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딥시크 저비용 고성능 AI 모델 출시로 글로벌 기술주 매도세 촉발

특히 AI 칩 시장의 선두 주자인 엔비디아는 장전 거래에서 주가가 미국 동부시간 기준 오전 8시 15분 현재 12% 가까이 폭락했다고 미국 경제방송 CNBC가 26일(현지시각) 보도했다.
CNBC에 따르면 딥시크는 지난해 12월 무료 오픈소스 대규모 언어 모델(LLM)을 공개하며, 600만 달러(약 86억 700만 원) 미만의 비용으로 단 2개월 만에 개발했다고 밝혔다. 이는 서구 경쟁사들이 훨씬 많은 비용을 투자하는 것과 대조적이다. 딥시크는 지난주 추론 모델도 출시했는데, 이 모델 역시 오픈AI의 최신 모델보다 성능이 뛰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딥시크의 저비용 고효율 AI 모델 개발은 기존 AI 시장의 판도를 뒤흔들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딥시크의 등장으로 AI 모델 개발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CNBC에 따르면 레이몬드 제임스의 반도체 분석가 스리니 파주리는 "딥시크는 미국 하이퍼스케일러만큼의 컴퓨팅 역량을 갖추지 못했지만 경쟁력 있는 모델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며 "이는 미국 기업들 사이에서 더욱 긴박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분석했다.
씨티은행 분석가들 역시 "딥시크의 LLM은 컴퓨팅 비용에 대한 투자자들의 문의를 촉발했다"며 "미국 기업의 AI 모델 지배력이 도전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선도적인 AI 기업들이 고급 칩에서 벗어날 것으로 예상하지 않는다"며 엔비디아 등 고급 칩 제조사들의 경쟁 우위는 당분간 유지될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번스타인의 분석가들은 딥시크의 주장에 의문을 제기하며 "딥시크 도구가 실제로 600만 달러 이하로 제작되었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딥시크 모델은 훌륭하지만 기적은 아니다"라며 "AI 인프라 단지의 종말에 대한 공포는 과장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태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tjlee@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