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격적인 대미(對美) 투자를 이어온 국내 배터리 업체가 한자리에 모였다. 5일 치러진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선해 조 바이든 정부의 정책 기조가 바뀔 것에 대비하기 위해 머리를 맞댄 것이다. 이들은 투자를 통해 미국에 기여한 부분을 알리는 데 집중하겠다는 계획이다.
전동욱 LG에너지솔루션 해외대외협력·환경사회지배구조(ESG) 담당 상무는 8일 오전 서울 중구 소공동에서 열린 '대미 투자 기업 간담회'에서 기자와 만나 트럼트 전 대통령 재선과 관련 국내 배터리 업계 대응 방안에 대해 "정부랑 기업이 같이 가는 것이 중요하다. 이날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며 대미 투자 기업들이 미국에 투자해 기여한 부분이 많은 만큼 이를 미국에 잘 알리겠다"고 말했다. 김익현 삼성SDI 부사장도 기자에게 "오늘 현황을 공유했고 앞으로 잘해보자고 의견을 모았다"고 설명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주관한 이 행사에는 전동욱 상무, 김익현 부사장을 비롯해 권혁우 삼성전자 상무, 윤대식 LG전자 전무, 고창국 SK온 사장, 조현철 효성중공업 HICO 아메리카 법인장, 정성현 한화솔루션 전략부문 GES전략담당 등 반도체·전자, 자동차, 배터리, 재생에너지, 소재화학 등 분야 주요 대미 투자기업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행사에서 이들은 민관이 합심해 우리 진출 기업의 이익 보호를 위해 긴밀한 대응해 나가자는 데 의견을 모았다. 아울러 우리 진출기업이 미국의 고용 창출과 첨단산업 공급망 강화에 기여하고 있고 상당수가 공화당 지역구에 집중되어 있다는 점을 미국 측에 보다 적극적으로 설명할 필요성에도 공감했다.
정인교 산업부 통상교섭본부장은 "미국 의회도 공화당이 장악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강조해 온 정책 기조들이 현실화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며 "아직 미 트럼프 행정부의 구체적 정책을 예단하기는 어렵지만, 우리 주요 대미 투자 기업들에게도 앞으로 상당한 영향이 예상되는 만큼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 자리에 오신 주요 투자 기업을 포함하여 우리 기업들도 대응 전략 마련에 고심하고 계신 것으로 알고 있다. 미 대선 결과가 확정된 만큼 정부와 업계가 합심하여 우리 대미 투자 기업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고 이익을 보호할 수 있도록 원팀으로 경영해 나가겠다"고 했다.
김정희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h132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