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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日 호위함 5척 전격 전력화…동남아 해양 판도 흔들린다

아부쿠마급 이양 최종합의, 일본 전후 최초 ‘퇴역 전투함 해외이전’ 기록
남중국해 포위망 급팽창… 한국산 중심 필리핀 군수체계엔 ‘보급 숙제’
일본 해상자위대의 연안 방위와 대잠 작전을 책임져온 2000톤급 주력 호위함 아부쿠마급 5번함 '치쿠마'함이 거친 파도를 가르며 기동하고 있다. 필리핀 정부는 중국의 남중국해 압박에 대응하기 위해 이 기종 5척을 일본으로부터 인도받아 전력화하기로 합의했다. 사진=일본 방위성이미지 확대보기
일본 해상자위대의 연안 방위와 대잠 작전을 책임져온 2000톤급 주력 호위함 아부쿠마급 5번함 '치쿠마'함이 거친 파도를 가르며 기동하고 있다. 필리핀 정부는 중국의 남중국해 압박에 대응하기 위해 이 기종 5척을 일본으로부터 인도받아 전력화하기로 합의했다. 사진=일본 방위성

남중국해에서 중국과 첨예한 영유권 갈등을 빚고 있는 필리핀이 일본 해상자위대(JMSDF)의 주력 호위함 5척을 통째로 인수하며 해군력을 전례 없는 수준으로 급팽창시키고 있다. 이는 일본이 전후 사상 최초로 퇴역 전투함을 외국 군대에 인도하는 기념비적인 사건으로, 미·일 동맹을 축으로 한 대중국 해양 포위망이 한층 더 촘촘해질 전망이다.

길베르토 테오도로 필리핀 국방장관은 지난 7일(현지 시각) 마닐라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일본과 필리핀 정부가 해상자위대 퇴역 예정인 2000톤급 '아부쿠마급' 호위함 5척을 필리핀 해군에 이양하기로 사실상 최종 합의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테오도로 장관은 "행정적 절차만 남았을 뿐 이미 기정사실화된 거래"라며 "이번 인도 결정은 일본 정부가 보여준 강력한 선의의 징표이며, 향후 2~3년 내에 전량 도입될 것"이라고 밝혔다.

고이즈미-테오도로 5월 담판 결실…일본 평화헌법 탈피·방산 수출 완화의 상징


이번 전격적인 합의는 지난 5월 마닐라에서 열린 고이즈미 신지로 일본 방위상과 테오도로 장관의 양자 회담이 도화선이 됐다. 당시 두 장관은 일본 정부의 정부안보원조(OSA) 및 상호접근협정(RAA) 체결 흐름에 발맞춰, 2027 회계연도부터 퇴역이 시작되는 아부쿠마급 호위함과 티시구공 훈련기 등의 방산 장비를 필리핀에 신속하게 이전하기 위한 실무그룹을 가동했다.
당초 필리핀은 최소 3척 확보를 목표로 했으나, 남중국해에서의 중국 해경선 및 해군력 압박이 거세지자 도입 규모를 5척으로 대폭 늘렸다. 일본으로서도 이번 이양은 방위장비 이전을 전면 허용하는 '방위장비이전 3원칙' 개정 이후 최대 규모의 전투함 해외 이전 사례로, 인도·태평양 지역 내 우방국의 해군력을 증강시켜 중국을 견제하겠다는 도쿄의 전략적 의도가 노골적으로 투영된 결과다.

비용 대비 효율적 확장 성공했지만…한국산 주력 해군 체계와 군수 적응은 숙제


필리핀이 인수할 아부쿠마급 호위함(기준배수량 2000톤, 전장 109m)은 비록 헬기 격납고와 광역 대공 미사일은 없으나, 연안 전투와 대잠전에 최적화된 정예 전투함이다. 76mm 오토멜라라 주포를 비롯해 하푼 대함 미사일, 팰랭크스 근접방어무기체계, 아스록 대잠로켓 및 어뢰발사관을 촘촘히 갖추고 있어 영해 수호 자산으로 높은 평가를 받는다. 필리핀은 군함들의 상태를 점검하는 즉시 전력화하고, 이를 수용할 전용 부두와 도크 시설을 추가 건설할 방침이다.

그러나 국방 전문가들은 필리핀 해군의 급격한 다국적화에 따른 물류 체계 과부하를 지적하고 있다. 현재 필리핀 해군은 한국 HD현대가 건조한 호세 리잘급 호위함과 최근 도입 중인 미겔 말바르급 초계함 등 '한국산 기체 및 군함 체계'를 중심으로 정비 체계와 군수 지원 구조를 짜놓은 상태다. 여기에 설계 철학과 부품 규격이 완전히 다른 일본 해상자위대의 베테랑 군함 5척이 동시에 유입될 경우, 군수 보급 창구 다변화 및 승조원 재교육 과정에서 상당한 예산과 시행착오가 따를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노정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noja@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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