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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론, "수요-공급 15대 1" 경고… AI 메모리 부족, 2028년까지 계속

- 마이크론 최고경영자, "공급이 수요 따라잡을 끝 안 보여"… 5년 장기 공급 계약 체결
- 연산 능력 2년마다 3배, HBM 대역폭은 2배 미만 성장… 물리적 병목 '메모리 장벽' 심화
- 삼성전자·SK하이닉스 HBM4 주도권 경쟁 속 빅테크 아키텍처 우회 리스크 상존
인공지능(AI) 반도체 시장의 메모리 수급 불균형이 단순한 경기 순환을 넘어 2028년까지 이어지는 구조적 병목에 진입했다는 진단이 글로벌 공급망 전반에서 나왔다. 이미지=제미나이3이미지 확대보기
인공지능(AI) 반도체 시장의 메모리 수급 불균형이 단순한 경기 순환을 넘어 2028년까지 이어지는 구조적 병목에 진입했다는 진단이 글로벌 공급망 전반에서 나왔다. 이미지=제미나이3

인공지능(AI) 반도체 시장의 메모리 수급 불균형이 단순한 경기 순환을 넘어 2028년까지 이어지는 구조적 병목에 진입했다는 진단이 글로벌 공급망 전반에서 나왔다. 경제매체 야후 파이낸스는 24(현지시각) 마이크론 테크놀로지 최고경영자(CEO) 인터뷰를 인용해 고대역폭메모리(HBM)를 포함한 AI 메모리 수요가 공급 능력을 15배가량 앞서고 있다고 보도했다.

하드웨어 연산 능력 폭증 속도를 메모리 대역폭이 따라가지 못하는 물리적 한계가 겹치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비롯한 한국 메모리 제조사의 가격 협상력과 차세대 패키징 주도권에 시장의 이목이 쏠린다.

5년 공급 계약과 100억 달러 R&D


마이크론의 샌제이 메흐로트라 최고경영자는 2026821(현지 시각) 미국 경제방송 CNBC 인터뷰에서 "수요가 지속해서 늘어나는 상황에서 공급이 수요를 따라잡는 시점의 끝이 보이지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고객사들과 체결한 연장 가능한 5년 단위 장기 공급 계약을 근거로 제시하며 이번 상승 흐름이 일시적 호황이 아닌 구조적 전환이라고 강조했다.
메모리 수요처가 데이터센터를 넘어 자율주행차, 로봇, 온디바이스(기기 내부 연산) 기기로 확장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시장 전문가들의 수급 진단도 공급 부족 장기화에 무게를 싣는다. 미국 자산운용사 요크빌 아이브스의 댄 아이브스 수석전문이사는 현재 AI 메모리 분야의 수요 대 공급 비율을 대략 151 수준으로 추산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 리서치의 황 디렉터는 AI 수요가 HBM뿐만 아니라 범용 D램까지 흡수하고 있어 2028년 이전에는 실질적인 수급 해소가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마이크론은 이러한 장기 수요에 대응하고자 미국 아이다호주 보이시 플래그십 캠퍼스에 향후 10년간 100억 달러(138400억 원)를 투입해 '마이크론 리서치 랩스'를 설립한다고 발표했다.

2년마다 3배 벌어지는 대역폭 격차


정보기술 전문매체 Wccftech는 지난 23일 반도체 학술행사 핫칩스(Hot Chips) 2026 발표를 인용해 연산 속도와 메모리 성능 간의 구조적 격차를 전했다. 마이크론의 라구 스리라마네니 펠로우는 세미나에서 AI 연산 능력이 2년마다 약 3배 증가하는 동안 HBM 대역폭은 2배 미만 성장에 그쳐 데이터 전송이 지연되는 '메모리 월(Memory Wall·메모리 장벽)' 문제가 심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일반적인 그래픽처리장치(GPU) 기반 단일 패키지 시스템에서 HBM 실리콘 면적이 전체의 약 90%를 차지할 정도로 커졌으나 데이터 전송 병목은 여전히 프로세서 연산 효율을 제약한다.

데이터 전송 지연과 발열은 시스템 안정성에도 직접적인 부담을 준다. 메타는 자체 거대언어모델인 라마3(Llama 3) 훈련 과정에서 발생한 예기치 못한 시스템 중단의 17%HBM 관련 결함에서 비롯되었다고 보고서에 명시했다.

수직 적층 높이가 16단 이상으로 높아질수록 하단 제어 칩(베이스 다이)의 전력 밀도가 급상승해 열 방출 저항이 커지기 때문이다. 반도체 업계는 칩과 칩을 직접 맞붙이는 하이브리드 본딩(직접 접합)과 액체 냉각을 포함한 첨단 패키징(후공정) 공정 도입을 서두르고 있다.

범용 D램 가격 전이와 우회 리스크

반도체 공급망 분석에 따르면 HBM 수요 쏠림 현상은 D램 웨이퍼 생산 능력을 흡수하며 일반 서버와 PC용 범용 DDR5 공급을 제약하고 고정거래가격(ASP) 상승을 견인하는 전이 효과를 낳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집계에서도 생산 라인 전환에 따른 범용 메모리 공급 부족 현상이 확인된다. SK하이닉스는 핫칩스 2026에서 데이터 입출력 통로(I/O) 단자를 2048개로 늘려 초당 2테라바이트(TB/s) 이상 대역폭을 구현하고 전력 효율을 40% 이상 개선하는 차세대 HBM4 개발 목표를 제시하며 기술 격차 유지에 나섰다. 발열 중심부에 냉각 부품을 직접 넣는 독자 냉각 기술(I-HBM) 연구도 함께 발표했다.

글로벌 가치사슬의 이면에는 수요 둔화 시나리오 역시 상존한다. 아크인베스트의 캐시 우드 대표는 현재의 기록적인 메모리 가격 상승세가 고객사들로 하여금 하드웨어 의존도를 낮추는 알고리즘 경량화나 독자 아키텍처 우회로를 찾도록 유도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주요 팹리스(반도체 설계) 기업들이 특정 메모리 공급망 의존도를 낮추기 위해 연산 기능을 메모리에 넣는 프로세싱인메모리(PIM)나 분산 컴퓨팅 기술 투자를 늘릴 경우 고단가 HBM의 수요 탄력성이 둔화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한국 반도체 기업들은 차세대 미세공정 수율 안정화와 더불어 고객사 맞춤형 베이스 다이 설계 역량을 확보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단기적인 수급 불균형에 따른 가격 프리미엄에 머무르지 않고 직접 접합을 비롯한 첨단 후공정 기술 표준을 선점하는 과정이 향후 실적 흐름의 핵심 관전 포인트로 꼽힌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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