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A·HDP 거쳐 자체 E2E AI까지…핵심 기술 기반 축적
테슬라 앞선 건 양산·데이터 선순환…700만대 활용이 승부처
테슬라 앞선 건 양산·데이터 선순환…700만대 활용이 승부처
이미지 확대보기현대자동차그룹의 자율주행 기술이 테슬라에 크게 뒤처졌다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실제 테슬라가 양산 적용과 실도로 데이터 축적에서 앞선 것은 분명하지만 현대차그룹도 고속도로 주행 보조(HDA)와 레벨3 고속도로 자율주행(HDP)을 거쳐 자체 인공지능(AI) 기반 주행기술까지 개발해왔다. 현재 격차의 핵심은 기술의 유무보다 이를 양산차에 적용해 데이터를 축적하고 다시 성능 개선으로 연결하는 경험에 있다는 분석이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기아는 이미 양산차에 HDA를 적용하고 있다. HDA는 앞차와의 거리와 설정속도를 유지하고 차로 중앙 주행을 지원한다. HDA2는 방향지시등 조작에 따라 주변 차량을 판단해 차로변경까지 돕는다.
현대차그룹은 레벨3 기술도 개발했다. 2022년 소프트웨어중심차(SDV) 로드맵을 공개하며 제네시스 G90에 HDP를 적용한다는 계획을 내놨다. 실제 양산으로 이어지지는 않았지만 레벨2를 넘어 조건부 자율주행까지 개발 범위를 넓혔다.
글로벌 업체 사례도 기능의 많고 적음만으로 기술 수준을 판단하기 어렵다는 점을 보여준다. 제너럴모터스(GM)의 슈퍼크루즈는 핸즈프리 주행과 자동 차선변경을 지원하지만 운전자 감독이 필요한 시스템이다. 테슬라의 FSD(Full Self-Driving)도 차로변경과 고속도로 진출입, 교차로 회전 등을 수행하지만 공식적으로는 레벨2다.
현대차와 테슬라의 격차가 선명한 지점은 양산 경험과 데이터 축적이다. 테슬라는 고객 차량에서 확보한 실도로 데이터를 FSD 학습과 업데이트에 투입하는 선순환 구조를 먼저 구축했다.
현대차그룹은 최근 자체 엔드투엔드(E2E) 자율주행 AI '아트리아 AI'와 '데이터 플라이휠' 전략을 공개하며 이 고리를 만들고 있다. 약 40대의 전용 차량으로 공사구간과 악천후, 돌발 차로변경 등 다양한 상황을 수집해 AI 학습과 검증에 활용한다.
양산 적용은 테슬라보다 늦다. 엔비디아 기반 레벨2+는 2028년 상반기, 레벨2++는 같은 해 하반기부터 양산한다. 자체 아트리아 AI 기반 레벨2++는 2029년 하반기가 목표다. 42dot은 비전언어행동(VLA) 모델도 병행 개발하고 있다.
추격의 핵심 카드는 현대차·기아의 양산 규모다. 연간 700만대 이상을 약 190개 국가·지역에서 판매하는 차량을 데이터 수집과 학습에 연결하면 확보 속도를 크게 높일 수 있다. 2029년부터는 새만금에 100메가와트(MW)급 AI 데이터센터를 가동해 5만개 이상의 그래픽처리장치(GPU)를 활용한 학습 인프라도 구축한다.
물론 판매량이 많다고 기술 격차가 저절로 좁혀지는 것은 아니다. 센서와 컴퓨팅 플랫폼을 표준화하고 데이터를 선별·학습한 뒤 개선된 AI를 다시 양산차에 빠르게 배포하는 체계를 완성해야 한다.
결국 현대차의 현재 약점은 '기술 부재'보다 테슬라가 먼저 구축한 양산·데이터 선순환 경험에 가깝다. HDA와 HDP에서 축적한 기술에 자체 AI와 연간 700만대의 양산 기반을 연결할 수 있다면 추격 속도를 높일 여지도 있다. 현대차 자율주행의 승부는 기술을 갖고 있느냐보다 이를 얼마나 빠르게 수백만대의 차량과 데이터로 연결하느냐에 달렸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가 기술이 없는 단계라기보다 양산차를 통한 데이터 축적과 반복 학습에서 테슬라가 앞서 있는 상황"이라며 "향후 대규모 양산 기반을 얼마나 빠르게 데이터 경쟁력으로 연결하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김태우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ghost427@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