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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방산, 유럽 방공망 진입하나… 미국 공급 불확실성에 스위스 L-SAM 타진

패트리엇 납기 지연에 독·프랑스 공동체계와 3파전… 한화 "현지 생산 협의 가능"
천궁-II 이어 장거리 고고도 방공망 진입 기회… 유럽 스카이실드 재편 전략 맞물려
미국 방산 제조업의 과열과 글로벌 공급망의 우선순위 재편으로 패트리엇 미사일 인도가 지연되면서 유럽 통합 방공망의 공급 공백 우려가 커졌다. 스위스가 미국산 체계의 보완재로 한국형 장거리 지대공유도무기(L-SAM) 도입을 타진하면서 유럽 대공 방어 시장에서 한국 방위산업의 구조 변화 기회가 열리고 있다. 이미지=제미나이3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방산 제조업의 과열과 글로벌 공급망의 우선순위 재편으로 패트리엇 미사일 인도가 지연되면서 유럽 통합 방공망의 공급 공백 우려가 커졌다. 스위스가 미국산 체계의 보완재로 한국형 장거리 지대공유도무기(L-SAM) 도입을 타진하면서 유럽 대공 방어 시장에서 한국 방위산업의 구조 변화 기회가 열리고 있다. 이미지=제미나이3

미국 방산 제조업의 과열과 글로벌 공급망의 우선순위 재편으로 패트리엇 미사일 인도가 지연되면서 유럽 통합 방공망의 공급 공백 우려가 커졌다. 스위스가 미국산 체계의 보완재로 한국형 장거리 지대공유도무기(L-SAM) 도입을 타진하면서 유럽 대공 방어 시장에서 한국 방위산업의 구조 변화 기회가 열리고 있다.

스페인 매체 엘에스파뇰은 스위스 국방부가 미국산 패트리엇 미사일의 공급 지연과 비용 상승에 대응해 한국 L-SAM을 유력한 대안 후보군 중 하나로 설정하고 기술 검토를 시작했다고 9(현지시각) 보도했다. 우크라이나 지원 장기화와 중동 분쟁으로 미국 군수산업의 생산 병목이 심화함에 따라, 유럽 각국이 방공망 공급처 다변화에 나선 결과다.

2035년까지 번진 패트리엇 공급 차질… 스위스 차세대 방공망 흔들


스위스 연방방위조달청이 대공 미사일 도입 계획을 전면 재검토하기 시작한 이유는 독자 영공 방위 공백 우려 때문이다. 당초 스위스는 차세대 방공체계 사업 일환으로 미국산 패트리엇 미사일 5기 포대를 도입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미국의 우선순위 재배치로 인해 실제 인도 시기가 최대 2035년까지 지연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현재 스위스 장거리 지상기반 방공 시스템 수주전은 3파전 구도로 압축된다. 프랑스와 이탈리아의 합작 체계인 SAMP-T는 유럽연합(EU)의 정치 선호도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체계와의 완전한 친화성을 강점으로 내세운다. 우크라이나 전쟁을 통해 실전 운용 경험을 축적한 점도 유리한 요소다.

독일 주도의 IRIS-T SLX는 독일 중심의 유럽 방산 자립 전략인 '유럽 스카이실드 이니셔티브'와의 연계성을 앞세운다. 기존 스위스 방공 인프라를 재활용하는 제안으로 비용 효율성을 강조하며, 이 역시 일부 실전 검증을 거쳤다.

한국의 L-SAM은 경쟁국 대비 뛰어난 가격과 납기 유연성뿐만 아니라 고도 40~60km 상공에서 탄도미사일을 타격할 수 있는 독보적인 고고도 요격 성능으로 차별화를 꾀한다. 다만 경쟁 체계 대비 실전 운용 기록이 상대적으로 제한적인 점은 극복해야 할 요소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를 비롯한 한국 방산 업계는 스위스 측의 유럽 내 생산 요건을 고려해 일부 공정의 현지 분담 생산과 기술 이전 협의 가능성을 제시하며 수주 전략을 짜고 있다.

미국 무기 공급 불확실성 확대… K-방산 유력한 보완재 부상


미국의 공급 불확실성 확대는 스위스만의 문제가 아니다. 스페인 싱크탱크 엘콘피덴셜 분석에 따르면 미국 펜타곤은 최근 유럽 동맹국들과의 비공개 회의에서 NATO 모델에 약속했던 전투기, 급유기, 함정 등 핵심 군사 자산의 기여도를 대폭 낮추는 안을 공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년간 축적된 지정학 분쟁으로 요격 미사일과 정밀 유도 무기의 제조 라인이 포화 단계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이러한 수급 불균형은 한국 방산 기업에 새로운 기회를 열어준다. 오랜 제조 공백으로 생산 설비 증설에 수년이 걸리는 유럽 방산 기업들과 달리, 한국은 안정적인 원가 관리 체계와 양산 기반을 보존해 왔다. 폴란드 수주 사례로 입증된 대규모 적기 납품 역량은 대공 미사일 수급난에 직면한 유럽 국가들에 강력한 소구점으로 작용한다.

다만 L-SAM은 현재 한국 내에서도 초기 양산과 실전 배치 초기 단계에 있어 즉각적인 대체재로 단정하기는 어렵다. NATO 표준 통합 방공망과의 연동 시스템 검토와 실전 운용 기록 확보는 향후 협상 과정에서 풀어야 할 과제다. 그럼에도 최고 수준의 성능과 조기 인도 가능성 덕분에 패트리엇의 공백을 메울 유력한 후보군으로 부상했다는 평가가 업계에서 나온다.

제조 펀더멘털 싸움 개막… 협상 수준과 연동성이 성패 가른다


독일 라인메탈이 미국 록히드마틴과 협력해 유럽 현지에서 단거리 미사일 공동 생산 조립 라인을 구축하는 등 서방 메이저 방산 기업들도 시장 방어를 위한 합작 투자에 돌입했다. 한국 방산이 유럽 본토의 진입 장벽을 넘기 위해 향후 예의주시해야 할 포인트는 세 가지다.

우선 미국의 방산 제조업 증설 속도와 요격 미사일 공급 우선순위의 재조정 흐름을 봐야 한다. 미국산 패트리엇의 공급 병목 장기화 정도에 따라 유럽 각국 국방부의 대안 체계 도입 시급성이 결정된다.

다음으로 스위스 연방정부가 요구하는 유럽 내 공동 생산과 기술 이전 조항의 협상 타결 수준이다. 현지 하청 생산과 유지·보수 인프라 공유 조건을 경쟁국 대비 얼마나 유연하게 설계하느냐가 최종 계약의 가늠쇠가 된다.

마지막으로 중동 시장에서 검증된 천궁-II의 실전 신뢰도가 장거리 고고도 체계인 L-SAM에 대한 신뢰성 전이로 이어지는지 추이를 점검해야 한다. 이는 향후 유럽 스카이실드 이니셔티브 확장 과정에서 한국형 방공망 전체의 패키지 수출 가능성과 NATO 통합방공망 연동성을 결정짓는 핵심 지표가 될 전망이다.


김주원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park@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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