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세계 최초 XRP 현물 ETF 출시…XRP 가격 급등에 '고래' 투자자 '들썩'

캐나다가 세계 최초로 XRP(리플) 현물 상장지수펀드(ETF)를 출시하며 암호화폐 시장에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토론토 증권거래소(TSX)는 지난 18일(캐나다 현지 시간) 퍼포스 인베스트먼트(Purpose Investments)의 XRPP와 3iQ의 XRPQ, 두 개의 XRP 현물 ETF를 승인 및 상장했다. 이는 투자자들이 XRP를 직접 보유하지 않고도 규제된 시장을 통해 XRP에 투자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가진다.


19일(현지시각) 캐나다 암호화폐 매체 비트저널에 따르면 이번 ETF 출시 소식은 XRP 시장에 즉각적인 영향을 미쳤다. XRP 레저(XRP Ledger)의 온체인 활동은 폭발적으로 증가하여 일일 활성 주소는 약 29만 5,000 개로 급증했다. 이는 이전 3개월 평균인 약 4만 개를 크게 웃도는 수치로, ETF의 합법성과 접근성이 강화되면서 투자자들의 참여가 대폭 늘어났음을 보여준다.

특히 주목할 만한 점은 '고래(Whale)' 투자자들의 활동 증가이다. 온체인 분석에 따르면, 100만 XRP 이상을 보유한 지갑의 수는 약 2,700개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각 고래 지갑은 현재 225만 달러 이상의 가치를 보유하고 있어, 대형 투자자들이 XRP를 장기적인 전략적 자산으로 인식하고 있다는 신뢰를 더한다.

새롭게 출시된 두 XRP ETF는 각기 다른 구조로 투자자들에게 XRP 투자 기회를 제공한다.

3iQ의 XRPQ ETF: 모든 자산을 콜드 스토리지에 보관하며, 규제된 수탁기관의 지원을 받아 XRP를 조달한다. 특히 XRP를 개발한 리플 랩스(Ripple Labs)가 이 이니셔티브의 초기 참여자로 알려져 신뢰도를 높였다.

퍼포스 인베스트먼트의 XRPP: 캐나다 달러 헤지, 캐나다 달러 비헤지, 그리고 미국 달러의 세 가지 유형으로 제공된다. 이 ETF는 RRSP 및 TFSA와 같은 캐나다의 인기 세제 혜택 계좌에 편입될 수 있어 개인 및 기관 투자자 모두에게 편리한 XRP 소유 방법을 제공한다. 두 ETF 모두 출시 후 첫 6개월 동안 운용 수수료가 면제되는 프로모션 혜택을 제공한다.

캐나다가 XRP 현물 ETF 시장을 선점하며 혁신을 주도하는 동안, 미국은 규제의 불확실성으로 인해 여전히 뒤처져 있다. 자산 운용사 프랭클린 템플턴을 포함한 다수의 기관이 현물 XRP ETF 승인을 신청했지만,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아직 어떤 ETF도 승인하지 않고 있다.

현재 SEC는 XRP의 증권성 여부를 놓고 리플과 법적 공방을 벌이고 있다. 양측 모두 소송 절차 중단을 요청한 상태이며, 오는 8월 15일까지 관련 정보가 업데이트될 예정이다. 이러한 법적 불확실성은 미국 시장의 혁신을 저해하고 있으며, 캐나다가 XRP ETF 시장을 장악하는 결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비트저널에 따르면 ETF 출시 소식 이후 XRP 가격은 7~8% 급등해 2.10달러에서 2.25달러 선으로 상승했다. 시장 분석가들은 이러한 모멘텀을 더 큰 상승세의 시작으로 보고 있으며, 일부는 XRP가 2025년 말까지 5~8달러까지 상승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다만, XRP Ledger의 DeFi(탈중앙화 금융) 인프라는 아직 미흡한 상태이다. 현재 총 고정 가치(TVL)는 6천만 달러를 약간 웃돌며, 탈중앙화 거래소의 일일 평균 거래량은 10만 달러에 불과하다. 하지만 이는 동시에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 ETF로 자금이 유입되면서 XRPL에서 새로운 탈중앙화 상품이 성장할 여지가 충분하다.


캐나다의 XRP 현물 ETF 승인 및 출시는 XRP 토큰에 중요한 전환점이 될 수 있다. 이번 조치는 기존 투자자들에게 XRP의 가치를 합법화하고, 기관 투자자들의 자산 축적을 촉진하며, XRP의 대중화에 한 걸음 더 다가서게 할 것이다.

만약 미국이 앞으로 몇 달 안에 이와 유사한 움직임을 보인다면 XRP의 세계 금융 영향력은 급격히 확대될 수 있다. 그때까지 모든 시선은 캐나다 북부 지역에 쏠려 있으며, 캐나다는 XRP 역사의 다음 장을 조용히 선도하고 있다.


이태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tj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