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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금값, 유가 하락에 반등…美 연준 금리 동결 기대·ETF 매수세 뒷받침

트럼프 대러시아 제재 면제로 유가 5개월 고점서 후퇴…금 현물 4172달러선
이달 금리 인상 확률 15%·12월 89%…금 ETF 보유량 13주 연속 증가
지난해 10월 13일(현지시각) 호주 시드니의 ABC 정련소에 1kg짜리 금괴들이 놓여 있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지난해 10월 13일(현지시각) 호주 시드니의 ABC 정련소에 1kg짜리 금괴들이 놓여 있다. 사진=로이터

국제 금값이 국제유가 하락과 미국 연방준비제도의 이달 기준금리 동결 전망에 힘입어 상승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러시아 제재 완화로 원유 공급 증가 기대가 커지면서 인플레이션 우려가 일부 완화된 데다 미국 기술주 급락에 따른 안전자산 수요와 금 상장지수펀드(ETF) 자금 유입도 금값을 뒷받침했다.

로이터통신과 블룸버그통신은 국제유가가 5개월 만의 고점에서 하락하면서 금값이 지난주 약세에서 벗어나 반등했다고 19일(이하 현지시각) 보도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금 현물 가격은 이날 장중 최대 0.6% 상승해 트로이온스(약 31.1g)당 4190달러(약 558만원) 부근까지 올랐다.

런던 시각 오전 기준 금 현물은 전 거래일보다 0.2% 상승한 온스당 4172.71달러(약 556만원)에 거래됐다. 로이터도 이날 오전 기준 금 현물이 0.2% 오른 온스당 4171.65달러(약 555만원)를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같은 시각 12월 인도분 미국 금 선물은 0.26% 상승한 온스당 4191.90달러(약 558만원)에 거래됐다.

◇트럼프 대러시아 제재 완화…유가 하락에 인플레이션 부담 감소

이번 금값 반등의 주요 배경은 국제유가 하락이다.

국제유가는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에 대한 제재와 관세를 면제하면서 5개월 만의 고점에서 후퇴했다.

미국의 조치로 러시아산 연료의 국제시장 공급이 증가할 수 있다는 기대가 형성된 것이다.

블룸버그는 “중동 지역의 원유 공급이 전쟁 이전 수준에 근접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는 징후와 군사적 충돌 확대 가능성을 투자자들이 함께 평가하면서 브렌트유 가격이 하락했다”고 보도했다.

국제유가가 하락하자 시장에서는 에너지 가격 상승이 미국의 인플레이션을 자극할 것이라는 우려가 일부 완화됐다.

미국에서는 지난주 발표된 소비자물가지수(CPI)와 생산자물가지수(PPI)가 모두 높은 상승세를 나타냈다.

특히 휘발유 가격 급등이 물가 상승에 영향을 미치면서 연준의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이 부각된 바 있다.

그러나 국제유가가 하락하면서 연준이 당장 기준금리를 올려야 할 압박이 다소 줄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스위스 투자은행 UBS의 조반니 스타우노보 애널리스트는 "유가 하락이 연준에 대한 압박을 완화하고 있으며 이는 금값에 긍정적"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달러화가 강세를 나타내는 상황에서도 금값이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안전자산을 찾는 투자자들의 수요가 금과 달러를 동시에 지지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연준 이달 금리 인상 확률 15%…12월 전망은 89%

금 시장의 관심은 다음 주 예정된 연준의 통화정책 결정에 집중되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의 페드워치에 따르면 시장 참가자들이 예상하는 이달 기준금리 인상 확률은 약 15%다.

반면 12월 금리 인상 확률은 약 89%로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케빈 워시 연준 의장의 최근 발언이 이달 금리 동결 가능성을 뒷받침하는 것으로 해석되면서 단기 금리 인상 기대가 약화했다.

블룸버그는 시장이 다음 주 연준 회의에서 기준금리가 0.25%포인트 인상될 가능성을 약 15%로 반영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이달 금리 동결 전망이 우세하다는 사실이 연말까지 통화긴축 우려가 사라졌다는 의미는 아니다.

12월 금리 인상 가능성은 여전히 높게 평가되고 있어 향후 물가와 고용지표에 따라 금값의 방향이 달라질 수 있다.

금은 일반적으로 인플레이션에 대비하는 자산으로 여겨지지만 이자 수익이 발생하지 않는다는 특징이 있다.

따라서 금리가 상승하면 채권 등 이자를 지급하는 자산의 상대적인 투자 매력이 높아져 금값에는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스타우노보 애널리스트는 “이번 연준 회의에서 금리 동결을 예상하고 있다며 회의 자체가 금값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수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앞으로 발표될 물가와 노동시장 지표가 향후 금리 경로를 어떻게 바꿀지가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투자자들은 다음 주 발표될 미국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도 주목하고 있다.

PCE 물가지수는 연준이 통화정책을 결정할 때 중시하는 인플레이션 지표다.

◇AI 기술주 급락에 안전자산 수요…금 ETF 13주 연속 순유입

금값 상승에는 국제유가와 금리 전망 외에 금융시장의 위험회피 심리도 영향을 미쳤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최근 인공지능(AI) 투자 확대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미국 기술주를 중심으로 매도세가 확산했다.

AI 관련 기업들이 데이터센터와 반도체에 막대한 자금을 투자하는 가운데 이러한 지출이 충분한 수익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커진 것이다.

기술주 하락으로 금융시장의 불안감이 높아지자 일부 투자자들은 상대적으로 안전한 자산으로 자금을 옮겼다.

미국 채권시장에서는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채권 가격이 상승하고 수익률이 하락했다.

채권금리 하락은 이자 수익이 없는 금의 상대적인 투자 부담을 낮추는 요인이다.

금 ETF에도 투자자금이 지속적으로 유입되고 있다.

블룸버그가 집계한 금 ETF 보유량은 13주 연속 증가했다.

이는 최근 금값의 변동성에도 불구하고 금을 안전자산으로 확보하려는 투자 수요가 유지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블룸버그는 미국과 이란의 전쟁이 지난 2월 말 시작된 이후 금과 국제유가가 대체로 반대 방향으로 움직였다고 분석했다.

중동의 에너지 수송 차질로 국제유가가 급등하면서 인플레이션 압력이 높아졌고 주요 중앙은행들이 통화정책을 긴축하는 방향으로 움직였기 때문이다.

유가 상승이 금리 인상 우려를 자극해 금값을 압박하는 구조가 나타났다는 설명이다.

반대로 최근에는 유가가 하락하면서 금리 상승에 대한 부담이 줄어들고 금값이 반등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은·백금·팔라듐도 동반 상승…금값 향방은 물가와 금리에 달려

이날 다른 귀금속 가격도 일제히 상승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런던 시각 오전 기준 은 현물 가격은 0.9% 오른 온스당 57.51달러(약 7만6500원)를 기록했다. 로이터가 집계한 오전 기준 은 현물도 0.85% 상승한 온스당 57.49달러(약 7만6500원)에 거래됐다.

같은 시각 백금은 1.27% 오른 온스당 1651.05달러(약 220만원), 팔라듐은 1.17% 상승한 1125.44달러(약 150만원)를 기록했다.

금과 은을 비롯한 주요 귀금속이 동반 상승한 것은 국제유가 하락에 따른 물가 부담 완화와 안전자산 수요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다만 금값의 상승세가 지속될지는 아직 불확실하다.

시장에서는 이달 연준의 금리 동결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지만 12월 추가 인상 전망은 여전히 강하다.

국제유가가 다시 상승하거나 미국의 물가 상승 압력이 지속될 경우 금리 인상 우려가 재차 커질 수 있다.

블룸버그와 로이터는 금값이 국제유가와 미국 국채금리의 움직임, 연준의 통화정책 방향에 영향을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특히 다음 주 연준 회의와 PCE 물가지수, 향후 고용지표가 금 시장의 주요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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