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이코노믹 이재구 기자]
“(여기저기서) 4차산업혁명을 준비한다고 하지만 사람이 없다. 정부의 기술개발비 지원정책은 고맙지만 연구개발 인력이 없다. 당장 학교에서부터 4차산업혁명에 맞춘 인력을 육성해야 한다. 초등학교 때부터 환경을 마련해 주고 이공계에 다시 관심가질 시간도 갖게 해 줘야 한다...전문인력 육성에 10년이 필요하다. 시급하다. 경쟁국에 비해 그만큼 뒤지고 있다...문제는 누구도 그 인력을 어떻게 양성 할지 집중적으로 논의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20일 서울서초구 소재 언맨드 솔루션 본사에서 만난 문희창 ‘언맨드 솔루션’(unmanned solution) 대표는 이같은 당면한 인력육성 관련 고민을 털어 놓았다.
그는 지난 2008년 회사설립 이후 10년 가까이 이 전문 중소기업을 이끌어 온 전문가다.
2013년 국내 최초로 자율주행차를 개발했고 자체 확보한 자율주행차 관련 솔루션으로 40여대의 자율주행차를 기업·대학·연구소 등에 제작·공급했다. 대학원 시절 은사인 김정하 국민대 교수와 창업한 언맨드솔루션은 국내 최고의 자율주행 기술기업으로 손꼽힌다. 특히 자율주행 제어 기술에 강하다. 상반기 중 차량컨트롤칩(VCU)까지 상용화하게 된다. 하지만 그에게는 연구인력 부족에 대한 불안감과 고민이 시장 수요에 대한 갈증보다 더 커 보였다.
“향후 어느 날 예를 들어 네이버나 카카오가 자율차 카셰어링을 하겠다고 나설 시점이 온다고 치자. 하지만 그건 착시일 수 있다. (현행 교육시스템대로라면)관련 인력이 만들어지지 않고 뽑을 사람도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뭘 하려 해도 인력이 없을 것이다. 관련 교육을 받은 사람도 없다...‘인력 돌려막기’라고 부를 만한 현상이 나타난다고 해야 하나...결국 이회사 저회사로 인재들이 돌아다니게 될 거다. 업체들이 늘고 인력은 없고 개발은 해야 하니...이미 우리보다 앞선 실리콘밸리에서 이 현상이 시작됐다. 한국이라고 다를 바 없다.”
자율주행차 전문가인 그는 이 산업과 시장의 미래에 대해 “당연히 가야 할 방향중 하나다. 일단 상용화되면 라이프 사이클이 많이 바뀔 것이다. 사람들이 거의 안 움직일 것이기 때문이다. 교통변혁이 일어날 것이고 자가용 소유가 없어지며 당연히 (예를 들면)카카오나 네이버 자율주행 택시같은 서비스가 분명히 있을 것이다. 많이 가봐야 20km 밖에 안 갈 것이기에 고속일 필요도 없다. 시속 40~60km를 30분이면 간다. 굳이 고성능차일 필요가 없고 저속전기차로도 충분하다”는 공감가는 설명을 내놓았다. 물론 자율주행 인프라가 필요하다는 전제가 깔렸다.
그는 “(언맨드 솔루션의)수요는 무궁무진하다. 지금은 유행처럼 번지고 있지만 아직 상용화되지 않은 자율주행(승용)차 시장보다 틈새시장을 찾아 우리의 강점을 살려나가고 있다”며 자사의 미래에 대해서도 낙관했다.
실제로 그가 이끄는 언맨드 솔루션의 큰 기술개발 좌표도 그쪽으로 정확하게 맞춰져 있다.
“이미 올해 7개 연구소와 대학 등에서 요청해 온 자율주행차 주문을 받아놓고 있다.하지만 우리가 가진 기술력을 응용하면 시장은 무궁무진하다. 우리는 자율주행(승용)차 외에 자율주행버스, 그리고 남들이 쉽게 눈돌리지 않는 자율주행트랙터 시장도 보고 있다. 무인 트랙터 세계 시장만도 1조원 규모다. 여기서 1%만 차지해도 100억원이다. 뒤늦게나마 쫓아 오겠다는 업체가 있어도 기술에서 자신있다. 연내 제품을 보여 드리겠다.”
자율주행 응용 솔루션에 대한 모든 것을 갖고 있다고 자부하는 연매출 35억 규모의 이 중소기업 사장에게 자율주행차 시장은 무한한 개척의 대상에 불과해 보였다. 32명 직원 가운데 28명이나 되는 연구인력이 든든하게 포진하고 있는 것도 한 이유인 듯 했다.
이재구 기자 jk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