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림이 라면 시장 진출을 앞두고 있다. 농심과 오뚜기 등이 굳건한 국내 라면 시장에서 존재감을 드러낼 수 있을지에 대한 업계의 관심이 모인다.
20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하림은 지난해 7월 '하림 순라면' 상표를 출원 등록했다. 출원 신청 당시 특허청에 우선 심사를 신청해 등록 일정을 당겼으며 현재 제품 생산을 준비하고 있다.
하림은 전북 익산에 위치한 '하림푸드 콤플렉스' 공장에서 라면을 생산할 계획이다. 하림은 해당 공장을 위해 5200억 원을 투자했고, 지난해 말 설비를 완공했다. 현재 식품안전관리인증기준(HACCP) 등 인증 절차를 밟고 있다. 하림푸드 콤플렉스는 가정간편식(HMR)을 비롯한 간편식을 생산하는 공장이다.
현재 라면 시장은 성장세에 있다. 지난해 코로나19로 집에서 밥을 먹는 경우가 많아지고, 간편하게 끼니를 해결하려는 사람이 늘면서 라면 수요가 늘었다. 2020년 국내 라면 시장은 2조 1500억 원으로 전년 대비 3.2% 성장한 것으로 추정된다.
국내 라면 시장은 약 30년 동안 농심과 오뚜기가 업계를 선도해 왔다. 시장조사 업체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까지 농심과 오뚜기의 점유율은 각각 55.4%, 23.4%다. '불닭볶음면'의 삼양식품과 '비빔면'의 팔도가 그 뒤를 잇고 있다. 최근에는 풀무원이 채식 라면을 선보이면서 출사표를 던졌다.
여기에 육가공 전문 업체인 하림이 도전장을 내밀었다. 하림의 장점을 살려 획기적인 제품을 성공시킨다면 긍정적인 반응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도 나오지만 회의적인 시각도 없지 않다. 코로나19 이후 라면 시장에서 기존 인기 제품을 선택하는 경향이 짙어졌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해 상반기 라면 시장을 살펴보면, '신라면' '짜파게티' '안성탕면' 등 스테디셀러의 성장이 두드러졌다.
한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라면 매출 성장세 속에서 용기면보다 봉지면의 선호 현상과 함께 맛과 품질이 검증된 시장 대표 브랜드 위주의 주문이 이어졌다"면서 "라면은 사던 제품을 계속 사는 등 고객 충성도가 높은 품목으로 기존 시장 판도에 변화를 일으키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라고 말했다.
연희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iro@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