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롱 “매우 좋은 합의”…트럼프 “역사적”
19일 스위스 서명 전망에도 “합의는 모른다” 신중론
19일 스위스 서명 전망에도 “합의는 모른다” 신중론
이미지 확대보기프랑스에 모인 주요 7개국(G7) 정상들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끌어낸 이란과의 잠정 평화 합의에 지지를 표명했다.
18일(이하 현지시각) AP통신에 따르면 전날 프랑스 에비앙레뱅에서 열린 G7 정상회의 폐막일에서 각국 정상들은 호르무즈 해협을 다시 열고 불안정한 휴전을 연장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이란 합의안을 지지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3일간의 정상회의를 마무리하면서 이번 합의를 “매우 좋은 합의”라고 높이 평가했다. 그는 G7 동맹국들이 이를 지지하는 이유에 대해 “우리 경제에 끔찍한 결과를 가져온 큰 불안정 상황을 멈추는 합의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별도로 가진 기자회견에서 이번 합의를 “역사적”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다른 G7 정상들이 “이 합의를 좋아한다”며 “그들은 이 상황이 끝나는 것을 보고 싶어 한다”고 말했다.
AP에 따르면 미국 당국자들이 정상회의 종료 뒤 기자들에게 설명한 합의문에는 이란 핵 프로그램 문제를 다루는 최종 합의가 이뤄질 경우 미국과 유엔의 대이란 제재를 종료하도록 미국이 노력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과의 합의가 19일 스위스에서 공식 서명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히면서도 “합의라는 것은 모르는 일”이라며 서명 여부를 장담하지는 않았다고 AP는 전했다.
◇ 호르무즈 재개방이 핵심
이번 합의의 핵심 쟁점은 호르무즈 해협 통항 재개다. 호르무즈 해협은 세계 원유 수송의 핵심 길목으로, 전쟁 초기 이란이 사실상 봉쇄하면서 국제 에너지 시장의 불안이 커졌다.
G7 정상들은 프랑스와 영국이 주도하는 국제 해상 임무가 호르무즈 해협의 선박 운항 재개를 돕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 임무는 상선 보호, 해운사 신뢰 회복, 기뢰 제거 확인 등을 지원하는 방식이 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합의 이행을 통해 호르무즈 해협이 원유 운반선에 다시 열리고 계속 개방 상태로 유지돼야 한다고 강조해왔다. 그러나 국제사회는 합의가 실제로 이행될지, 해상 안전 보장이 얼마나 빠르게 작동할지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이란 전쟁은 지난 2월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시작됐다. 이후 호르무즈 해협 통항 차질과 중동 전선 확산 우려가 겹치면서 에너지 가격과 글로벌 공급망에 부담을 줬다.
◇ 레바논·헤즈볼라 휴전도 포함
합의안에는 이스라엘과 이란이 지원하는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 간 교전을 즉각 끝내는 내용도 포함됐다. 이는 합의안에서 가장 민감한 부분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이스라엘은 자국 방어권을 계속 행사하겠다는 입장을 유지해왔고, 레바논 내 상당 지역을 점령한 상태다. 미국 당국자들이 기자들에게 전달한 합의문에는 이스라엘의 최근 헤즈볼라 공격 이후 레바논의 영토 보전을 보장하는 조항도 들어갔다.
G7 정상들은 별도 선언에서 레바논의 헤즈볼라 무장해제 노력과 영토 보전, 주권 보호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즉각적이고 강력한 휴전을 통해 레바논 정부의 노력을 뒷받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레바논 전선에서는 3월2일 교전이 시작된 이후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약 4000명이 숨지고 100만명 이상이 피란한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스라엘이 헤즈볼라와 너무 오래 싸우고 있고, 너무 많은 사람이 죽고 있다”고 말했다.
◇ 우크라이나·마약조직 대응도 논의
G7 정상들은 이란 합의 외에도 러시아 침공에 맞서 싸우는 우크라이나 지원을 재확인했다. 이들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방공체계 제공을 늘리고, 러시아 석유·가스 산업을 포함한 제재도 강화하기로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을 둘러싼 논의가 “생산적”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모두 “무언가를 하고 싶어 한다”면서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는 것”이라고 말했다.
G7 정상들은 국제 마약 거래 대응도 강화하기로 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해 9월 이후 라틴아메리카 해역에서 마약 운반선으로 의심되는 선박을 상대로 군사공격을 벌였고, 이 과정에서 200명 이상이 숨졌다. 비판론자들은 해당 공격의 법적 근거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정상들은 별도 선언을 통해 이주민 밀수와 인신매매 대응 의지도 재확인했다. 이들은 이런 범죄가 각국의 국경 통제권을 훼손하고, 밀수·인신매매 피해자들을 생명 위협에 노출시킨다고 밝혔다.
◇ 트럼프, 모디와 무역협상 낙관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도 회담했다. 그는 미국과 인도가 무역 합의에 “매우 가까워졌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모디 총리를 “매우 강한 협상가”라고 표현하면서도 외모와 협상 스타일을 놓고 특유의 과장된 표현을 쏟아냈다. 그는 모디 총리를 “천사 같다”고 치켜세우면서도 “실제로는 매우 터프하다”고 말했다.
미국과 인도 관계는 중동 전쟁 여파로 다소 껄끄러운 상황에 놓여 있다. 지난 10일 오만만에서 미국이 이란 항만 봉쇄 과정에서 유조선을 공격했을 때 인도 선원 3명이 숨졌기 때문이다.
모디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인도 선원의 안전이 “우리에게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과 이란 간 합의 이행 과정에서 선원 안전 문제가 최우선 과제로 다뤄질 것이라고 믿는다고 덧붙였다.
이번 G7 정상회의는 AI의 미래와 경제성장, 중국의 보조금 수출 문제도 논의했다. 인도와 한국, 케냐, 브라질 정상들도 회의에 참여했다. 정상들은 중국이 보조금을 받은 제품을 수출시장에 대거 밀어내 자국 산업과 일자리를 위협하고 있다는 우려를 공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정상회의 뒤 파리 인근 베르사유궁 만찬에 참석한 뒤 워싱턴으로 돌아갈 예정이었다. 이란 합의가 실제 서명과 이행 단계로 넘어갈 경우,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과 레바논 휴전, 대이란 제재 완화 문제는 향후 국제유가와 중동 정세의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