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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추격에는 이유가 있다…600개 공정 베껴 간 中 CXMT 세계 4위로

지난해 D램 점유율 7.7%…DDR4·DDR5로 中 시장 침투 확대
유출 노하우 후속 세대에도 축적…첨단 공정은 EUV 제재가 장벽
중국 D램 업체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 로고와 컴퓨터 메인보드.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중국 D램 업체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 로고와 컴퓨터 메인보드. 사진=로이터
중국 최대 D램 업체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가 설립 10년 만에 세계 시장 4위로 올라서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맹추격하고 있다. 특히 CXMT는 범용 D램에서 생산을 확대하고 있으며, 차세대 메모리 개발에도 속도를 내면서 글로벌 업체들을 긴장시키는 모습이다.
10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CXMT의 지난해 세계 D램 시장 점유율은 7.7%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미국 마이크론에 이어 4위를 기록했다. 올해 1분기 매출은 508억 위안으로 전년 동기 대비 719% 급증했다. 지난달 상하이 증시 기업공개(IPO)를 통해 86억 달러를 조달했으며 상하이·허페이 신규 공장과 베이징 제2공장도 추진하고 있다. 신규 생산시설이 가동되면 월 생산능력은 60만 장 이상으로 두 배가량 늘어날 전망이다.

그러나 CXMT의 성장 과정은 우리와 떼려야 뗄 수 없는 인연을 가지고 있다. 검찰에 따르면 삼성전자 출신 연구원은 CXMT 이직 과정에서 10나노급 D램 공정 순서와 조건 등이 담긴 공정레시피(PRP) 등 약 600개 공정 정보를 유출했다. 검찰은 CXMT 개발진이 유출된 공정 정보를 중국 생산설비에 맞게 수정·검증했고, 이를 거쳐 2023년 중국 최초로 10나노급 D램 양산에 성공한 것으로 파악했다.

손인준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D램은 한 웨이퍼에 투입되는 전공정 단계가 600~700개에 이를 정도로 매우 정교하고 복잡한 제조 과정을 거친다"면서 "공정 정보 유출이 상당한 도움이 됐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오랜 시간 쌓인 공급업체들의 데이터와 노하우는 천문학적인 가치를 지닌다"고 부연했다.
공정 정보의 가치는 해당 세대에 그치지 않는다는 게 현장의 설명이다. D램 공정개발 관계자는 "세대가 바뀌면서 새로 개발하는 부분도 있지만 많은 부분이 기존 레시피 위에 쌓인다"면서 "완성된 레시피를 확보하면 다음 세대 개발에서도 시간과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CXMT는 DDR4·DDR5 등 범용 D램을 중심으로 중국 스마트폰과 PC, 일부 서버 시장에서 공급을 확대하고 있다. D램 공급 부족으로 레거시 제품의 부가가치가 높아진 상황에서 생산 확대가 CXMT의 연구개발(R&D) 여력을 키울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손 연구원은 "기술격차 축소가 가장 위협적인 요소"라면서 "D램 공급 부족 상황에서 레거시 칩도 상당한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있어 CXMT가 확보하는 R&D 역량이 3D D램 등 차세대 아키텍처 개발 시기를 앞당길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최첨단 공정에서는 국내 업체와 격차가 여전하다는 평가다. CXMT는 HBM3 등 고성능 메모리 시장 진입도 추진하고 있지만 첨단 노광장비 접근 제한이 걸림돌이다. 미국 주도의 대중 반도체 장비 수출 통제로 ASML의 극자외선(EUV) 노광장비는 중국에 공급이 제한돼 있다. EUV를 사용하지 않고 심자외선(DUV) 기반 다중 패터닝을 확대할 경우 공정 단계가 늘면서 원가와 수율 관리 부담도 커진다.
손 연구원은 "CXMT가 HBM3 양산에는 결국 진입할 것으로 보지만 현재 공정 수준을 감안하면 HBM3E 이후 세대 진입에는 의문부호가 붙는다"면서 "차세대 HBM 등 고성능 서버용 메모리에서는 국내 업체와 기술 격차가 이어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다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dh2@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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