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확대보기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여파로 상대적으로 값비싼 신제품 갤럭시S20에 대한 소비 수요가 크게 줄자, 이통3사가 재고 소진 차원에서 갤럭시S10의 가격을 대폭 내렸고, 그와 동시에 가입자 유치전이 시작된 것이다. 방통위는 본격적인 대란이 시작하는 걸 막기 위해 경고 차원의 조치를 내렸지만, 사실상 지난 12일 내건 유통가 지원책과 상반되는 태도로 갈팡질팡하는 모습이다.
20일 온라인 스마트폰 커뮤니티에는 "갤S10 5G 기변이 0원이다", "S10 5G 공시지원금 기준 기기값 4만 원" 등 후기 인증 글이 계속 올라오고 있다. 이는 최근 이통3사가 갤럭시S10 5G 출고가를 20만 원 이상씩 낮추고 나서 시작됐다. 256GB 모델은 124만 8500원에서 99만 8800원으로, 512GB는 128만 1500원에서 103만 1800원으로 각각 가격이 내려갔다. 신제품 출시에 따른 재고 소진을 위해 출고가를 내렸다고 이통3사는 설명했다.
그러나 이후 제품엔 불법보조금이 대폭 붙어 판매되는 상황이 발생했다. 지난 주말께부터 온라인 커뮤니티상에서는 모 이통사로 번호이동해 휴대폰을 0원에 구입했다거나, 높은 보조금으로 오히려 돈을 받고 개통했다는 후기들이 올라왔다. 특히 코로나19 여파로 오프라인 뿐만 아니라 밴드나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도 '특가' 표시와 함께 갤럭시S10에 대한 홍보가 계속되고 있다.
20일부터 SK텔레콤은 KT, LG유플러스 등 다른 이통사와 유사한 수준으로 공시지원금을 상향했다. 기존 10만 원대 후반에 머무르던 공시지원금이 5G 프라임요금제(8만 9000원) 기준 40만 원선까지 올랐다. 99만 8800원 의 갤럭시S10 5G 256GB은 이제 이통3사 모두 40만 원 초중반 대의 공시지원금을 받고 약 40만 원가량의 보조금(판매 장려금)을 받는다면, 10만 원 안팎의 금액으로 스마트폰을 구입할 수 있게 됐다.
이 같은 상황이 벌어지자 방송통신위원회는 이통3사에 갤럭시S10 5G 불법 보조금 지급 정황을 포착했다며 '구두경고'를 내린 상황이다. 아울러 방통위는 시장 조사를 마친 후 추가 조치에 들어갈 방침이다.
다만 이를 두고 업계에서는 지난 12일 방통위가 발표한 이동통신 유통업계 지원책과 정반대의 행보를 보이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당시 방통위는 오는 5월까지 이동전화 불공정행위 신고 포상금을 기존 300만 원에서 100만 원으로 낮추겠다고 밝혔다. 불법 보조금 포착 현장을 신고할 경우 지급되는 포상금은 이통사와 판매점이 나눠 부담하는데, 이 벌금을 낮춰 유통점의 부담을 덜어주겠다는 취지다. 그러나, 이는 보조금에 대한 처벌 수위를 낮추는 것과 다름 없어 사실상 불법보조금을 묵인하겠다는 의도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
게다가 공교롭게 12일 이후 지난 주말부터 갤럭시S10 시리즈는 한 층 높아진 불법 보조금과 함께 빠르게 팔려나가고 있다. 한 휴대폰 판매점 관계자는 "코로나19 여파로 신제품 판매도 힘든 상황에서, 전작이라도 많이 팔아야 하는 상황"이라면서 "갤럭시S10 재고는 이제 얼마 남지 않았는데 손님은 없고, 그렇다고 해서 신제품 정책이 좋아 손님을 끌을 수도 없으니 더 힘들다"이라고 토로했다.
박수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sh@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