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CR 2.50%로 0.25%포인트 올려…인플레 억제 위해 추가 긴축 가능성 시사
이미지 확대보기뉴질랜드중앙은행이 3년 만에 처음으로 기준금리를 올렸다.
경기 회복 조짐이 나타나는 가운데 물가를 목표 수준으로 되돌리기 위해 그동안의 통화 부양을 점진적으로 거둬들이겠다는 신호로 풀이된다.
블룸버그통신은 8일(이하 현지시각) 뉴질랜드중앙은행 통화정책위원회가 웰링턴에서 열린 회의에서 공식현금금리(OCR)를 0.25%포인트 인상해 2.50%로 결정했다고 보도했다. 시장과 경제학자들은 대체로 이번 인상을 예상했다.
뉴질랜드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인상한 것은 3년 만이다. 위원회는 경제 활동이 강화될 것으로 예상되며 이에 따라 통화정책의 부양 정도를 줄일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 뉴질랜드달러·국채금리 상승
금리 결정 이후 뉴질랜드달러와 뉴질랜드 국채금리는 상승했다. 시장은 이번 결정이 일회성 인상에 그치지 않고 추가 긴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신호에 반응했다.
중앙은행은 물가를 중기 목표로 되돌리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뉴질랜드중앙은행의 물가 목표는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1~3% 범위로 유지하되 중간값인 2% 부근으로 안정시키는 것이다.
뉴질랜드중앙은행은 이날 낸 성명에서 “향후 회의에서 추가 OCR 인상이 필요해 보인다”고 밝혔다. 다만 그 시점은 매우 불확실하다고 덧붙였다. 앞으로의 결정은 가격 결정 행태와 경제의 초과 생산능력이 중기 물가 압력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에 대한 위원회의 판단에 달려 있다는 뜻이다.
이는 뉴질랜드중앙은행이 추가 인상 가능성을 열어두면서도 정해진 경로를 제시하지는 않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물가와 성장, 국제 원자재 가격, 가계 수요 흐름을 지켜보며 단계적으로 대응하겠다는 메시지다.
◇ 부양 축소로 정책 방향 전환
이번 결정은 뉴질랜드 통화정책의 방향 전환을 의미한다. 뉴질랜드중앙은행은 지난해 경기 둔화와 물가 안정 흐름에 대응해 금리를 낮추거나 낮은 수준으로 유지해왔다. 그러나 올해 들어 물가 위험이 다시 커지고 경제 활동도 회복될 조짐을 보이면서 정책 기조가 바뀌었다.
지난 5월 회의에서도 금리 인상을 주장한 위원들이 있었다. 당시에는 위원회가 2.25% 동결을 결정했지만 일부 위원은 공급 충격과 인플레이션 기대 상승을 이유로 0.25%포인트 인상을 선호했다.
이번 7월 회의에서는 위원회가 만장일치로 금리 인상에 합의했다. 이는 물가를 다시 목표치에 맞추려면 더 이상 부양적 금융 여건을 유지하기 어렵다는 판단이 강해졌음을 보여준다는 해석이다.
뉴질랜드중앙은행은 통화정책이 여전히 부양적이라고 보고 있다. 기준금리를 올렸지만, 경제가 회복되는 상황에서는 이전보다 덜 완화적인 정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 호르무즈 재개방 뒤 유가 하락도 변수
뉴질랜드중앙은행은 글로벌 물가 환경도 함께 고려했다. 호르무즈 해협이 부분적으로 다시 열리면서 국제유가가 크게 하락했고 다른 석유화학 제품 가격도 낮아졌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단기 물가 압력은 다소 완화됐다.
그러나 중앙은행이 주목하는 것은 단기 유가보다 중기 물가 흐름이다. 원자재 가격이 내려도 기업의 가격 결정 행태나 임금, 서비스 물가가 높게 유지되면 물가 목표 복귀가 늦어질 수 있다.
뉴질랜드중앙은행이 추가 인상 가능성을 남긴 것도 이 때문이다. 단기 물가 부담은 일부 줄었지만 경기 회복과 수요 증가가 다시 물가를 자극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은 셈이다.
◇ 경제 회복 기대와 물가 경계
뉴질랜드 경제는 그동안 고금리와 글로벌 불확실성의 영향을 받아 둔화 흐름을 보였다. 그러나 중앙은행은 앞으로 경제 활동이 강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경제가 회복되면 고용과 소비, 기업투자가 살아날 수 있다. 이는 경기 측면에서는 긍정적이지만, 동시에 물가 압력을 키울 수 있다. 중앙은행 입장에서는 경기 회복을 해치지 않으면서도 인플레이션이 목표를 벗어나지 않도록 금리 수준을 조정해야 한다.
이번 금리 인상은 그런 균형 잡기의 시작으로 볼 수 있다. 뉴질랜드중앙은행은 지나치게 빠른 긴축이 성장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점을 알고 있지만 너무 늦게 움직이면 물가 기대가 다시 높아질 수 있다고 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 추가 인상 시점은 불확실
시장이 주목하는 다음 쟁점은 추가 인상 시점이다. 뉴질랜드중앙은행은 향후 금리 인상이 가능하다고 했지만 구체적 시기와 폭은 못 박지 않았다.
이는 통화정책 경로가 경제지표에 따라 달라질 수 있음을 뜻한다. 소비자물가, 임금, 고용, 기업 가격 결정, 글로벌 원자재 가격, 환율이 모두 변수다.
뉴질랜드달러 강세는 수입물가를 낮추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수출 기업에는 부담이 될 수 있다. 국채금리 상승은 금융 여건을 긴축적으로 만들고 가계와 기업의 차입 비용을 높인다.
따라서 뉴질랜드중앙은행은 추가 인상 가능성을 유지하되 경제가 실제로 얼마나 강해지고 물가가 얼마나 끈질기게 남는지를 확인하려 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