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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고용 쇼크에 9월 금리 인상 급제동…물가가 최종 변수

인상 확률 55%서 44%로 역전…5·6월 고용도 10만3000명 하향
연준 매파론은 여전…씨티는 “다음 수는 인상 아닌 10월 인하”
미국 워싱턴DC의 연방준비제도 청사.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워싱턴DC의 연방준비제도 청사. 사진=로이터

미국 고용시장이 예상보다 빠르게 약화하면서 미 연방준비제도의 9월 기준금리 인상 시나리오에 급제동이 걸렸다.

그러나 물가 상승률이 여전히 연준 목표치를 크게 웃돌고 있어 이번 고용보고서만으로 인상 가능성이 사라졌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분석도 나온다.

8일(이하 현지시각) 로이터통신, CBS뉴스, 야후파이낸스, 악시오스 등에 따르면 미국의 7월 고용보고서가 연준의 추가 긴축 필요성을 낮췄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나 앞으로 나올 물가지표에 따라 9월 금리 인상론이 다시 살아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됐다.

야후파이낸스는 “이번 고용보고서가 금리 동결의 근거를 강화했지만 인상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지는 않았다”고 풀이했다.

미국의 7월 비농업 부문 일자리는 2만3000개 감소했다. 실업률은 6월 4.2%에서 4.1%로 낮아졌지만 노동시장이 개선된 결과라기보다 경제활동인구가 줄어든 영향이 컸다. 5월과 6월 일자리 증가폭도 합쳐 10만3000개 하향 조정됐다.

악시오스에 따르면 최근 3개월 월평균 일자리 증가폭은 6월 고용보고서 당시 약 11만1000개에서 이번 수정 후 약 2만개로 급감했다. 겉으로 드러난 7월 한 달의 마이너스 고용보다 최근 몇 달간의 고용 흐름 자체가 크게 약화됐다는 의미다.

◇ ‘견조한 고용’ 전제로 한 인상론 흔들려


이번 고용보고서가 연준에 부담이 되는 것은 불과 일주일 전까지만 해도 연준 내부에서 금리 인상론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었기 때문이다.
연준은 지난달 29일 기준금리를 연 3.50~3.75%로 동결했지만 위원 3명이 금리 인상을 요구하며 반대표를 던졌다. 이후 캔자스시티 연방준비은행, 세인트루이스 연은 총재도 회의에서 더 높은 금리를 주장했다고 밝혔고, 다른 연준 관계자들도 물가가 진정되지 않을 경우 추가 긴축 가능성을 열어뒀다.

이들의 논리에는 미국 노동시장이 금리 인상을 견딜 정도로 안정돼 있다는 판단이 깔려 있었다.

그러나 이번 고용보고서가 그 전제를 흔들었다. 악시오스는 금리 인상을 주장해온 연준 인사들이 견조한 고용시장을 근거 가운데 하나로 제시해왔지만 7월 보고서 이후 노동시장이 이전보다 한 단계 취약해진 것으로 나타났다고 분석했다.

다만 7월 일자리 감소폭을 그대로 받아들일 필요는 없다는 지적도 있다. 지방정부 교육 부문에서만 5만개의 일자리가 감소했는데 학교 일정에 따른 계절조정의 영향일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를 제외하더라도 레저·숙박업에서 4만개, 금융 부문에서 1만4000개의 일자리가 줄어 고용 둔화가 교육 분야만의 현상은 아니었다.
고용보고서 발표 직후 금융시장은 빠르게 반응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 기준 9월 금리 인상 확률은 약 55%에서 44%로 떨어졌다. 반대로 동결 확률은 전날 45%에서 56%로 올라가 시장의 기본 전망이 하루 만에 ‘인상’에서 ‘동결’로 뒤집혔다.

◇ 고용 약해도 3.7% 물가가 인상론 살려


하지만 연준이 당장 인상 카드를 접기 어려운 이유도 분명하다.

연준이 물가 판단에 주로 사용하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는 6월 전년 동월 대비 3.7% 상승했다. 연준의 물가안정 목표인 2%와 여전히 상당한 차이가 있다.

연준으로서는 고용 둔화를 무시하고 금리를 올리기도, 높은 물가를 외면하고 금리를 그대로 두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 된 셈이다.

CBS뉴스에 따르면 인디드 하이어링랩의 코리 스탈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이번 고용 결과로 9월 동결 가능성이 크게 높아졌으며 노동시장 악화가 계속될 경우 금리 인상 시기를 다시 생각하거나 금리 인하까지 검토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반면 연준 내부의 인상론이 쉽게 사라질 것으로 보지 않는 시각도 만만치 않다.

로이터에 따르면 인플레이션 인사이츠의 오마이르 샤리프 대표는 연준이 현재 고용보다 물가지표에 더 집중하고 있다며 7월과 8월 인플레이션이 강하게 나오면 이번 고용 결과만으로 인상을 막기는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블랙록의 릭 리더 최고투자책임자(CIO) 역시 고용보고서 하나로 연준의 물가 중심 정책 기조가 근본적으로 달라지지는 않을 것으로 분석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는 한발 더 나아갔다. CBS뉴스에 따르면 BofA 이코노미스트들은 이번 고용보고서가 통화정책 측면에서는 다소 완화적인 신호라고 평가하면서도 연준이 노동시장보다 물가에 계속 더 큰 비중을 둘 것이라며 9월부터 시작해 올해 총 0.75%포인트의 금리 인상이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을 유지했다.

◇ 씨티는 정반대 전망…“다음 결정은 10월 인하”


월가 내부에서도 전망은 극명하게 갈린다.

씨티는 연준의 다음 금리 변경 방향 자체가 인상이 아닐 것으로 보고 있다. 로이터에 따르면 씨티 이코노미스트들은 노동시장 지표가 약해지고 앞으로 인플레이션도 둔화할 것으로 예상하면서 연준이 다시 물가 상승 위험과 고용 하락 위험 사이에서 균형을 잡아야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씨티는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이 낮다며 연준의 다음 정책 변경이 금리 인하가 될 것이라는 기존 전망을 유지했다. 기본 시나리오는 오는 10월 인하다.

BofA가 9월부터 추가 인상을 예상하는 반면 씨티는 바로 다음 움직임을 10월 인하로 보는 셈이다. 전망이 이처럼 양극단으로 갈리는 것은 연준이 현재 맞닥뜨린 경제 상황이 전형적인 긴축이나 완화 국면과 다르기 때문이다.

고용은 약해지고 있지만 물가는 아직 높다. 고용만 보면 금리를 올릴 이유가 줄어들고 있지만 물가만 보면 긴축을 끝냈다고 선언하기 어렵다.

연준 의장인 케빈 워시가 향후 금리 경로에 대한 구체적인 선제 안내를 피하고 있다는 점도 시장의 불확실성을 높이고 있다. 로이터는 워시가 시장 스스로 통화정책 전망을 형성해야 한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으며, 이 때문에 경제지표가 나올 때마다 금리 전망이 크게 움직이고 있다고 전했다.

◇ 9월 결정, 결국 다시 물가로


결국 9월 15~16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까지 남은 지표가 승부를 가를 전망이다.

연준은 9월 회의 전 8월 고용보고서 한 차례와 두 달치 추가 물가지표를 확인할 수 있다. 악시오스는 노동시장이 완전고용에 가까운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만큼 지금 단계에서는 월별 고용 수치보다 인플레이션 흐름이 통화정책 결정에 더 중요한 변수라고 분석했다.

첫 시험대는 오는 12일 발표되는 7월 소비자물가지수(CPI)다. CBS뉴스가 인용한 팩트셋 전망에 따르면 7월 CPI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3.4%로 6월 3.5%보다 소폭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모건스탠리 웰스매니지먼트의 엘런 젠트너 수석 경제전략가는 약한 고용지표가 9월 금리 인상 압력을 줄였지만 다음 물가지표가 여전히 결정적인 변수가 될 것으로 평가했다. 물가가 예상보다 높으면 고용시장이 다소 약해졌다는 사실만으로 연준 내부의 인상론을 잠재우기는 어렵다는 설명이다.

따라서 7월 고용보고서가 바꾼 것은 연준의 금리 방향 자체라기보다 9월 회의를 앞둔 출발점에 가깝다. 일주일 전까지만 해도 인상 여부가 중심이었다면 이제는 연준이 높은 물가를 잡기 위해 취약해지기 시작한 고용시장에 추가 부담을 줄 수 있느냐가 핵심 질문으로 바뀌었다.

7월과 8월 물가가 강하면 9월 인상론은 다시 살아날 수 있다. 반대로 물가가 둔화하고 8월 고용까지 약해지면 동결 가능성이 더욱 높아지고 씨티가 예상하는 연내 금리 인하 시나리오까지 힘을 받을 수 있다는 관측이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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