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한국 수입량 47만 9000톤으로 2021년 대비 4배 급증…동아시아 최대 흡수처
일본은 서방 제재 동참 속 51만 2000톤에서 6만 8000톤으로 90% 축소…공급망 정반대
저가 원자재 확보로 단기 마진 방어 성공했으나 서방의 원산지 통상 보복 우려 고조
일본은 서방 제재 동참 속 51만 2000톤에서 6만 8000톤으로 90% 축소…공급망 정반대
저가 원자재 확보로 단기 마진 방어 성공했으나 서방의 원산지 통상 보복 우려 고조
이미지 확대보기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서방의 제재 속에 갈 곳을 잃은 러시아산 알루미늄 괴가 한국으로 대거 밀려들며 수입량이 47만 9000톤까지 불어났다.
일본 산케이신문은 22일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한·일 양국의 러시아산 금속 조달 창구가 극단적인 탈동조화 현상을 보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주요 7개국(G7) 대열에 맞춰 러시아산 수입을 90%나 털어낸 일본과 달리, 한국은 저렴한 가격을 무기로 쏟아진 물량을 대거 흡수하며 양국의 무역 지형이 4년 만에 완전히 뒤집혔다.
日 90% 감축 속 4배 폭증한 韓 수입
양국 세관 통관 통계에 따르면 관세 품목 분류 HS코드 7601에 해당하는 알루미늄 괴(塊) 시장에서 러시아산 물량의 이동 경로가 확연하게 갈렸다.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직전인 지난 2021년 약 11만 3000톤에 머물렀던 한국의 러시아산 알루미늄 수입량은 2025년 약 47만 9000톤으로 4배 이상 폭증했다.
반면 일본의 조달선 재편은 단호했다. 지난 2021년 약 51만 2000톤에 달했던 일본의 러시아산 알루미늄 수입량은 2025년 약 6만 8000톤으로 쪼그라들었다. 불과 4년 만에 전체 수입 물량의 약 90%를 삭감해 낸 셈이다. 일본 기업들이 국가 차원의 제재 기조와 국제 평판 리스크를 의식해 러시아 비철금속 기업과의 장기 공급 계약을 대거 해지한 결과다.
47만톤 유입과 51만톤 털어낸 일본
이 같은 흐름은 동아시아 비철금속 무역의 세력 판도를 근본적으로 뒤흔들었다. 지난 2021년만 해도 한국의 러시아산 알루미늄 수입 규모는 일본의 5분의 1 수준에 불과했다. 그러나 서방 시장에서 배척당한 러시아 알루미늄 제조사들이 할인된 가격으로 아시아 시장을 두드리자, 한국의 가공·제련 업체들이 이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며 상황이 반전됐다.
지난 2025년 기준 한국의 러시아산 알루미늄 수입량은 일본 수입량의 7배를 넘어서는 수준까지 올라섰다. 비록 일본에서도 여전히 6만 8000톤가량의 물량이 거래되고 있어 유입 자체를 완전히 차단하지는 못했으나, 실질적인 러시아산 잉여 금속 흡수처 역할은 한국이 도맡아 온 구조다. 전쟁의 장기화로 글로벌 원자재 가격이 요동치자 국내 제조업체들이 원가 경쟁력을 방어하기 위해 저렴한 러시아산 원자재에 대한 의존도를 높인 것으로 풀이된다.
저가 원자재 실속과 통상 압박 반증
국내 가공업계는 저가 알루미늄 유입을 통해 원가 부담을 덜어내는 실속을 챙겼으나, 국제 무역 무대에서의 후폭풍은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 미국과 유럽연합(EU)이 대러 제재의 허점을 메우기 위해 러시아산 광물과 금속의 우회 수출 경로를 정조준하고 있어서다.
국내 비철금속 가공 기업들이 저가 원자재를 활용해 가격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을지는 미국과 유럽연합이 러시아산 원료를 사용한 제3국 가공 완제품에 대해 통상 규제를 적용하느냐에 좌우된다. 서방 규제 당국이 공급망 추적 시스템을 강화해 러시아산 원료를 투입한 한국산 자동차 부품이나 전선류에 고율의 징벌적 관세를 부과한다면, 단기 원가 절감을 노렸던 수입 확대 전략은 수출선 단절이라는 치명적인 부메랑을 맞을 공산이 크다.
국제 비철금속 무역 전문가는 "한국 기업들이 값싼 러시아산 알루미늄으로 단기적인 채산성을 개선했을지 모르지만, 글로벌 공급망이 안보 중심으로 재편되는 현시점에서는 잠재적 시한폭탄을 안고 있는 셈"이라며 "서방의 제재망이 완제품의 원료 원산지까지 정밀 추적하는 단계로 고도화되고 있어, 러시아산 원자재 과다 의존은 향후 대미·대유럽 수출길을 막아서는 치명적인 독이 될 수 있다"라고 분석했다.
이용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iscrait@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