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전기차 제조업체 테슬라가 현재 베타 서비스를 진행 중인 이른바 ‘완전자율주행(FSD)’ 시스템이 지난해 10월 선보인 이래 논란을 빚은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다.
그냥 자율주행이 아니라 ‘완전’이라는 수식어를 굳이 썼기 때문이다. 완전자율주행이라는 시스템 이름은 마치 이 시스템을 장착한 테슬라 전기차에서는 운전대를 전혀 손대지 않고서도 자율주행이 가능한 것처럼 소비자가 생각하게 만들 수 밖에 없다.
관련업계에서 사실상 표준으로 이용하고 있는 미국자동차공학회(SAE)의 자율주행 기술 등급을 기준으로 하면 FSD 베타 버전의 기술은 2단계에 불과하다. 운전자의 개입이 없는 상태에서 자동주행이 가능해야만 비로소 3단계에 진입할 수 있어서다.
테슬라뿐 아니라 3단계로 공히 인정받는 자율주행 기술을 개발한 업체는 아직 없는 실정이다. 그만큼 3단계 진입이 기술적으로 어려운 문제인데다 안정성까지 확보해야 하기 때문이다. 테슬라 입장에서도 자신에게 불리할 수 있는 이런 측면까지 공개적으로 강조할 필요성은 느끼지 않았다.
그러나 미국 자동차 전문매체 더드라이브는 테슬라가 미국 캘리포니아주 차량등록국(DMV)에 이메일로 최근 보고한 내용을 입수해 분석한 결과 FSD가 애초부터 2단계로 개발된 시스템이란 점을 인정했다고 8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에릭 윌리엄스 테슬라 법무실장은 이 이메일에서 “FSD는 SAE가 정한 자율주행 5단계 중에서 2단계에 머물러 있어 DMV에서 요구하는 수준의 자율주행 능력은 아직 갖추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운전대에서 완전히 손을 뗄 수 있는 완전한 의미의 자율주행 시스템이 아니라는 점을 확인한 셈이다.
더드라이브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FSD 베타 서비스가 완료되면 FSD를 장착한 테슬라 전기차의 자율주행 단계가 완전한 수준에 이르는 것처럼 언급을 한 적이 있지만 이 이메일 내용을 보면 아직 그 단계와는 거리가 먼 것이 확인된다”면서 테슬라가 소비자를 혼란스럽게 만든 책임이 있다고 비판했다.
이혜영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