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스볼트 이어 모로도 파산 절차…양산 수율·가격 경쟁력 한계
전기차는 공급처 다변화·프리미엄…ESS는 안보·공급망 수요 부각
전기차는 공급처 다변화·프리미엄…ESS는 안보·공급망 수요 부각
이미지 확대보기17일 업계에 따르면 노르웨이 배터리 기업 모로우배터리는 수율안정화와 신규투자처 확보에 실패하면서 지난 6일(현지시각) 파산 신청을 결정했다.
앞서 유럽 대표 배터리 기업으로 꼽혔던 스웨덴 노스볼트도 양산 수율 확보와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으며 지난해 3월 파산 신청한 뒤 같은 해 6월 말 스웨덴 내 셀 생산을 종료했다.
유럽 내 배터리 투자 위축 우려도 커지고 있다. 유럽 교통·환경 비영리단체 T&E는 지난 12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유럽연합(EU)이 자동차 탄소배출 규제를 완화할 경우 2030년 유럽의 잠재 배터리 생산능력이 3분의 2 이상 감소할 수 있으며 노스볼트 규모의 배터리 공장 34곳이 가동 중단 위기에 놓일 수 있다고 전망했다.
권용주 국민대 자동차·운송디자인학과 겸임교수는 “유럽 배터리 기업들의 어려움은 배터리 제조 경험과 가격 경쟁력 부족에서 비롯된 구조적 한계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유럽 토종 셀 업체들의 생산 공백이 가시화되면서 국내 배터리 3사의 제조 역량도 주목받고 있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유럽 입장에서는 의존할 수 있는 현지 셀 업체가 줄어드는 만큼 검증된 양산 경험을 갖춘 국내 배터리 3사의 역할이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LG에너지솔루션은 폴란드, 삼성SDI와 SK온은 헝가리에 각각 생산 거점을 가동 중이며 현지 생산 라인은 유럽 정부의 역내 생산 보조금 요건 충족과 전기자동차(EV) 시장 수요 대응 측면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다.
다만 중국 업체들의 유럽 현지 생산망 확대는 변수다. CATL은 독일 생산 기지에서 셀을 생산하고 있으며, 헝가리 데브레첸 공장에서는 최근 배터리 모듈 조립을 시작했다.
권 교수는 “중국 업체들이 유럽 내 공급망을 완전히 갖추기 전까지는 한국 업체들이 유리할 수 있다. 다만 이후에는 원자재 조달 경쟁력에서 중국 업체들이 다시 우위를 차지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업체들의 EV용 배터리 기회는 공급처 다변화와 프리미엄 차급에서 나올 가능성이 크다. 유럽 완성차 업체들이 배터리 공급을 특정 기업 한 곳에 몰아주기보다 차급과 세그먼트별로 나누는 흐름을 보이면서, 공급 안정성과 차종별 원가 전략 측면에서 한국 업체가 선택될 여지가 있다는 분석이다.
프리미엄 완성차 시장에서는 품질 신뢰와 브랜드 이미지도 변수로 꼽힌다. 권 교수는 “프리미엄 브랜드에서는 한국 배터리의 선택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을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에너지저장장치(ESS)용 배터리는 국내 업체에 유리한 분야로 꼽힌다. 전력망 안정화와 재생에너지 확대에 더해 정보안보와 공급망 안정성 문제가 맞물리면서 비중국산 배터리 조달 필요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EV용 배터리는 가격 경쟁에서 밀리는 측면이 있지만 ESS 분야에서는 공급망 안정성 측면에서 국내 배터리를 선택할 수밖에 없는 수요가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이지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yunda92@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