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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티·BCA, 룰라 재선에 브라질 투자 축소…재정 악화 우려 확산

주식·채권·헤알화 투자의견 하향…증시 13.9% 폭락 이후 추가 손실 경계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 사진=로이터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의 재선 이후 글로벌 금융기관들이 브라질 주식과 채권, 통화에 대한 투자 비중을 잇따라 축소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새 정부의 재정 지출 확대와 국가부채 증가, 구조개혁 지연 가능성을 우려하며 브라질 자산의 투자 매력이 약화됐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씨티그룹과 글로벌 투자전략 분석업체 BCA리서치가 룰라 대통령의 대선 승리 이후 브라질 자산에 대한 투자 의견을 하향 조정했다고 로이터통신이 27일(이하 현지시각) 보도했다.

이번 조치는 브라질 금융시장이 대선 결과를 반영해 급락한 직후 나왔다. 투자자들이 재정 건전성과 경제개혁 전망을 다시 평가하면서 브라질 자산의 추가 가격 조정 가능성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씨티, 브라질 주식 비중확대 철회…헤알화 매수 포지션도 청산


씨티그룹은 전날 룰라 대통령의 재선이 확정된 이후 브라질 자산에 대한 낙관적인 투자 전략을 철회했다.

우선 브라질 주식에 대한 기존 '비중확대' 의견을 종료하고 헤알화 가치 상승을 예상해 구축했던 매수 포지션도 청산했다.

씨티는 투자자들에게 보낸 보고서에서 "가격이 적정 수준보다 더 하락할 수 있지만 시장의 기존 매수 포지션이 많았다는 점에서 과도한 하락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면서 "선거 결과를 고려해 브라질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 포지션을 종료한다"고 밝혔다.
이는 금융시장이 대선 이전에 예상했던 정치적 변화가 실현되지 않으면서 기존 투자 전략을 유지하기 어려워졌다는 판단으로 풀이된다.

투자자들은 이번 선거에서 우파 후보가 승리할 경우 재정 지출 축소와 규제 완화 등 친시장적 정책이 추진될 것으로 기대해왔다.

그러나 룰라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하면서 그동안 주식과 헤알화에 유입됐던 자금이 빠르게 이탈했다.

이날 브라질 금융시장에서 헤알화 가치는 미국 달러 대비 장중 11% 넘게 급락했다.
브라질 대표 주가지수인 보베스파 지수도 13.9% 하락해 2020년 3월 이후 가장 큰 하루 낙폭을 기록했다.

씨티는 선거 결과에 따른 투자자들의 급격한 포지션 조정이 시장 가격의 추가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BCA, 주식·채권 동시 비중축소…국가부채 증가 위험 지적


BCA리서치도 브라질 금융자산에 대한 투자 의견을 전반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BCA리서치는 신흥시장 전체와 비교한 브라질 주식의 투자의견을 기존 '중립'에서 '비중축소'로 낮췄다.

브라질 현지 통화 표시 채권과 국채 신용위험에 대한 투자 의견도 '비중확대'에서 '비중축소'로 두 단계 하향 조정했다.

BCA리서치는 “룰라 대통령의 재선으로 브라질 재정 상태와 잠재성장률을 구조적으로 개선할 정통 경제정책을 추진하는 정부가 출범할 가능성이 사라졌다”고 분석했다.

특히 향후 재정 지출 확대가 국가부채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주요 위험 요인으로 꼽았다.

헤알화 약세에 따른 인플레이션 압력과 성장 전망 악화도 브라질 자산의 투자 매력을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지목했다.

통화 가치가 하락하면 수입물가가 상승해 인플레이션을 자극할 수 있고 이는 금리와 기업의 자금조달 비용에도 부담을 줄 수 있다.

BCA리서치는 이같은 상황이 브라질의 채무불이행 위험을 높이고 경제성장을 제약할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브라질의 재정정책 방향이 향후 주식시장뿐 아니라 국채와 외환시장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보수 성향 의회가 재정 확대 제약할 가능성도


시장에서는 룰라 대통령이 새 임기에 어떤 재정정책을 추진할지가 브라질 자산의 향방을 결정할 핵심 변수로 꼽히고 있다.

씨티그룹과 BCA리서치는 브라질 정부가 재정 건전성을 확보하고 경제성장을 촉진하는 구조개혁을 추진할 수 있을지에 대해 신중한 시각을 보였다.

다만 브라질 의회의 정치적 구성이 정부의 재정 지출 확대를 제약할 수 있다는 점도 변수다.

상대적으로 보수적인 성향의 의회가 정부의 정책 추진을 견제하면 급격한 재정 악화를 막는 역할을 할 가능성이 있다.

그럼에도 글로벌 금융기관들은 이번 대선 결과가 브라질 경제정책의 불확실성을 높였다고 판단하고 있다.

특히 룰라 대통령의 재선 이전에 정권 교체를 기대하며 브라질 주식과 채권, 헤알화에 투자했던 자금이 얼마나 추가로 이탈할지가 시장의 주요 관심사다.

로이터는 글로벌 투자기관들이 브라질 자산의 수익성과 위험을 다시 평가하는 가운데 재정 규율 약화와 국가부채 증가, 구조개혁 지연 가능성이 금융시장에 부담을 줄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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