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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량으로 승부 건 네슬레, 성장률 4%…2년 만에 판매량이 성장 이끌었다

- 3분기 유기 매출 성장률 4.0% 달성하며 시장 예상치 상회
- 러시아 법인 연결 제외 영향으로 2026년 순부채 약 1조 4474억 원 증가 전망
- 바클레이스 분석 "2027년 원자재 인플레이션 속 이익률 방어가 향후 핵심 과제"
필립 나브라틸 네슬레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9월 9일(현지시각), 브라질 카사파바의 네슬레 공장에서 로이터 통신과 인터뷰하고 있다.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필립 나브라틸 네슬레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9월 9일(현지시각), 브라질 카사파바의 네슬레 공장에서 로이터 통신과 인터뷰하고 있다.사진=로이터
스위스의 글로벌 식품 기업 네슬레가 가격 인상이 아닌 제품 판매량 확대를 바탕으로 시장 전망을 넘어서는 실적 반등을 이뤄냈다.
로이터통신은 10월 22일(현지시각) 네슬레의 3분기 유기 매출 성장률이 4.0%를 기록해 시장 예상치(3.4%)를 웃돌았다고 보도했다.

원자재 가격 상승 압박 속 네슬레가 선택한 물량 중심 회복 전략은 해외 시장에 진출한 한국 식품 기업들의 가격 정책에도 직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2024년 이후 처음으로 가격보다 판매량이 성장 주도


이번 실적은 필립 나브라틸 최고경영자가 추진해 온 사업 개편 작업이 성과를 내기 시작했음을 보여준다. 2025년 9월 취임한 나브라틸 최고경영자는 미 관세 여파와 경기 둔화 속에서 제품 판매량을 늘리는 실질 내부 성장을 최우선 과제로 내걸었다.

이에 따라 아이스크림, 생수, 비타민 등 수익성이 낮거나 성장세가 더딘 브랜드 비중을 줄이는 구조조정을 이끌어 왔다.

나브라틸 최고경영자는 진전에 만족하면서도 비즈니스 잠재력을 완전히 실현하려면 해야 할 일이 아직 훨씬 많다고 밝혔다.

로이터통신은 네슬레의 3분기 실질 내부 성장률이 2.8%를 기록해 시장 전망치(1.5%)를 두 배 가까이 넘어섰다고 밝혔다.

반면 가격 인상에 따른 매출 증가 효과는 1.1%에 그쳐 예상치(1.9%)를 밑돌았다. 제품 판매량이 가격 인상 효과를 앞지른 것은 2024년 이후 처음이다.

네슬레는 2026년 전체 유기 매출 성장률 목표치를 기존 3~4%로 유지했다. 발표 직후 주가는 당일 약 1.5% 상승하며 3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스위스 투자회사 폰토벨 분석가들은 10월 22일 보고서에서 판매량 중심 성장이 회복 신뢰성을 높이고 있다면서도, 이를 일관되게 이어가는 것이 진정한 검증대가 될 것으로 평가했다.

러시아 사업 장부 제외에 따른 순부채 악화


양호한 실적 뒤편에는 지정학적 위험에 따른 재무 부담이 자리한다. 네슬레는 러시아 정부의 현지 사업 압류에 따라 지난 9월 말부터 러시아 법인을 연결 재무제표에서 제외했다.
안나 만츠 최고재무책임자는 지난 22일 설명회에서 그룹 매출의 약 2%를 차지하던 러시아 사업 제외가 3분기 유기 매출과 판매량 수치에는 직접적인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4분기부터는 장부상 매출과 영업이익, 잉여현금흐름에 변동이 생긴다. 장부에서 제거되는 러시아 순자산은 약 16억 스위스 프랑(약 2조 5731억 원)이며, 누적 환산조정에 따른 비현금 비용 약 14억 스위스 프랑이 반영된다.

이에 따라 2026년 순부채는 약 9억 스위스 프랑(약 1조 4474억 원)가량 늘어날 것으로 추산된다.

만츠 최고재무책임자는 3분기 가격 인상 폭이 낮았던 점에 대해 2026년 가격 조정이 대폭 인상이 이뤄졌던 2025년에 비해 점진적으로 진행되었기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그는 중장기 소비자 기반을 훼손하지 않는 선에서 가격을 조정할 것이며, 인플레이션 압력이 지속될 2027년에는 추가 가격 인상이 이루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글로벌 식품 시장 변화와 한국 식품 산업 파급 효과


글로벌 1위 식품 기업 네슬레의 전략 변화는 해외 시장을 공략 중인 한국 식품 기업들의 가격 및 수출 전략에도 영향을 미친다.

영국 투자은행 바클리즈 워런 애커먼 분석가는 22일 보고서에서 소비 심리 경색과 원자재 비용 상승이 동시에 발생하는 상황에서 2027년 가격 정책과 이익률 방어가 네슬레의 핵심 과제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원자재 인플레이션 속 네슬레가 과도한 가격 인상 대신 물량 점유율 확대를 선택함에 따라, 북미와 유럽 시장에 진출한 한국 주요 식품 기업들 역시 가격 인상보다는 현지 마케팅 강화와 물량 방어에 집중해야 하는 환경에 직면할 수 있다.

네슬레가 비핵심 브랜드를 정리하고 핵심 제품군에 집중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유통망 내 공백은 한국 식품 기업들에게 새로운 진입 기회가 될 수 있다.

다만 2027년 글로벌 인플레이션이 가속화되어 대형 식품사들이 다시 공격적인 가격 인상으로 돌아서고 소비 심리가 위축될 경우, 한국 기업들의 해외 매출 성장세 역시 함께 둔화할 수 있는 변수가 존재한다.

네슬레가 보여준 판매량 중심 회복세의 지속 여부와 2027년 가격 인상 시점과 폭이 글로벌 식품 시장의 주요 흐름을 결정짓는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심완섭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ciberwld@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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