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만삭스 “2027년 최대 1조4000억달러”…엔비디아·AMD·마이크론 수혜 거론
이미지 확대보기인공지능(AI) 인프라 투자 규모가 내년 1조달러(약 1520조원)를 크게 넘어설 수 있다는 골드만삭스의 전망이 나오면서 반도체 관련 종목에 대한 관심이 다시 커지고 있다.
그래픽처리장치(GPU), 중앙처리장치(CPU),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AI 데이터센터 핵심 부품을 공급하는 기업들이 수혜주로 거론된다.
모틀리풀은 골드만삭스가 2027년 AI 인프라 관련 자본지출이 9200억∼1조4000억달러(약 1398조∼2128조원)에 이를 수 있다고 14일(현지시각) 전망했다며 엔비디아, AMD, 마이크론 테크놀로지를 주목할 종목으로 제시했다.
골드만삭스는 올해 AI 인프라 관련 자본지출은 7000억달러(약 1064조원)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내년에도 투자 증가세가 꺾이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중간값인 1조2500억달러(약 1900조원)를 기준으로 하면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약 3%에 해당하는 규모다.
모틀리풀은 “이는 막대한 규모지만 19세기 말 미국과 영국의 철도 건설 붐 등 과거 대형 기술 인프라 투자 사이클과 비교하면 여전히 감당 가능한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 엔비디아, AI 훈련 시장 핵심 지위
첫 번째 수혜주로는 엔비디아가 꼽혔다. 엔비디아는 초기 AI 인프라 투자 확대의 최대 수혜 기업으로 평가된다. 대규모 AI 모델 훈련에 필요한 GPU 시장에서 여전히 핵심 공급자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엔비디아는 최근 분기 매출이 85% 증가하는 등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였다. 모틀리풀은 엔비디아 GPU가 AI 모델 훈련에 주로 쓰이는 핵심 칩이고, 초기 생성형 AI 기반 코드 상당수가 엔비디아의 쿠다(CUDA) 소프트웨어 플랫폼 위에서 작성됐다는 점을 경쟁력으로 꼽았다.
쿠다는 개발자들이 엔비디아 GPU를 활용해 병렬 연산을 수행하도록 돕는 소프트웨어 생태계다. AI 개발자들이 이미 쿠다 기반으로 모델과 도구를 구축해온 만큼 엔비디아의 시장 지위가 쉽게 흔들리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엔비디아는 추론과 에이전트형 AI 시장에서도 역할을 키우려 하고 있다. 추론은 학습된 AI 모델이 실제 질문에 답하거나 작업을 수행하는 단계다. 에이전트형 AI는 사용자의 지시를 받아 여러 단계를 스스로 계획하고 실행하는 AI를 뜻한다.
모틀리풀은 “엔비디아가 언어처리장치(LPU) 기술을 확보하고 ARM 기반 CPU도 내놓으면서 AI 인프라 지출 확대 국면에서 계속 주요 수혜 기업으로 남을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 AMD, 추론·에이전트형 AI서 기회
두 번째 종목은 AMD다. AMD는 AI 모델 훈련 시장에서는 엔비디아에 뒤처졌지만, 앞으로 커질 추론과 에이전트형 AI 시장에서는 더 나은 기회를 갖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모틀리풀은 추론 작업이 모델 훈련보다 기술적으로 덜 복잡하고, AMD의 록엠(ROCm) 소프트웨어도 최근 몇 년간 크게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이는 엔비디아 쿠다 생태계의 지배력을 일부 완화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
AMD의 칩렛 기반 GPU 설계도 장점으로 거론된다. 칩렛은 여러 작은 칩을 하나의 패키지처럼 연결해 성능과 효율을 높이는 설계 방식이다. AMD의 GPU는 더 많은 메모리를 탑재할 수 있고, 이는 추론 시장에서 중요하다. 추론은 연산 성능보다 메모리 용량과 대역폭이 병목이 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AMD는 추론 관련 GPU에서 각각 1000억달러(약 152조원) 규모의 공급 약정을 두 건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총 2000억달러(약 304조원) 규모로, 내년 성장의 핵심 동력이 될 수 있다는 평가다.
AMD는 데이터센터 CPU 분야에서도 강점을 갖고 있다. 에이전트형 AI가 확산되면 여러 단계의 추론과 작업 관리를 위해 CPU 수요도 늘어날 수 있다. AMD는 AI 에이전트 확산으로 GPU와 CPU 비율이 훈련 단계의 8대1에서 에이전트형 AI에서는 1대1로 바뀔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회사는 이 시장이 몇 년 안에 1200억달러(약 182조4000억원) 규모가 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 마이크론, HBM 수요 확대 수혜
세 번째 종목은 마이크론이다. AI 인프라 투자 확대는 메모리 시장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 GPU와 AI 칩이 최적 성능을 내려면 고대역폭메모리(HBM) 같은 특수 D램이 함께 탑재돼야 하기 때문이다.
HBM은 여러 D램 칩을 수직으로 쌓아 데이터 처리 속도와 대역폭을 크게 높인 메모리다. AI 연산에서는 방대한 데이터를 빠르게 주고받아야 하므로 HBM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다.
모틀리풀은 “추론 시장으로의 이동도 메모리 수요를 더 키울 수 있다”고 전했다. 추론은 연산 능력뿐 아니라 데이터 저장과 전달 능력이 중요해 메모리 병목이 발생하기 쉽다.
마이크론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와 함께 세계 3대 D램 업체로 꼽힌다. 모틀리풀은 D램 가격 상승에 힘입어 마이크론이 매출과 매출총이익률, 이익에서 기록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고 평가했다.
전체 D램 시장은 여전히 공급 부족 상태이며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가 계속될 경우 이런 수급 환경은 당분간 쉽게 바뀌지 않을 것으로 전망됐다. 모틀리풀은 마이크론이 장기 공급계약을 늘리기 시작한 점도 메모리 사업의 경기 변동성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봤다.
◇ AI 투자 확대, 기회와 부담 공존
골드만삭스의 전망은 AI 인프라 투자가 단기 유행에 그치지 않고 적어도 내년까지 대규모로 이어질 수 있다는 시각을 반영한다는 지적이다. 데이터센터, 반도체, 전력 인프라, 네트워킹 장비 등 AI 생태계 전반에 자금이 계속 투입될 수 있다는 의미다.
그러나 투자 확대가 곧바로 모든 AI 관련주의 주가 상승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대규모 설비투자가 실제 매출과 이익으로 연결돼야 하고, 이미 주가가 많이 오른 기업들은 밸류에이션 부담도 안고 있다.
모틀리풀은 엔비디아와 AMD, 마이크론을 AI 인프라 투자 확대의 핵심 수혜 후보로 제시했지만 각 기업의 강점은 다르다고 분석했다. 엔비디아는 AI 훈련과 소프트웨어 생태계, AMD는 추론과 데이터센터 CPU, 마이크론은 HBM과 D램 수요 확대가 핵심 투자 포인트다.
결국 AI 인프라 투자 사이클이 내년에도 이어질 경우 반도체 업종은 가장 직접적인 수혜를 받을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다. 다만 AI 투자 열풍이 실제 수익성 개선으로 이어질지, 또는 과잉투자와 고평가 논란으로 번질지는 앞으로 기업 실적과 데이터센터 수요가 가를 전망이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