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모델3 결함조사 청원은 기각
모든 신차 대상 비상탈출 기준 제정 절차 착수
모든 신차 대상 비상탈출 기준 제정 절차 착수
이미지 확대보기미국 자동차 안전당국이 충돌이나 화재로 차량 전원이 끊겨도 탑승자가 쉽게 문을 열 수 있도록 새로운 비상탈출 기준을 마련하는 절차에 들어갔다.
전자식 매립형 도어 핸들을 광범위하게 적용해온 테슬라는 차량 설계를 변경해야 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27일(이하 현지시각)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은 모든 자동차에 견고하고 쉽게 식별할 수 있는 문 개방·탈출 장치를 의무화해달라는 청원을 받아들이고 규정 제정 절차에 최근 착수했다.
새 기준이 최종 확정되면 테슬라뿐 아니라 전자식 도어 개방 장치를 채택한 모든 신차에 적용될 수 있다.
NHTSA는 앞으로 관련 정보와 사고 자료를 추가로 수집하고 업계와 소비자 의견을 받은 뒤 새로운 연방자동차안전기준(FMVSS)이 필요한지 판단할 예정이다.
다만 블룸버그에 따르면 규정 제정 절차에 착수했다고 해서 실제 규정 도입이 확정된 것은 아니다. 구체적인 기준을 마련하고 자동차업체에 적용하기까지 여러 해가 걸릴 가능성도 있다.
◇테슬라 조사 청원은 기각…전체 차량 규제로 확대
이번 조치는 테슬라 모델3만을 대상으로 한 결함조사 청원과는 별개의 절차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 테슬라 운전자는 2025년 11월7일 2022년형 모델3의 수동식 비상개방장치를 쉽게 찾기 어렵다며 NHTSA에 결함조사를 요청했다.
청원자는 정면충돌 뒤 차량 전원이 완전히 끊기고 불이 나면서 전자식 문 개방 장치가 작동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수동식 개방장치를 찾지 못해 뒷좌석으로 이동한 뒤 뒷문 창문을 통해 차량에서 빠져나왔다고 밝혔다.
NHTSA는 사고나 화재 때 수동식 비상개방장치가 숨겨져 있거나 찾기 어려우면 탑승자가 차량 안에 갇혀 중상을 입거나 숨질 수 있다고 인정했다.
그러나 2022년형 모델3 약 17만9000대 가운데 같은 내용으로 확인된 소비자 신고가 청원자의 사례 1건뿐이고 현행 기준에도 수동식 개방장치의 위치나 표시 방법에 관한 규정이 없다는 이유로 결함조사 청원은 기각했다.
대신 NHTSA는 2025년 11월4일 접수된 별도의 청원을 받아들였다. 특정 테슬라 차량을 조사하는 대신 모든 자동차에 적용할 새로운 문 개방·비상탈출 기준을 마련하는 방식으로 문제를 다루기로 한 것이다.
◇전원 끊기면 외부 전자식 손잡이 작동 불능
테슬라는 공기저항을 줄이고 매끄러운 외관을 구현하기 위해 차체 표면과 평평하게 맞닿는 매립형 도어 핸들을 주요 차량에 적용해왔다.
모델3와 모델Y의 외부 손잡이는 겉으로는 기계식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손잡이를 당기거나 누르면 전기 신호가 문 잠금장치에 전달되는 구조다. 충돌로 저전압 배터리가 작동하지 않으면 구조대원이 차량 밖에서 문을 열기 어려울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차량 안에서는 앞좌석에 평상시 사용하는 전자식 버튼과 별도의 수동식 비상개방 레버가 마련돼 있다. 다만 차종과 생산 시점에 따라 뒷좌석 수동식 개방장치가 없거나 도어 포켓 안쪽 덮개 아래에 숨겨져 있어 긴급 상황에서 찾기 어렵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NHTSA에 따르면 결함조사 청원의 대상이 된 2022년형 모델3은 앞문에 수동식 개방 레버가 있지만 뒷문에는 기계식 개방장치가 없다. 앞문 레버에도 용도를 알려주는 별도의 표시는 부착되지 않았다.
◇내·외부 손잡이 구조 변경 가능성
새 규정이 제정되면 전자식 장치가 정상 작동하지 않을 때도 같은 조작부를 이용해 기계적으로 문을 열 수 있는 설계가 요구될 가능성이 있다.
앞좌석과 뒷좌석 모두에서 비상개방장치를 쉽게 확인하고 손이 닿을 수 있어야 한다는 기준도 검토 대상으로 거론된다. 외부 도어 핸들도 전원이 끊긴 상태에서 구조대원이 직관적으로 조작할 수 있는 형태가 요구될 수 있다.
미국 비영리 소비자단체 자동차안전센터의 마이클 브룩스 사무총장은 “규정 제정 절차를 시작한다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라며 “전자식 문과 탈출 관련 연방자동차안전기준을 강화하기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할 첫 단계”라고 말했다.
브룩스 사무총장은 절차가 신속하게 진행돼도 자동차업체의 최종 의무 적용 시점은 2030년 이전이 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규정이 기존에 판매된 차량에도 소급 적용돼 수백만대의 테슬라 차량을 개조해야 하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테슬라도 전자식·기계식 통합 설계 추진
테슬라도 도어 개방 장치를 더욱 직관적으로 바꾸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프란츠 폰 홀츠하우젠 테슬라 수석 디자이너는 전자식 개방 기능과 수동식 비상개방 기능을 하나의 조작 장치에 통합하는 방향으로 설계를 변경하고 있다고 지난해 밝혔다.
테슬라가 공개한 자율주행 로보택시 사이버캡에는 누르는 깊이에 따라 전자식과 기계식 기능이 작동하는 실내 버튼이 적용됐다. 외부에는 기존 매립형 손잡이 대신 차량 중앙 기둥인 B필러에 문 개방 버튼을 배치했다.
미국에 앞서 중국은 차량 안팎에 기계식 개방 기능을 갖추도록 하는 규정을 도입했다. 중국에서 판매되는 신차에는 2027년부터 새로운 기준이 적용될 예정이다.
미국에서도 비슷한 기준이 확정될 경우 테슬라는 주요 시장에서 전자식 매립형 도어 핸들과 비상개방장치를 동시에 재설계해야 할 가능성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