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5개 펀드 1조8000억원 모집…2022년 29조7000억원서 급감
기업 파산·고금리 우려에 투자금 미국 대형 운용사로 이동
기업 파산·고금리 우려에 투자금 미국 대형 운용사로 이동
이미지 확대보기사모대출 투자를 이어가는 기관투자자들도 아시아 운용사보다 오랜 운용 실적과 대형 투자조직을 갖춘 미국계 운용사로 몰리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금융정보업체 피치북의 자료를 인용해 올해 상반기 결성을 완료한 아시아 기반 사모대출 펀드가 5개에 그쳤으며 모집액은 12억달러(약 1조8000억원)였다고 27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사모대출은 은행 대신 자산운용사와 펀드 등 비은행 금융기관이 기업에 직접 자금을 빌려주는 대체투자 방식이다.
◇2022년 53개에서 올해 상반기 5개로
아시아 사모대출 펀드는 지난해 29개가 95억달러(약 14조원)를 모집했다. 2022년에는 53개 펀드가 202억달러(약 29조7000억원)를 끌어모았다.
올해 상반기 모집액은 2022년 전체의 약 6%에 불과하다.
하반기에도 펀드 결성이 상반기와 같은 속도에 머물면 올해는 아시아 사모대출 시장에서 최소 12년 만에 가장 자금모집이 부진한 해가 된다.
아시아 사모대출 시장은 미국과 유럽보다 규모가 작고 성숙도도 낮지만 그동안 성장 가능성이 큰 시장으로 평가됐다.
글로벌 대체투자업계 단체인 대체투자운용협회는 지난해 11월 아시아 사모대출 운용자산이 2024년부터 2027년까지 46% 증가해 920억달러(약 135조2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고액 자산가들의 자금이 시장 성장을 이끌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올해 들어 실제 자금모집은 이런 전망과 반대 방향으로 움직였다.
◇기업 파산·고금리에 비유동 자산 외면
FT에 따르면 사모대출 펀드로부터 자금을 빌린 일부 기업이 파산하면서 투자자들의 위험 경계가 높아졌다.
상장된 사모대출 펀드에서는 지난 1년 동안 개인투자자의 환매 요구가 이어졌다. 거시경제 불확실성과 지정학적 긴장도 투자심리를 위축시켰다.
높은 금리도 부담으로 작용했다. 사모대출은 시장에서 즉시 매각하기 어려운 비유동 자산이어서 투자자가 장기간 자금을 묶어둬야 한다.
무디스는 거시경제 불확실성과 지정학적 긴장, 높은 금리가 비유동 자산에 대한 투자자의 선호를 낮추고 있다며 아시아 투자자들이 앞으로 18개월 동안 사모대출 투자 약정을 줄일 것으로 전망했다.
시장 불안이 커지면서 투자자들이 장기간 운용 실적을 보유한 대형 회사에 의존하는 경향도 강해졌다.
FT는 “아시아 시장에 남아 있는 투자금도 현지 운용사보다 규모가 크고 실적이 축적된 미국 운용사로 향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 KKR은 아시아서 3조7000억원 확보
아시아 사모대출 시장의 자금모집도 미국계 운용사들이 주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투자회사 KKR은 지난해 12월 아시아·태평양 사모대출 펀드에서 총 25억달러(약 3조7000억원)의 투자 가능 자금을 확보했다.
최근 아시아 지역에서 조성된 사모대출 펀드 가운데 가장 큰 규모 중 하나다.
반면 아시아 운용사 가운데서는 테마섹 계열 시타운인터내셔널과 그래나이트아시아 등이 지난해 사모대출 펀드 결성을 마쳤지만 전체 시장의 자금 감소 흐름을 돌리지는 못했다.
시장 관계자들은 기업 부실 위험이 커지는 시기일수록 투자자들이 지역 전문성보다 운용 규모와 장기 실적, 기업 구조조정 역량을 더 중요하게 평가한다고 진단했다.
◇개인은 떠나도 테마섹은 투자 확대
개인투자자의 이탈에도 대형 기관투자자들은 사모대출 시장에서 새로운 투자 기회를 찾고 있다.
싱가포르 국부펀드 테마섹은 이달 전체 자산에서 사모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을 현재 2%에서 2031년 5%로 높이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테마섹은 시장 전반에서 여전히 비교적 양호한 투자 기회가 나타나고 있다는 입장이다.
테마섹의 자산운용 플랫폼인 세비오라도 이달 미국 처칠자산운용과 약 4억달러(약 5880억원) 규모의 구조화 투자상품을 조성했다.
이 상품은 두 회사의 사모대출과 사모주식 펀드에 투자하며 조달 자금의 절반은 아시아 지역에 배정될 예정이다.
FT는 “아시아 사모대출 시장의 장기 성장 가능성이 사라진 것은 아니지만 기업 파산과 환매 증가로 위험 인식이 높아지면서 현지 운용사들이 미국 대형 운용사에 투자금을 빼앗기고 있다”고 전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