메이션 게임 페스티벌(AGF)에서 온파이어 게임즈와 협업 개발한 웹소설 기반 게임 '러브인 로그인'을 시연, 이틀간 약 1만명의 관람객이 몰리는 등 주목을 받았다.
노벨피아 운영사 메타크래프트의 이제호 게임사업본부장은 웹소설이 게임을 넘어 다양한 콘텐츠의 '원천 IP'가 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웹소설계에서 인정받는 것은 물론, 웹소설 기반 2차 콘텐츠에 있어서도 최고의 플랫폼이 되는 것이 우리의 목표"라고 말했다.
국내 웹소설계의 양대산맥으로 대형 포털 사이트들이 소유한 '카카오 페이지'와 '네이버 시리즈'가 손꼽힌다. 앞서 언급한 '재벌집 막내아들'의 원작은 네이버의 계열사 문피아에 연재됐다. '나혼자만 레벨업'은 카카오 페이지에서 원작이 나왔다.
이제호 본부장은 "대형 플랫폼사들과 노벨피아가 지향하는 바는 다르다고 생각하나, 콘텐츠화 측면에서 보고 배우는 부분도 적지 않다"며 "웹소설을 기반으로 다양한 콘텐츠들이 창출돼 업계 전체를 활성화시킬 것이란 점에서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메타크래프트에 근무하기 전, 이 본부장은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 코리아 등 게임사 직원으로 근무해왔다. 그는 자신을 "여러 게임을 즐기며 '올해의 게임(Game of the Year, GOTY)'이 무엇일지 생각해보곤 하는 게임 매니아"라고 소개하며 "한국 웹소설 기반 게임이 글로벌 시상식서 GOTY로 인정받는 날이 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노벨피아의 차기작 '러브인 로그인'의 장르는 연애 시뮬레이션이다. 개발 협력사 온파이어 게임즈는 지난 2020년 설립된 스타트업으로 지난해 5월 연애 시뮬레이션 게임 '러브 딜리버리'를 선보여 서브컬처 팬들 사이에서 이목을 끌었던 곳이다.
메타크래프트는 지난해 모바일 게임 '노벨피아 디펜스', '솔리테어 오브 노벨' 등을 선보였다. 이제호 본부장은 "게임 개발에 도전하는 단계였다보니 팬들에게 재미를 주는 것에 어려움을 느꼈다"며 "팬들에게 성공적으로 눈도장을 찍은 업체와의 협력을 통해 이 부분을 채울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 본부장에 따르면 양사는 올 5월 킨텍스에서 열린 게임 행사 '플레이엑스포(PlayX4)'에서 처음 미팅을 가졌다. 그는 "연애 시뮬레이션 장르를 만들어보자는 이야기가 가장 먼저 나왔다"며 "팬들에게 '두근거림'을 줄만한 이야기를 찾기 위해 노벨피아 내 웹소설 중 약 50개의 후보군을 꾸렸다"고 설명했다.
원작 소설 '게임 폐인 동거녀와 순애는 어떠신가요?'는 지난 4월 19일부터 9월 27일까지 연재됐다. 출시 예정일은 오는 22일로 연재 마무리 3개월만에 게임이 나오는 셈이다. 이 본부장은 "온파이어 게임즈 측의 노력 덕분에 예상보다 일찍 크리스마스 시즌에 맞춰 게임을 선보일 수 있게 돼 기쁘다"고 발언했다.
게임 출시 플랫폼은 스마일게이트 스토브이며 개발 과정에서 컴퓨터 제조사 에이수스가 게임 내 기기들의 모델을 맡는 형태로 참여했다. 이 본부장은 "온파이어 게임즈의 전작 '러브 딜리버리'가 스토브를 통해 성공적으로 서비스된 것을 고려한 판단"이라며 "에이수스의 경우 현실성 있는 환경 연출을 위해 협업을 진행하게 됐다"고 밝혔다.
러브인 로그인을 통해 이루고자 하는 목표를 묻자 이 본부장은 "단편적인 결과보다는 '소설을 통해 재미있는 게임을 만들 수 있다'는 점을 알리고 싶다"며 "팬들 사이 인지도를 높이는 것을 넘어 작가들에게 '내 소설이 게임 등 다른 미디어 콘텐츠로도 성공할 수 있다'는 메시지가 전해지기를 원한다"고 전했다.
이원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wony92kr@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