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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청구서, 막대한 수익 본 기업이 내라"… 국민 95% 'AI기술 전면 확산' 수긍

수혜 기업에 세금·기여금 걷어 고용 전환 돕자 83% 동의… '일자리 소멸' 불안감 반영
숙의 거치며 현금성 '기본소득'보다 의료·주거 등 '기본서비스' 인프라 확충으로 무게추 이동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이 2026년 6월 14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대통령 직속 기본사회위원회 출범식 및 제1차 전체회의에 참석하여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행정안저부이미지 확대보기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이 2026년 6월 14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대통령 직속 기본사회위원회 출범식 및 제1차 전체회의에 참석하여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행정안저부

인공지능(AI) 시대의 도래가 일자리 감소와 소득 양극화라는 어두운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는 가운데, 이를 대비하기 위한 '미래대응기금' 조성에 국민 압도적 다수가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AI 혁신으로 막대한 부를 창출하는 기업들에게 세금이나 사회적 기여 형태로 재원을 분담시켜야 한다는 이른바 'AI 청구서'에 대한 공감대가 확산하고 있다.

대통령 직속 기본사회위원회는 1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AI 전환에 따른 기본사회 공론화' 국민숙의단 토론회 결과를 공식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달 양일간 서울대 시흥캠퍼스에서 전국 인구 비례로 선발된 223명의 숙의단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단순 여론조사를 넘어, 심층 토론 전후의 인식 변화를 추적했다는 점에서 향후 AI 복지 정책의 주요 가늠자가 될 전망이다.

숙의단은 AI 기술의 전면적 확산(95%)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면서도 부작용을 깊이 우려했다. 토론을 거치며 '청년 취업 기회가 줄어들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은 86%에서 95%로 급증했고, 'AI 활용 능력에 따른 격차 심화' 우려 역시 70%에서 88%로 높아졌다.

이러한 불안감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 강화 요구로 직결됐다. AI발 고용 불안을 '개인이 아닌 사회와 기업이 공동 책임져야 한다'는 데 78%가 뜻을 모았다. 구체적 대안으로 AI로 큰 수익을 내는 기업의 이익 일부를 환수해 고용 전환에 쓰자는 의견(83%)과 기업 자체적인 재교육 의무를 강화하자는 의견(93%)이 압도적 지지를 받았다. 시장에서 밀려난 이들에게 공공 부문이 일자리와 적정 임금을 책임져야 한다는 응답도 83%에 달했다.

이번 공론화 과정에서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기본사회'를 바라보는 대중의 시각 변화다. AI 관련 재원의 우선 사용처를 묻는 질문에 당초 '직업 재교육 및 고용 전환 지원'(38%)이 1위였으나, 숙의를 거친 뒤에는 '교육·의료·돌봄 등 기본서비스 확충'이 46%(21%P 상승)를 기록하며 1위로 올라섰다. 현금성 지원이나 단순 직업 훈련보다는 사회적 필수 인프라 구축이 시급하다는 판단이다.

기본사회의 최우선 과제 역시 현금성 기본소득(42%)보다 기본서비스 보장(60%)이 꼽혔다. 국민 생명과 직결된 의료(86%), 주거(52%), 돌봄(50%) 순으로 시급성이 높았다. 다만 돌봄(94%), 재교육(92%), 구직(84%) 기간 등 사각지대에 대한 맞춤형 소득 보장에는 90% 안팎의 압도적 찬성을 보였다.

천문학적 재원 마련에 대해서는 공기업 수익(98%), 비과세 정비(97%), 초과세수 및 개발이익 적립(96%) 등이 대안으로 제시됐다. 특히 마련된 자산을 당장 배분하기보다 미래 세대를 위해 재투자해야 한다는 의견이 67%로 토론 전보다 크게 늘었다. 반면 국민 10명 중 9명(90%)은 세금 부담 가중을 우려했고, 80%는 공공기금의 정치적 오용 및 투자 손실을 경계했다.

강남훈 기본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은 "AI의 위협을 개인에게 떠넘기지 말고 사회가 분담하자는 것이 국민숙의단의 분명한 경고이자 주문"이라며 "당장의 분배를 넘어 미래 세대를 위해 공동 자산을 키우자는 성숙한 결정을 향후 정책 구체화의 제1원칙으로 삼겠다"고 말했다.

기본사회위는 이번 결과를 바탕으로 정책의제기획단의 검토를 거쳐 오는 11월 구체화된 정책 제안서를 확정할 방침이다.


최정호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unghochoi5591@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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