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4000억달러 제시했다가 1조2500억달러로 하향
앤스로픽 상장 결과 기다리는 투자자들…내년 IPO 앞두고 자금 조달 시험대
앤스로픽 상장 결과 기다리는 투자자들…내년 IPO 앞두고 자금 조달 시험대
이미지 확대보기챗GPT 개발사 오픈AI가 대규모 투자 유치를 앞두고 목표 기업가치를 약 200조원 낮췄다.
기존 투자자들의 추가 투자 여력이 약해진 데다 인공지능(AI) 산업에 대한 과도한 투자 우려가 확산하면서 자금 조달 환경이 이전보다 어려워진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일부 투자자들은 오픈AI의 경쟁사인 앤스로픽이 올해 기업공개(IPO)에서 어떤 평가를 받는지 확인한 뒤 투자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오픈AI가 투자자들의 반발에 부딪혀 당초 1조4000억달러(약 1863조6800억원)였던 목표 기업가치를 1조2500억달러(약 1664조원)로 낮췄다고 23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이번 조정으로 목표 기업가치는 1500억달러(약 199조6800억원), 비율로는 약 10.7% 낮아졌다.
오픈AI는 내년 상장을 앞두고 300억달러(약 39조9360억원)의 자금을 추가로 확보하기 위한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현재 기업가치는 8520억달러(약 1134조1824억원)로, 낮아진 목표치로 투자 유치가 성사되더라도 기존 평가액보다 약 47% 높아진다.
◇투자자 반응 예전 같지 않아…AI 투자 피로감 확산
FT가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미국 투자은행 모건스탠리와 샌프란시스코의 기술투자 펀드 드래고니어는 이달 초 모건스탠리의 고액 자산가 고객들에게 오픈AI의 신규 투자 전 기업가치를 1조4000억달러로 제시했다.
그러나 실제 투자자들의 반응은 이전 자금 조달 때와 달랐다.
모건스탠리가 주도한 투자 유치 과정을 아는 한 관계자는 "투자하겠다고 몰려드는 사람이 전혀 없다"며 "이전에는 오픈AI가 투자 기회를 제시할 때마다 열광적인 반응이 있었지만 이번에는 다소 맥이 빠진 분위기"라고 말했다.
일부 관계자들은 투자자들이 이미 오픈AI에 막대한 자금을 투입한 탓에 추가 투자에 피로감을 느끼고 있다고 설명했다.
오픈AI는 지난해 3월 400억달러(약 53조2480억원)를 조달했고 올해 3월에는 사상 최대 규모인 1220억달러(약 162조4064억원)의 투자금을 확보했다.
경쟁사 앤스로픽도 올해 약 1000억달러(약 133조1200억원)를 조달했다.
AI 산업에 천문학적인 자금이 몰리면서 투자자들이 추가 투자의 수익성을 더욱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는 것이다.
◇"앤스로픽 상장부터 보자"…오픈AI 투자 결정 미루기도
오픈AI의 신규 투자 유치에는 경쟁사 앤스로픽의 상장 일정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FT에 따르면 일부 투자자들은 올해 상장이 예상되는 앤스로픽의 공모가격을 먼저 확인한 뒤 오픈AI에 투자할지를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앤스로픽의 IPO에서 결정되는 기업가치가 비상장 AI 기업들의 적정한 가치 수준을 판단하는 중요한 참고 기준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오픈AI는 내년 상장을 목표로 이번 투자 유치를 추진하고 있다.
회사 사정에 정통한 관계자는 오픈AI의 IPO가 내년 상반기에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지만 구체적인 일정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록펠러 글로벌 패밀리오피스의 지미 창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오픈AI와 앤스로픽의 상장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미국 증시 전반에도 부담을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시장은 성공적인 IPO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며 "이들 기업에는 자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300억달러 조달 추진…투자 수요 따라 규모 축소 가능성
오픈AI는 이번 자금 조달을 내년 IPO 이전까지 필요한 자금을 확보하기 위한 가교 투자로 추진하고 있다.
현재 미국 투자회사 코투와 아랍에미리트(UAE)의 투자 펀드들이 자금 조달을 주도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이번 거래에는 UAE 협력사들이 새롭게 구축하는 컴퓨팅 자원에 대해 오픈AI가 우선적으로 확보할 권리를 갖는 조건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오픈AI는 잠재 투자자들에게 이달 30일까지 투자 참여 여부를 확약해 달라고 요청했다.
다만 실제 조달 금액은 투자자들의 수요에 따라 당초 목표인 300억달러에 미치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
이는 오픈AI가 목표 기업가치를 낮추더라도 희망하는 규모의 투자금을 모두 확보할 수 있을지는 아직 불확실하다는 의미다.
FT는 AI 인프라에 대한 대규모 투자의 지속 가능성을 둘러싼 우려와 기존 투자자들의 피로감이 오픈AI의 기업가치 조정에 영향을 미쳤다고 덧붙였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