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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분석] 대한해운 김만태號, 해운업 호황에도 매출 급감으로 '휘청'

충당부채가 당기순이익 감소에 직격탄
부정기선 비중 적어 업계 호황에 따른 운임 인상 실적에 반영 못해

남지완 기자

기사입력 : 2021-02-17 06:10

김만태 대한해운 대표 이미지. 사진=대한해운이미지 확대보기
김만태 대한해운 대표 이미지. 사진=대한해운
김만태 대표(59·사진)가 이끄는 해운업체 대한해운이 최근 업황 호황속에서 실적이 악화돼 휘청거리는 모습이다.

대한해운은 차입금과 충당부채가 경영에 발목을 잡고 있기 때문이다.

김만태 대한해운 대표 이미지. 사진=대한해운이미지 확대보기
김만태 대한해운 대표 이미지. 사진=대한해운

16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대한해운 충당부채는 2019년 12월 말 연결기준 135억 원에서 2020년 9월 531억 원으로 약 396억 원이 급증했다.

충당부채는 향후 미래에 발생할 손실을 대비해 기업이 쌓아두는 항목이다.

대한해운은 SC제일은행과 진행 중인 소송에서 패소해 377억 원의 비용이 발생했다.
대한해운과 SC제일은행은 대한해운이 회생절차에 들어가기 전 발생한 채무가 공익채권인지 회생채권인지 여부를 놓고 법적 공방을 펼쳤다.

공익채권은 회사 정리절차나 재산관리를 위해 쓴 비용에 대한 청구권을 말한다. 회생채권은 채무자에 대해 회생절차 개시결전 전에 생긴 재산상의 청구권이다.

이에 대해 법원은 대한해운이 SC제일은행에 377억 원을 지급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이에 따라 대한해운은 377억 원의 비용을 떠안은 셈이다.
대한해운 차입금도 늘어났다. 대한해운 부채는 2017년 1조8987억 원, 2018년 2조1534억 원, 2019년 2조4457억 원으로 해마다 증가하는 모습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해운업에 가장 큰 골칫거리가 부채비율"이라며 "대한해운은 2020년 9월 기준으로 무려 291%를 기록할 정도로 부채 부담이 큰 편"이라고 설명했다.

순차입금 비율도 2019년 220.1%, 2020년 9월 234.2%로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결국 매출은 감소하는데 부채는 늘어나 결국 대한해운은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감소했다.

하이투자증권에 따르면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180억 원으로 2019년 1010억 원 보다 82.2% 급감했다.

이에 따라 매출액 대비 당기순이익 비율을 나타내는 순이익률도 2019년 10%에서 지난해 2.1%로 쪼그라들 것으로 예상됐다.

대한해운 매출액이 해마다 줄어들고 있다는 점도 회사로서는 걱정거리가 아닐 수 없다.

매출액은 2017년 1조5264억 원을 기록한 후 ▲2018년 1조2846억 원 ▲2019년 1조57억 원 ▲2020년 8730억 원(추정) 으로 가파른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다.

대한해운은 전체 선종(선박종류)의 절반 가까운 45%가 벌크선(bulk carrier)이다.

이에 따라 대한해운은 철광석, 천연가스, 원유 등 원재료를 포장하지 않고 그대로 선창에 싣고 수송하는 벌크선을 대거 투입하고 있다.

또한 대한해운은 벌크선의 90%를 정기계약으로 사업을 체결하는 정기선(定期船), 나머지 10%를 부정기선으로 운영하고 있다.

문제는 대한해운이 벌크선 사업을 정기선 중심으로 펼치다 보니 최근 해상운임에 따른 반사이익을 누리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부진의 늪에 머물던 컨테이너선·벌크선 운임지수는 최근 글로벌 경기가 회복세를 보이면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해운산업 경기를 보여주는 컨테이너선·벌크선 운임지수는 1년전과 비교해 3배 이상 올랐다.

이에 따라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이달 10일 기준으로 2825.75포인트를 기록해 지난해 10월(1438포인트)에 비해 거의 두 배 가량 올랐다.

벌크선 운임 기준이 되는 발틱운임지수(BDI)도 이달 8일 1317포인트를 기록해 지난해 2월(411 포인트)에 비해 무려 3배 이상 급증했다.

업계 관계자는 “벌크선을 거의 대부분 정기선으로 운영하는 대한해운은 최근 해운 운임 강세를 실적 개선으로 이어가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남지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aini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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