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확대보기이란 전쟁으로 국제 유가 변동성이 급격히 확대되면서 미국의 석유·가스 인수합병(M&A) 시장이 사실상 멈춰 섰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2일(현지시각) 보도했다.
FT에 따르면 올해 초까지만 해도 활발했던 미국 에너지 업계 거래는 최근 유가 급등과 변동성 확대로 인해 가격 산정이 어려워지면서 협상이 중단되거나 지연되고 있다.
브렌트유 가격은 지난주 초 배럴당 115달러(약 17만200원)까지 급등한 뒤 이란의 카타르 가스 시설 공격 이후 112.19달러(약 16만6000원) 수준으로 마감했다. 급격한 가격 변동으로 기업 가치 평가가 어려워지면서 거래가 사실상 멈췄다는 분석이다.
◇“아무도 가격 못 정한다”…거래 전면 중단 분위기
미국 석유·가스 업계 관계자들은 현재 시장 상황을 “마비 상태”로 표현하고 있다.
브라이언 루크 빈슨앤엘킨스 파트너는 “모든 것이 멈췄다”며 “장기 계약 일부를 제외하면 지금은 아무도 가격을 매길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여러 기업들이 매각 절차를 진행하다가 입찰을 중단하거나 연기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 에너지 투자은행 고위 관계자는 “입찰을 받아도 가격이 제각각이라 의미가 없다”며 거래를 일시 중단했다고 밝혔다.
이 같은 상황은 미국 휴스턴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에너지 행사 ‘세라위크(CERAWeek)’를 앞두고 발생해 업계에 더 큰 충격을 주고 있다. 전통적으로 이 행사는 대형 거래가 집중되는 시기로 꼽힌다.
◇올해 초 45조원 규모 거래…전쟁 이후 급격히 냉각
올해 들어 미국 석유·가스 M&A 규모는 450억달러(약 66조6000억원)로 최근 2년 내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데번에너지와 코테라에너지 간 합병이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업계에서는 셰일 산업 재편과 아시아 수요 증가, 인공지능(AI) 확산에 따른 에너지 수요 증가 등을 배경으로 올해 거래가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기대했지만 전쟁 이후 분위기가 급격히 냉각됐다.
◇“변동성이 최대 변수”…트럼프 행정부 규제 완화에도 영향 제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 들어 에너지 기업 인수합병에 대한 규제는 완화된 상태다. 조 바이든 행정부 시절에는 연방거래위원회(FTC)가 거래를 엄격히 심사했지만, 현재는 상대적으로 규제 부담이 줄었다.
이 때문에 일부 기업들은 규제 환경이 우호적인 현 시기에 거래를 마무리하려 했지만 유가 변동성이 더 큰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콘래드 기빈스 제프리스 투자은행 미주 지역 업스트림 공동대표는 “변동성은 보통 거래에 부정적이지만 지금은 특히 상황이 다르다”고 말했다.
◇“유가 안정 전까지 거래 재개 어려워”
업계에서는 유가가 안정되기 전까지 거래가 본격적으로 재개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매수자와 매도자 간 가격 격차가 크게 벌어져 협상 자체가 성립되기 어렵다는 이유다.
오스틴 리 브레이스웰 파트너는 “현재는 자산 가격을 어디에 맞춰야 할지 판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시장 변동성이 가라앉아야 매도자와 매수자 간 가격 차이가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김현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