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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오션·HD현대, 41조 그리스 국방개편 타고 현지조선소 동맹

한화오션 2조 인프라 美6함대 거점화…HD현대 메코함 개량
89조 유럽시장 선점 노려…獨·佛 제치고 신형잠수함 수주격돌
그리스 국방 현대화 사업에 맞춰 현지 협력과 유럽 함정 시장 선점에 나선 국내 조선업계. 한화오션과 HD현대가 각각 현지 거점 구축과 군함 개량 사업을 발판 삼아 독일·프랑스 등 유럽 전통 방산 강호들과 신형 잠수함 수주 격돌에 나서고 있다. 이미지=구글 제미나이이미지 확대보기
그리스 국방 현대화 사업에 맞춰 현지 협력과 유럽 함정 시장 선점에 나선 국내 조선업계. 한화오션과 HD현대가 각각 현지 거점 구축과 군함 개량 사업을 발판 삼아 독일·프랑스 등 유럽 전통 방산 강호들과 신형 잠수함 수주 격돌에 나서고 있다. 이미지=구글 제미나이

그리스가 2036년까지 총 258억 유로(약 41조 원)에 달하는 대규모 국방 현대화 계획을 가동하며 해군력 증강에 속도를 내는 가운데,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 등 한국 대표 조선·방산 기업들이 그리스 현지 핵심 조선소들과 전격적인 ‘조선 동맹’을 맺고 동지중해 방산 허브 장악에 나섰다.

8월 20일(현지 시각) 글로벌 컨설팅업체 언스트앤드영(EY) 분석과 독일 매체 보도에 따르면, 유럽 함정 시장 규모는 나토(NATO) 국가들의 군비 확장세에 힘입어 2030년까지 기존 약 340억 유로(약 55조 원)에서 550억 유로(약 89조 원) 수준으로 폭발적인 성장을 기록할 전망이다.

그리스 정부는 해군력 강화를 최우선 국정 과제로 설정하고, 단순 정비를 넘어 군함 건조·성능 개량·전 수명주기 군수지원(MRO) 전반에 걸쳐 자국 조선 생태계를 재건하는 ‘투트랙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한화오션, 오넥스와 2.1조 원 규모 ‘트라이던트 프로젝트’…美 6함대 지원 기지화

가장 파격적인 행보는 아테네 인근 엘레프시스(Elefsis) 조선소에서 펼쳐지고 있다. 그리스·미국계 합작 조선업체인 오넥스 조선·기술(Onex Shipyards & Technology)은 한화오션과 손잡고 총 13억 5000만 유로(약 2조 1900억 원) 규모의 초대형 민·군 복합 조선 인프라 확충 사업인 ‘트라이던트 프로젝트(Project Trident)’를 추진 중이다.

이 프로젝트는 대형 수에즈막스급 수리 도크 신설, 항만 및 군수 물류 자동화 설비 도입을 시작으로 향후 잠수함 건조 및 창정비 시설까지 3단계에 걸쳐 확보하는 청사진을 담고 있다.

특히 이번 협력은 주그리스 미국대사 관저에서 협정이 체결되는 등 뚜렷한 한·미·그리스 3각 지정학적 안보 함의를 지닌다. 미국과 한국의 첨단 방산·제조 엔지니어링 역량을 그리스 현지에 이식해, 엘레프시스 조선소를 그리스 해군은 물론 동지중해를 관할하는 미 해군 제6함대와 나토 동맹군을 지원하는 거점 해군 방산 기지로 육성하겠다는 구상이다. 오넥스는 이를 통해 최대 1만 개의 현지 일자리를 창출하고 자국 내 부가가치 비중을 70%까지 끌어올릴 방침이다.

HD현대, 메코함 개량 협력…獨 TKMS·佛 나발그룹과 ‘잠수함 4척’ 진검승부


경쟁사인 HD현대중공업 역시 그리스 최대 해운 재벌 요르고스 프로코피우(George Prokopiou) 소유의 스카라마가스(Skaramagas) 조선소와 전략적 손을 잡았다. 양사는 그리스 해군의 주력 함정인 4척의 메코(MEKO 200)급 호위함 성능 개량 사업을 비롯해 수상 전투함, 해안경비대 경비함, 특수선박 공동 건조를 위한 포괄적 협력 체계를 가동하고 있다.

한국 조선사들의 기민한 현지 투자는 그리스 해군의 차기 잠수함 획득 사업과도 직결된다. 그리스 정부는 신규 방위력 개선 계획의 핵심으로 신형 디젤 잠수함 4척을 도입할 예정이며, 현재 한화오션을 필두로 독일 티센크루프 마린 시스템즈(TKMS), 프랑스 나발 그룹(Naval Group)이 치열한 3파전을 벌이고 있다.

유럽 방산 조달 시장에서 현지 생산 및 기술 이전(현지 가치 창출)이 핵심 수주 잣대로 부상함에 따라, 그리스 현지 교두보를 발 빠르게 선점한 한국 조선사들의 수주 경쟁력에 한층 탄력이 붙었다는 평가다.

그리스 중앙은행은 세계 1위의 상선 선대를 보유하고도 자국 조선업이 쇠락했던 불균형을 극복하기 위해 민간 해운과 국방을 연계한 ‘이중용도(Dual-Use)’ 조선 인프라 확충에 국가적 사활을 걸고 있다.

군사 전문가들은 “K-조선이 지중해의 전략적 요충지인 그리스에 대규모 MRO 및 생산 기반을 구축할 경우, 유럽 함정 시장 진출은 물론 향후 나토 해군력 재편 과정에서 가장 강력한 주도권을 쥐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노정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noja@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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