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면 특수'를 톡톡히 누려온 플랫폼 기업들이 '위드 코로나' 정국과 맞물려 울상이다. 세계 최대 동영상스트리밍(OTT)기업인 넷플릭스는 11년 만에 처음으로 유료 가입자 수가 줄었다. 미국 3위 음식배달 대행업체인 '그럽허브'는 매각을 추진 중이다. 국내 상황도 비슷하다. 양대 플랫폼 기업인 네이버와 카카오는 올해 1분기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을 거뒀다.
23일 IT(정보기술)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연결 재무재표 기준 올해 1분기 매출 1조8452억원과 영업이익 3018억원을 기록했다. 사상 최대 성적을 냈던 전 분기와 비교해 각각 4.3%, 14.1% 줄어든 수치다. 증권사 평균 예상치(매출 1조8789억원, 영업이익 3441억원)보다 못했다. 영업이익률은 16.4%로 전년 동기에 비해서는 2.9%포인트, 전기에 비해서는 1.9%포인트 축소됐다.
2020년께부터 세계를 강타한 코로나19 사태로 네이버는 광고, 쇼핑, 웹툰 등 각종 영역에서 가파른 성장세를 기록했지만, 위드코로나 정국과 맞물려 성장세가 둔화된 것이 결정적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인건비 부담과 마케팅비 증가까지 악영향을 미쳤다.
내달 4일 발표될 카카오의 1분기 영업이익도 전분기 대비 0.4% 감소한 1569억원이 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이는 시장 기대치보다 6%가량 낮은 수준이다.
넥슨, 엔씨소프트, 넷마블 등 주요 게임사들도 엔데믹(감영병의 풍토병화) 시대 야외 활동이 늘어나면서 더 이상의 코로나19 특수를 누리기 어려울 전망이다. 실제 이들을 포함해 다수의 게임업체들은 이미 지난해부터 매출과 영업이익이 감소세로 전환했다.
지난 18일부터 사회적 거리두기가 전면 해제됨에 따라 보복회식 등 사람들의 일상 회복이 본격화되면서 배달의 민족, 요기요, 쿠팡이츠 등 배달앱 사용도 줄어들 것으로 예측된다. 실제 미국에서는 3위 음식배달 대행업체인 그럽허브가 경쟁 악화와 주문 감소를 이기지 못하고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과 더불어 가입자수가 폭증했던 OTT 기업도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 넷플릭스는 지난 1분기 유료 가입자 수가 11년 만에 처음으로 감소했다. 그러자 다음날 20일 주가는 35.12% 급락한 226.19달러에 마감했다. 하루 만에 시가총액이 543억 달러(약 67조원) 가량 증발했다. 디즈니와 워너브로스 디스커버리 등 경쟁 OTT들과 스튜디오드래곤 등 국내 콘텐츠 기업들의 주가도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강수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ksj8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