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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휴머노이드 90% 독주…하드웨어 잡았지만 AI '한계'

베이징 세계 휴머노이드 로봇 대회 폐막…하드웨어 구동력 세계 최고 수준 입증
전 세계 출하량 90% 점유 속 톈궁 울트라 등 기록적 성능 향상 과시
복잡한 환경 제어하는 범용 AI 인지 능력의 뚜렷한 병목 현상 노출
줌리언(Zoomlion)의 휴머노이드 로봇이 세계로봇대회(World Robot Conference)에서 백미러 조립 전 공정을 수행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줌리언(Zoomlion)의 휴머노이드 로봇이 세계로봇대회(World Robot Conference)에서 백미러 조립 전 공정을 수행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중국이 베이징에서 개최한 5일간의 세계 휴머노이드 로봇 대회에서 하드웨어 구동력을 세계 최고 수준으로 입증했으나, 범용 인공지능(AI) 인지 능력의 한계를 동시에 노출했다.

가디언은 8월 29일(현지시각) 이번 대회에서 중국 로봇들이 스프린트와 고난도 점프 등 비약적인 하드웨어 성능을 과시한 한편, 실제 복잡한 환경을 제어하는 인지 기술 면에서는 여전히 뚜렷한 병목 현상을 겪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번 대회에는 16개국 666개 팀이 2056대의 휴머노이드 로봇을 출전시켜 중국의 압도적인 제조 역량을 과시했으며, 메르카토르 중국연구소에 따르면 중국은 지난해 전 세계 휴머노이드 출하량의 약 90%에 달하는 1만 2800대를 생산하며 글로벌 주도권을 쥐고 있다.

비약적인 하드웨어 구동 성능


엔지니어들은 모터 토크를 극대화하고 액체 냉각 기술을 도입해 로봇 사지의 물리적 힘을 끌어올렸다. 중국 로봇 스프린터 '톈궁 울트라(Tiangong Ultra)'는 100m 달리기에서 뛰어난 순발력을 보였고, 제자리높이뛰기 기록도 지난해 0.96m에서 3.40m로 대폭 향상됐다.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의 트리샨타 나나야카라 교수는 중국의 하드웨어 개발 속도가 매우 가파르며 오는 2030년경에는 글로벌 로봇 생태계가 완전히 재편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 같은 하드웨어 성장은 시진핑 정부가 추진하는 제15차 5개년 계획의 로봇산업 육성 기조와 맞물려 수백 개 기업 간의 치열한 생존 경쟁을 유도한 결과로 풀이된다.

다만 이 같은 외형적 성과에도 불구하고 로봇의 지능적 한계는 명확했다. 참가 로봇들은 달리기나 권투 등 단일 종목에서는 뛰어난 기량을 뽐냈으나, 미세한 손재주가 필요한 공구 조립이나 물 따르기 등의 과제에서는 물건을 떨어뜨리거나 액체를 엎지르는 등 미숙한 제어력을 보였다.

에든버러 헤리엇와트 대학교의 잉고 켈러 로봇공학 전문가는 단순한 시연용 퍼포먼스를 성공시키는 것과 산업 현장에서 실용성을 확보하는 것은 전혀 다른 차원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범용 AI 인지 장벽과 안보 갈등


중국 로봇 업계는 복잡한 물리적 세계의 변수를 스스로 처리하는 이른바 범용(Generalist) AI 모델의 부재를 가장 큰 한계로 꼽고 있다. 유니트리의 왕싱싱 창업자는 로봇 의사결정 모델의 한계로 인해 대중화 시점인 챗GPT 모멘텀까지 최대 10년이 걸릴 수 있다고 진단했다.

기술적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유니트리의 상하이 증시 상장 이후 주가도 큰 변동성을 보이고 있다.
미중 기술 패권 경쟁이 격화하는 가운데 휴머노이드의 군사적 전용 가능성도 국제 사회의 경계감을 높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사이버 안보를 이유로 중국산 휴머노이드와 사족보행 로봇견 수입을 금지한 가운데, 이번 대회가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개최되면서 기술 선점 효과를 노린 대내외 과시용 성격도 띠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인도 등 주변국 전문가들은 국경 지역에 투입될 무인 로봇의 자율 판단 능력이 향후 안보 지형에 중대한 변수가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중국 로봇 기업들이 하드웨어 우위를 바탕으로 단순 시연을 넘어 실제 공장과 일상 가치 창출로 이어지는 장기 실증 단계를 성공적으로 돌파할 수 있을지가 향후 판도를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진형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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