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IEEPA 위헌 판결 후 환급액, 4월 대비 11배 폭증
관세 수입 전액 상쇄… 트럼프 관세 전략 재정 효과 '증발'
LG엔솔 등 국내 6000곳 환급 신청 채비… 한국기업 수령액 최대 4조 원 전망
관세 수입 전액 상쇄… 트럼프 관세 전략 재정 효과 '증발'
LG엔솔 등 국내 6000곳 환급 신청 채비… 한국기업 수령액 최대 4조 원 전망
이미지 확대보기블룸버그는 11일(현지시각) 미국 재무부가 트럼프 행정부의 핵심 무역 정책이 대법원에서 위헌 판결을 받은 이후 처음으로 대규모 관세 환급을 단행해, 5월 한 달간 환급액이 4월 대비 11배가량 급증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재무부 성명을 인용해 보도했다.
재무부 성명에 따르면 5월 관세 환급 규모는 약 220억 달러(약 33조 원)로, 4월의 20억 달러(약 3조 470억 원)에서 급격히 늘었다. 특히 5월에는 관세 수입과 환급액이 사실상 맞먹으면서 재무부가 관세로 거둔 순수입이 '제로(0)'에 가까워지는 초유의 상황이 빚어졌다.
대법원 판결이 쏘아 올린 환급 폭탄
이번 대규모 환급의 출발점은 올해 2월 20일 미국 연방대법원의 6 대 3 위헌 판결이다. 대법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국제긴급경제권한법(IEEPA)을 근거로 부과한 상호관세가 대통령 권한 범위를 넘어선다고 결정했다.
IEEPA를 단독 관세 부과 수단으로 쓸 수 없다는 취지였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같은 날 행정명령으로 IEEPA 관세를 폐지했고, 미국 세관국경보호국(CBP)은 같은 달 23일부터 징수를 중단했다. CBP는 이후 4월부터 환급 신청 접수를 시작했다.
재무부 성명에 따르면 관세 수입은 지난해 10월 정점을 찍은 뒤 내리막을 걷고 있다. 전체 회계연도(2025년 10월~2026년 5월) 8개월 재정 적자는 1조 2500억 달러(약 1904조 원)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9% 줄었지만, 환급 가속화로 이 성과가 빠르게 희석될 가능성이 높다.
스콧 베센트 재무장관은 최근 의회 청문회에서 "관세를 납부한 수입 기업들에게 돈을 돌려줄 것"이라고 밝혔지만, 구체적인 일정은 명확히 하지 않았다.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 예산모델 연구팀은 IEEPA 관세 환급 총액이 최대 1820억 달러(약 277조 원)에 이를 수 있다고 추산했다.
미국 의회예산국(CBO)도 지난 3월 "IEEPA 관세 폐지로 향후 10년(2026~2036년) 연방 재정 적자가 총 2조 달러(약 3047조 원) 늘어날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재정 적자는 줄었지만 '관세 공백' 이미 시작
아이러니하게도 재무부 성명에는 긍정적 수치도 담겼다. 회계연도 첫 8개월 재정 적자가 9% 줄어든 배경에는 관세 수입 급증이 있었다. 미국 의회예산국(CBO)은 올해 회계연도 관세 수입이 전년 대비 1290억 달러 이상 늘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세금정책연구소(Tax Foundation)는 "IEEPA 관세가 전체 관세 수입의 절반가량을 차지했다는 점에서 재정 충격이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판결 직후 무역확장법 122조를 근거로 10% 글로벌 관세를 새로 부과하며 세수 공백 메우기에 나섰지만, 법적 안정성과 규모 면에서 IEEPA 관세를 대체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LG엔솔 선두… 국내 6000곳 환급 신청 채비
미국의 대규모 환급 흐름은 한국 수출 기업들의 현금 회수 기대로도 이어지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달 7일 미국 정부에 IEEPA 관세 환급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회사 관계자는 "관세 환급 절차가 현재 진행 중인 사안으로 최종 환급 금액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며 "관련 내용에 대해 별도의 공식 입장을 밝히기 어렵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LG에너지솔루션의 환급 예상액을 1000억 원 이상으로 보고 있으며, 절차 완료까지 약 90일이 걸릴 것으로 추산된다.
LG에너지솔루션을 신호탄으로 현대차, 삼성SDI, SK온 등 주요 국내 기업들도 환급 신청 또는 관련 절차 검토에 나선 것으로 파악됐다. 수출업계에서는 국내 기업 전체의 환급 가능 규모가 최대 4조 원 안팎에 이를 수 있다고 본다.
CBP에 환급 신청이 가능한 국내 기업은 약 6000곳으로 추정된다. 다만 배터리업계 한 관계자는 "관세 환급은 단기 현금흐름 개선에 도움이 되지만, 미국 정부가 다른 방식으로 관세나 현지 생산 요건을 강화할 가능성이 있어 통상 리스크는 계속 관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도체, 자동차 완성차, 철강·알루미늄 등은 상호관세 예외 품목으로 환급 대상에서 빠진다는 점도 변수다.
진형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