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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연준 금리 인상 우려에 금·은·비트코인 일제히 폭락

인플레이션 공포·매파적 금리 전망에 안전자산 선호 심리 위축
실질 수익률 상승·달러 강세가 역풍…원자재-가상자산 시장 압박
기술적 지지선 붕괴에 단기 변동성 확대…장기적 지지 여부는 이견
가상 암호화폐 비트코인과 미국 달러 지폐를 표현한 일러스트.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가상 암호화폐 비트코인과 미국 달러 지폐를 표현한 일러스트. 사진=로이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이 커지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이 크게 출렁였다. 인플레이션 우려와 고금리 기조 장기화 전망이 투자 심리를 짓누르며 금, 은 등 귀금속은 물론 대표적 가상자산인 비트코인 가격까지 일제히 하락했다.
10일(현지시각) 미 경제방송 CNBC에 따르면 뉴욕상업거래소 등 금융시장에서 현물 금 가격은 전날보다 2.4% 하락한 온스당 4,161.63달러 선에 거래됐다. 미국 금 선물 가격 역시 2.2% 떨어진 4,194.90달러로 장을 마감했다. 은 현물과 선물 가격도 각각 2%, 1.6% 하락하며 온스당 64.01달러 선으로 밀려났다.

귀금속 가격이 급락하자 관련 주식과 상장지수펀드(ETF)도 직격탄을 맞았다. 프로쉐어즈 울트라 실버 ETF가 2.8% 하락했고, 아이쉐어즈 실버 트러스트는 1.4% 떨어졌다. 은 광산 기업인 퍼스트 마제스틱 실버(-3.8%)와 헤클라 마이닝(-3.1%)도 약세를 면치 못했다.

위험자산과 안전자산을 가리지 않는 자산 가격 하락은 가상자산 시장으로도 이어졌다. 비트코인은 추가적인 매도 압력을 받으며 약 1.3% 하락한 61,049.25달러에 거래됐다.
시장 전문가들은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긴장이 오히려 금리 인상 압박을 키우는 부메랑으로 돌아왔다고 분석했다.

CNBC에 따르면 ING의 상품 전략가 에바 만테이는 “미국과 이란 간의 분쟁이 100일을 넘어서며 지정학적 긴 고조가 유가를 자극하고 인플레이션 위험을 높였다”며 “이로 인해 중앙은행들이 긴축 통화 정책을 더 오래 유지할 것이라는 예상이 강화됐다”고 진단했다. 이어 “실질 수익률 상승은 금과 은 같은 무수익 자산에 분명한 역풍으로 작용하고 있으며, 높은 수익률과 매파적인 금리 전망이 안전자산 선호 심리를 압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 도구에 따르면 시장은 다음 주 연준이 기준금리를 동결할 확률을 98.2%로 보면서도, 오는 10월 회의에서 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을 약 40% 반영하기 시작했다. 유럽중앙은행(ECB) 역시 다가오는 정책 회의에서 금리를 25bp(1bp=0.01%) 인상할 것이라는 관측이 압도적이다.

최근 고용 지표 호조와 달러화 강세도 자산 시장 전반의 신용 여건을 악화시키는 요인이다. 갈리티스의 최고경영자(CEO) 라즈 아브롤은 “실질 수익률 상승과 달러 강세가 동시에 나타나면 레버리지 대출자나 차환을 앞둔 차입자들의 자본 비용이 상승한다”며 “금속 거래 부문이 이러한 거시 경제 변화에 가장 빠르게 반응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번 하락을 시장의 과도한 레버리지가 해소되는 과정으로 해석했다. 웨이브 디지털 애셋의 라지브 사우니 포트폴리오 관리 책임자는 “최근 이틀간 여러 자산이 주식 시장과 높은 상관관계를 보였다”며 “과도한 포지션을 청산하기 위해 우량 자산을 매각하는 전형적인 ‘시장의 정화 작용(레버리지 축소)’이 일어난 것”이라고 분석했다. 기술적으로도 금과 은 가격이 모두 장기 추세선인 200일 이동평균선을 이탈해 단기적인 불안정세가 지속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시티그룹은 가을까지 금값이 현재보다 20% 더 하락할 수 있다는 비관적인 보고서를 내놓기도 했다.

반면 최근의 조정을 장기 강세장 속의 일시적 후퇴로 보는 시각도 존재한다. 웰링턴 매니지먼트의 투자 전략 분석가 알렉스 킹은 “이번 하락은 추세 붕괴라기보다 경기 순환적 과잉 공급을 반영한 것일 수 있다”며 “각국 중앙은행의 외환보유고 다변화 수요와 잠재적인 달러 약세 전환 가능성을 고려할 때 금의 장기적 지지선은 여전히 견고하다”고 평가했다. 특히 중국이나 일본 등 주요 국채 보유국들이 미국 국채 시장 대비 규모가 작은 금 시장으로 자산을 미미하게 재배분하더라도 금 가격은 언제든 다시 반등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인수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tjlee@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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