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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윤의 프롭테크'썰'] 섞이면 폐기물, 나누면 자원…공사장 폐기물이 도시 에너지가 되기까지

박성윤 알스퀘어디자인 공사관리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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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윤 알스퀘어디자인 공사관리본부장
오피스나 상업공간의 인테리어 공사가 끝나면 폐기물이 산더미처럼 쌓인다. 뜯어낸 벽지, 부서진 가구, 나무 조각과 콘크리트 덩어리가 트럭에 실려 나간다. 공사비 10억 원 안팎의 현장이라면 규모는 더 커진다.
새 건물에 들어가는 인테리어라면 폐기물이 10~20t 나오고, 기존 인테리어를 철거하는 작업까지 더해지면 50t에 육박한다. 그런데 그 폐기물, 어디로 갔는지 아는 사람이 있을까. 거의 없다.

공사 업체는 그냥 처리 업체에 전화를 건다. "가져가 주세요." 그러면 트럭이 와서 다 실어 간다. 종이 한 장, 사진 한 장 받으면 그걸로 끝이다. 그 폐기물이 어느 처리장으로 갔는지, 진짜로 재활용이 됐는지, 아니면 그냥 땅에 묻혔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이건 단순히 '관리가 허술하다'의 문제가 아니다. 구조 자체가 그렇게 돼 있다. 소규모 인테리어 공사에서 나오는 폐기물은 5t 미만이면 '건설폐기물'이 아니라 '생활폐기물'로 분류돼 관리가 훨씬 느슨한 쪽으로 들어간다.

반면 오피스·상업공간 위주로 규모 있는 현장을 다루다 보면 폐기물량이 이 기준을 훌쩍 넘기는 때가 많다. 그런데도 시장 전체로 보면 신축 현장에서 나오는 폐기물과 기존 인테리어를 철거하며 나오는 폐기물이 서로 다른 업체, 다른 절차로 흩어져 처리되다 보니, 얼마나 많은 폐기물이 어디로 흘러가는지 아무도 제대로 세지 않았다.
게다가 2026년부터 수도권에서는 생활폐기물을 그냥 땅에 묻는 걸 금지한다. 정식으로 처리할 수 있는 곳은 줄고, 처리 비용은 오른다. 비용이 오르면 제대로 처리하려는 곳도 늘겠지만, 반대로 값싸게 받아 처리하겠다며 공장 뒤편이나 야산에 몰래 쌓아두고 사라지는 업체도 생긴다.

법은 이런 상황에 대비하고 있다. 폐기물관리법은 불법으로 처리한 업체만 처벌하지 않는다. 폐기물을 배출한 사람, 운반한 사람, 처리한 사람까지 모두에게 책임을 물을 수 있다. '업체에 맡겼으니 몰랐다'는 변명은 통하지 않는다.

섞이면 폐기물, 나누면 자원

재활용률을 결정하는 건 대단한 기술이 아니다. 결국은 '분리'다. 나무만 따로 모으면 우드칩이나 연료로 쓸 수 있다. 또 합성수지만 모으면 시멘트 공장 연료로 쓸 수 있고, 콘크리트만 모으면 골재로 쓸 수 있다.
반대로 이것저것 한 트럭에 뒤섞이는 순간 골라내는 비용이 확 뛴다. 상당수는 태우거나 묻는 수밖에 없다. 결국 관건은 하나다. 현장에서부터 섞이지 않게 관리하고, 그 흐름을 끝까지 눈으로 좇을 수 있느냐다.

우리는 이 문제를 기술이 아니라 체계로 풀었다. 2025년부터 신축 건물에 들어가는 오피스·상업공간 인테리어 공사에서 나오는 폐기물의 수거와 처리를, 디지털 폐기물 관리 플랫폼 '지구하다'를 운영하는 천일에너지 한 곳에 맡기기로 했다.
기존 인테리어를 철거하며 나오는 폐기물은 현재 철거업체가 별도로 처리하고 있으며, 앞으로 이 영역까지 관리 범위를 넓혀갈 계획이다.
천일에너지는 발전소에서 출발해 중간처리시설과 집하장, 수거·운반까지 모두 갖췄다. 폐기물이 나오는 순간부터 자원으로 다시 태어나는 순간까지, 한 회사가 끝까지 책임진다는 의미다.

현장을 데이터로 연결하다


협업의 핵심은 단순하다. 현장 접수부터 차량 배차, 운반, 계근(計斤), 처리시설 반입, 자원화 결과까지 전 과정을 컴퓨터에 기록한다.
예전에는 처리확인서 한 장, 사진 한 컷이면 끝이었던 일이 이제는 어느 현장에서 얼마나 처리했고, 재활용률은 몇 %인지, 탄소는 얼마나 줄였는지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데이터로 남는다. 폐기물이 그냥 사라지는 게 아니라 끝까지 추적할 수 있는 기록이 되는 것이다.

숫자로도 확인된다. 2025년 상반기에 약 620t을 전량 자원화하면서 처리 비용을 평균 5%가량 줄였다. 2026년 상반기에는 509개 현장에서 567.9t을 처리해 재활용률 100%, 탄소 550여t을 줄였다.
성목 8만2600그루가 1년 동안 빨아들이는 탄소량과 맞먹는다. 흔히 환경을 챙기면 비용이 더 든다고 생각하지만, 제대로 나누고 대량으로 자원화할 수 있는 체계만 갖추면 환경도 지키고 비용도 아낄 수 있다는 걸 이 숫자들이 보여준다.

폐기물 처리 산업은 건설업에 남은 마지막 아날로그 영역이라고 불린다. 하지만 폐기물이 나오는 순간부터 처리되는 순간까지 데이터로 남기면, 폐기물은 법적 리스크의 원천에서 관리할 수 있는 자원으로 바뀐다.
이제 현장에서는 트럭 한 대가 떠날 때마다 그 폐기물이 어디로 가서 무엇이 되는지 확인할 수 있다. 섞이면 그냥 폐기물이었던 것이 나누고 추적하는 순간 도시를 움직이는 에너지와 자원으로 돌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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