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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FA 월드컵 상업지분 매각안에 전방위 반발

기업가치 29조2000억원 자회사 지분 20% 외부 매각 추진
영국 총리·UEFA·팬단체 “축구는 투자자 소유물 아냐”
국제축구연맹(FIFA) 로고.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국제축구연맹(FIFA) 로고. 사진=로이터

국제축구연맹(FIFA)이 월드컵 중계권과 후원·입장권 사업을 별도 자회사로 떼어내 외부 투자자에게 지분을 매각하려는 계획을 내놓자 영국 총리와 유럽축구연맹(UEFA), 팬단체, 미국 정치권에서 거센 반발이 일고 있다.

28일(이하 현지시각)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FIFA는 상업·대회 운영을 담당할 ‘FIFA 포워드 엔터프라이즈(FFE)’를 설립하고 약 20%의 지분을 외부 투자자에게 매각하는 방안을 이날 발표했다.

FFE의 초기 기업가치는 약 200억달러(약 29조2000억원)로 평가됐다. FIFA는 소수 비지배 지분을 매각해 올해 최대 42억달러(약 6조1000억원)를 조달한다는 구상이다.

◇월드컵 상업권·대회 운영 새 법인에 집중

FT에 따르면 FFE는 FIFA가 보유한 방송 중계권과 후원·입장권·상품 이용권 등 상업적 권리와 월드컵을 비롯한 주요 대회의 운영 업무를 한곳에 모으게 된다.

FIFA는 자회사에 대한 단독 지배권과 축구 규정·대회 일정·스포츠 관련 의사결정 권한을 계속 보유한다는 입장이다. 외부 투자자는 소수 지분만 확보하며 실제 대회 운영에는 관여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새 법인 설립과 지분 매각은 FIFA 회원협회 과반의 지지와 FIFA 평의회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FIFA는 최근 미국·캐나다·멕시코에서 개최된 남자 월드컵의 상업적 성공을 기반으로 추가 자금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FT에 따르면 FIFA는 올해 종료되는 4년간의 사업 주기에서 월드컵 등을 통해 최소 130억달러(약 19조원)의 매출을 거둔 것으로 추산된다.

◇쿠슈너 투자기구와 지분 매각 협상

FIFA는 미국 투자은행 JP모건과 함께 외부 투자자를 유치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사위인 재러드 쿠슈너의 동생 조슈아 쿠슈너가 운영하는 투자기구 스라이브 이터널이 투자자 연합을 주도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스라이브 이터널은 기업과 스포츠·문화 자산에 장기 투자하는 방식의 투자기구다. 조슈아 쿠슈너의 형인 재러드 쿠슈너가 직접 투자자로 참여하는 것은 아니라고 로이터는 전했다.

잔니 인판티노 FIFA 회장이 최근 트럼프 대통령과 긴밀한 관계를 이어온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의 친인척과 관련된 투자기구가 협상 대상으로 등장하면서 정치적 논란도 커졌다.

◇영국 총리 “월드컵은 상품 아니다”

지난 20일 새로 취임한 앤디 버넘 영국 총리는 FIFA의 발표 직후 축구는 투자자의 소유물이 아니라고 비판했다.

버넘 총리는 “월드컵은 상품이 아니다”라며 “어떤 식으로 포장하더라도 일부를 매각하는 순간 축구를 팔아넘기는 것”이라고 밝혔다.

UEFA도 FIFA의 계획이 축구 행정기관이 넘어서는 안 될 선을 넘었다고 비판했다.

UEFA는 축구의 정신과 지배구조가 거래할 수 있는 자산이 아니라며 누가 재정적으로 이익을 얻게 되는지도 투명하게 공개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어느 누구도 축구의 소유자가 아니며 FIFA에도 축구를 팔 권한이 없다고 주장했다.

◇미국 정치권도 트럼프 일가 연계 비판

미국 하원 법사위원회 소속 민주당 의원들은 조슈아 쿠슈너의 투자기구가 협상에 참여하는 것은 FIFA가 트럼프 일가와 관계를 강화하려는 또 다른 사례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인판티노 회장이 지난해 12월 트럼프 대통령에게 새로 만든 ‘FIFA 평화상’을 수여하고 FIFA가 뉴욕 트럼프타워에 사무실을 임차한 점도 거론했다.

법사위 민주당 간사인 제이미 래스킨 의원은 앞서 인판티노 회장에게 트럼프 행정부와 FIFA의 관계에 관한 문서를 제출하고 의회에서 증언하라고 요구했다.

FIFA는 조슈아 쿠슈너의 동생인 재러드 쿠슈너가 잠재적 투자자는 아니며 투자자들은 FIFA 자체가 아닌 FIFA가 지배하는 자회사에 투자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팬단체, 인판티노 회장 퇴진 요구

유럽 축구팬 단체 연합체인 풋볼서포터스유럽(FSE)도 지분 매각안에 반대하며 인판티노 회장의 사퇴를 요구했다.

FSE는 “월드컵은 판매 대상이 아니다”라며 FIFA 회원협회와 축구의 미래를 우려하는 이해관계자들이 세계 축구를 팔려는 계획에 맞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FSE는 최근 월드컵 입장권 가격이 이전 대회보다 크게 높아진 점을 포함해 FIFA의 상업화 정책을 비판해왔다. FSE는 UEFA와 유럽평의회 등이 팬 문제의 대표기구로 인정하는 비영리 축구팬 협회다.

2015년 FIFA 부패 스캔들 여파로 물러난 제프 블라터 전 FIFA 회장도 반대에 가세했다.

블라터 전 회장은 인판티노 회장과 트럼프 대통령의 밀접한 관계가 재정적 차원으로 확대돼 축구에 피해를 주고 있다며 누구에게도 축구를 팔 권리는 없다고 주장했다.

◇FIFA “개발기금 14조6000억원으로 확대”

인판티노 회장은 이번 계획이 전 세계 축구를 민주화하고 작은 국가와 외딴 지역에도 더 많은 자금을 투자하기 위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FIFA는 앞으로 4년 동안 축구 발전에 투입하는 자금을 현재 40억달러(약 5조8000억원)에서 100억달러(약 14조6000억원)로 확대할 계획이다.

지분 매각으로 확보한 자금 일부는 211개 회원협회에 대한 연간 지원금을 200만달러(약 29억원)에서 500만달러(약 73억원)로 늘리는 데 사용된다.

각 회원협회에는 일회성으로 2000만달러(약 292억원)를 지급하는 방안도 포함됐다.

인판티노 회장은 모든 FIFA 회원협회가 다른 국가나 기관에 의존하지 않고 스스로 미래를 결정할 수 있도록 공정한 몫의 자금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FT는 FIFA가 축구 발전을 위한 재원 확대를 내세웠지만 월드컵의 상업적 권리와 대회 운영에 민간 자본을 끌어들이는 방안을 놓고 축구계와 정치권의 반발이 확산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알림] 본 기사는 투자판단의 참고용이며, 이를 근거로 한 투자손실에 대한 책임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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