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HBM 다년 공급·SKT AI팩토리 2027년 가동·LG 휴머노이드 확정
새만금 'AI 밸리' 선언… 젠슨 황 "한국, AI 혁명 최적지"
새만금 'AI 밸리' 선언… 젠슨 황 "한국, AI 혁명 최적지"
이미지 확대보기엔비디아는 지난 8일(현지시각) 공식 블로그를 통해 젠슨 황(Jensen Huang) 최고경영자(CEO)의 서울 방문 결과를 공개하며, SK그룹·LG그룹·현대차그룹·네이버·두산그룹 등과의 협력 내용을 발표했다.
황 CEO는 지난 4일부터 8일까지 나흘간 서울에 머물며 "한국은 제조·전자·소프트웨어·AI 모두에서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밝혔다. 이번 방한은 지난해 11월에 이어 7개월 만으로, AI 공급망 하반기 구축을 앞두고 한국을 핵심 거점으로 재확인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SK하이닉스 HBM 장기 공급·SKT 기가와트 AI클라우드… 2027년 첫 가동
이번 협력의 핵심축은 SK그룹이다. SK하이닉스는 엔비디아의 AI 인프라 로드맵에 맞춰 차세대 메모리를 공동 개발하고, 안정적 공급을 뒷받침하는 장기 기술 파트너십을 강화하기로 했다.
황 CEO는 "AI 팩토리는 차세대 산업혁명의 엔진이고, 첨단 메모리는 그 성능의 핵심"이라며 SK하이닉스를 최대 메모리 파트너로 재확인했다.
SK텔레콤(SKT)은 엔비디아 DSX 플랫폼을 기반으로 국내에 기가와트급 AI 클라우드를 구축할 계획이며, 2027년 첫 번째 AI 팩토리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엔비디아와의 긴밀한 파트너십을 통해 반도체 칩부터 데이터센터 운영에 이르기까지 풀스택 AI 인프라 역량을 확보하게 됐다"고 밝혔다.
황 CEO는 지난 2일 타이베이 컴퓨텍스 2026 행사에서 SK하이닉스 전시 부스를 방문해 HBM4E 웨이퍼 위에 "더 많이 만들어 달라(Please Make More)"고 직접 서명하는 장면이 포착되기도 했다.
NH투자증권 류영호 연구원은 "이번 SK하이닉스-엔비디아 협약은 메모리 반도체 업계가 범용에서 AI 워크로드 맞춤형 고부가 솔루션으로 진화하는 흐름을 단적으로 보여준다"고 말했다.
LG, 엔비디아와 '휴머노이드+데이터센터' 투트랙 협력… 블랙웰 GPU 1만 개 도입
이번 협력에서 가장 주목받는 파트너 중 하나는 LG그룹이다. 황 CEO는 8일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구광모 LG그룹 회장과 첫 공식 면담을 가진 뒤 기자들과 만나 "모터 기술과 기계 시스템 분야에서 함께 작업하며 휴머노이드 로봇과 미래 로봇 기술을 결합하고 있다"고 말했다.
황 CEO는 또 "미래 데이터센터 아키텍처 구상도 LG와 함께 하고 있다"고 덧붙이며 협력 범위를 '로봇'과 '인프라' 두 축으로 규정했다.
LG전자는 엔비디아의 아이작(Isaac) GR00T 파운데이션 모델을 기반으로 자체 피지컬 AI 모델을 개발했으며, 엔비디아 젯슨 토르(Jetson Thor) 플랫폼을 탑재한 가정용 로봇 '클로이(CLOi)'를 올해 1월 CES 2026에서 선보였다. 클로이는 엔비디아 아이작 플랫폼으로 디지털 트윈 환경에서 훈련한다.
기술 협력의 기반은 이미 상당히 쌓여 있다는 평가다. LG전자는 로봇 원가의 40~50%를 차지하는 핵심 구동 부품인 액추에이터를 경남 창원공장 파일럿 라인에서 올해 상반기 중 초도 양산에 들어갈 예정이며, 내년부터 외부 판매를 본격화한다는 계획이다.
류재철 LG전자 사장은 올해 정기주주총회에서 "액추에이터를 직접 설계·생산해 전 세계 로봇 제조사에 공급하는 기업 간 거래(B2B) 부품 사업을 본격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데이터센터 협력도 병행한다. LG그룹은 AI 전환을 가속화하기 위해 자사 역사상 단일 구매로는 최대 규모인 엔비디아 블랙웰(Blackwell) GPU 1만 개를 도입할 계획이며, 총 투자 규모는 수조 원에 달할 전망이다.
하나증권은 LG전자의 2026년 영업이익을 전년 대비 55% 증가한 3조 8000억 원으로 전망하며 로봇·데이터센터 냉각 사업을 성장 동력으로 꼽았다. 이 같은 기대감을 반영해 LG전자 주가는 올 들어 300%를 웃도는 상승세를 기록했다.
현대차 자율주행·두산 로봇 공장·네이버 소버린 AI… 한국이 '피지컬 AI' 생산국으로
메모리 공급 일변도였던 한국의 역할이 이번 방한을 계기로 로봇·모빌리티·산업자동화 전반으로 넓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황 CEO는 "AI 팩토리 운영의 가장 큰 과제인 열 관리와 전력 문제는 LG와 두산이 맡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차그룹과는 정의선 회장과의 면담에서 자율주행, 로봇 공장 운영, AI 제조 분야 파트너십 확대를 확인했다. 황 CEO는 새만금에 건설할 AI 데이터센터를 미국의 실리콘밸리에 빗대 'AI 밸리'라고 부르며 "이곳에 엔비디아를 세우게 돼 매우 기쁘다"고 말했다.
두산그룹과는 두산로보틱스·두산밥캣·두산에너빌리티에 걸쳐 피지컬 AI와 로봇 분야 협력을 확대하기로 했다.
네이버는 엔비디아 DSX 플랫폼 기반으로 세종 GAK 데이터센터를 55메가와트(MW)에서 기가와트급으로 단계적으로 확장하고, 한국기업 최초로 엔비디아 네모트론(Nemotron) 연합에 합류해 오픈 모델 개발에도 참여한다. 올 하반기 AI 에이전트 플랫폼도 국내에 출시할 예정이다.
황 CEO는 방한 마지막 날 국내 AI 생태계 파트너 200여 명을 초청한 자리에서 "내년에는 이 자리가 10배, 2000명이 모이는 행사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황 CEO는 방한 기간 기자들과 만나 "비즈니스가 활황이고, 한국 파트너들은 나에게 매우 소중하다"고 강조했다. 증권가에서는 이번 협력들이 한국을 부품 공급자에서 AI 생산국으로 격상시키는 전환점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진형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