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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타 리뷰] 리밋 제로 브레이커스, JRPG '로망' 더 살려주길

'파이널 판타지' 연상시키는 '잠공정'이 주무대
태그 배틀형 액션 RPG, '위버랜스'로 차별화
'리밋 제로 브레이커스' 비공개 베타 테스트(CBT) 버전 중 스토리 초반 잠공정 '위버웨일'이 나타나는 컷씬. 사진=리밋 제로 브레이커스 CBT 버전 화면 캡처이미지 확대보기
'리밋 제로 브레이커스' 비공개 베타 테스트(CBT) 버전 중 스토리 초반 잠공정 '위버웨일'이 나타나는 컷씬. 사진=리밋 제로 브레이커스 CBT 버전 화면 캡처

'브레이커스'라는 게임을 처음 접한 것은 2023년 9월, 일본 도쿄 게임쇼 시연 부스에서였다. 귀여운 면모가 강조된 캐릭터들과 깔끔한 전투 디자인, 바다와 같은 하늘을 나는 비행선 '잠공정' 등이 강한 인상을 남겼다.

3년의 세월이 흐른 뒤, 당시의 그 게임이 '리밋 제로 브레이커스' 이름으로 일반 이용자 대상으로 베타 테스트를 연다는 소식을 접했다. 기대감을 갖고 테스트에 참여했지만, 결론부터 말하자면 기대감 만큼 아쉬움이 남은 게임이었다.

리밋 제로 브레이커스의 전투 장면. 사진=리밋 제로 브레이커스 CBT 버전 화면 캡처이미지 확대보기
리밋 제로 브레이커스의 전투 장면. 사진=리밋 제로 브레이커스 CBT 버전 화면 캡처

베타 버전의 서사는 전반적으로 '왕도적'이다. 검과 마법이 중심이 되는 중세 판타지 세계관이 배경이며, 기억상실과 독특한 능력을 겸비한 훈남 '카이토'와 새침한 성격의 여주인공 '시온', 엉뚱한 면모가 강조된 귀여운 캐릭터 '리즈' 등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캐릭터들이 등장한다. 세계 멸망의 위기가 닥칠 미래를 보여준 후 현재로 돌아오는 도입부 전개 또한 익숙하게 볼 수 있는 연출이다.
잠공정 위버웨일에서 '위버랜스'를 발사하는 컷씬. 사진=리밋 제로 브레이커스 CBT 버전 화면 캡처이미지 확대보기
잠공정 위버웨일에서 '위버랜스'를 발사하는 컷씬. 사진=리밋 제로 브레이커스 CBT 버전 화면 캡처

개발진이 차별점으로 내세운 것은 잠공정 '위버웨일'로 보인다. 잠공정이란 이름은 '잠수함'과 '비공정'을 합친 이름으로 바다와 하늘이 연결됐다는 브레이커스의 고유한 세계관을 반영한 명칭이다. 도입부가 끝나자마자 '카이토'의 눈으로 거대한 잠공정을 보게 하며 짧은 시간 만에 잠공정을 무대로 한 다양한 이야기들이 펼쳐진다.

전투에서도 위버웨일이 핵심 차별점이 된다. 3인 단위로 파티를 구성해 필요에 따라 교체하며 싸우는 태그 배틀 방식, 서로 다른 원소의 상성관계와 원소 간 반응 효과 등 액션 RPG 이용자들에게 익숙한 시스템을 다수 채용했다. 여기에 위버웨일이 발사하는 미사일형 장창 '위버랜스'를 일종의 초필살기로 쓸 수 있다. 신세기 에반게리온의 '롱기누스의 창'을 떠올리게 하는 연출로 인상을 남긴다.

리밋 제로 브레이커스의 캐릭터 '리즈'가 잠공정 위버웨일 앞에 서있는 모습. 사진=리밋 제로 브레이커스 CBT 버전 화면 캡처이미지 확대보기
리밋 제로 브레이커스의 캐릭터 '리즈'가 잠공정 위버웨일 앞에 서있는 모습. 사진=리밋 제로 브레이커스 CBT 버전 화면 캡처

잠공정과 같은 비행선의 개념은 '파이널 판타지'와 같은 일본식 RPG(JRPG)에선 으레 서사의 '하이라이트'로 기능한다. 모험 중에 듣는 소문이나 목격담 등의 형태로 기대감을 끌어올린 후 여러 역경과 고난 끝에 마침내 비행선을 타고 하늘로 날아오르는 순간 게이머에게 카타르시스를 안겨주는 것이 일반적인 활용법이다.
반면 리밋 제로 브레이커스 베타 버전에선 잠공정 탑승, 위버랜스 발사 모두 약 1시간 만에, 별다른 역경이나 과정 없이 바로 활용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모바일 기기로 게임을 즐길 이용자들에게 빠르게 시스템을 알려 편의성을 강화하려는 개발진의 의도는 이해되나 한편으로는 강력한 서사 무기를 쉽게 소모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리밋 제로 브레이커스의 대화 컷씬. 사진=리밋 제로 브레이커스 CBT 버전 화면 캡처이미지 확대보기
리밋 제로 브레이커스의 대화 컷씬. 사진=리밋 제로 브레이커스 CBT 버전 화면 캡처

게임을 전반적으로 살펴보면 리밋 제로 브레이커스는 왕도적인 JRPG적 서사와 3D 액션 RPG의 전투, 서브컬처 게임 특유의 확률 뽑기 기반 캐릭터 수집 비즈니스 모델(BM)을 결합한 게임이다. 올해 국내 게임사가 출시한 '드래곤 소드'나 '일곱 개의 대죄: 오리진', '몬길: 스타 다이브' 등 한국 게임계에서 익숙해진 유형이다.

콘텐츠 경험적 관점에선 앞서 언급한 요소들 중 고전적인 JRPG에 훨씬 가깝다. 정해진 주인공이 없이 군상극에 가까운 캐릭터 별 비중, 남녀 캐릭터 간 커플링이 확정된 채 전개되는 서사가 핵심이 돼 트렌디한 서브컬처 RPG와는 거리가 있다. 명확한 주인공을 정해둔 가운데 다채로운 여성 캐릭터들의 매력과 관계성을 강조하는 방식을 택해 서브컬처 팬들의 이목을 끈 '몬길'과는 전혀 다른 접근 방식이다.

서브컬처 RPG 시장을 두고 '포화 상태', '레드 오션'이라는 말이 자주 언급된다. 게이머가 한 눈에 봐도 '와우'하고 탄성을 지를 만한 포인트가 없는 게임은 살아남기 힘든 시대다. 리밋 제로 브레이커스에게 필요한 것은 보다 치밀한 서사적 빌드업을 더해 비행선을 타고 날아오르는 카타르시스를 세련되게 구현해야 하는 필요성이 있다. 베타 테스트를 거쳐 'JRPG의 로망'을 더욱 강하게 보여주는 게임으로 거듭나길 바란다.


이원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wony92k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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