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글로벌이코노믹 로고 검색
검색버튼

나프타 60% 폭등…현대차·LG화학 공급망 ‘비상’ 및 향후 전망

중동 전쟁 여파 원료값 급등…호르무즈 해협 마비에 한·일 생산 차질
에틸렌 공장 가동률 50% 하락…석유화학발 인플레이션 공포 확산
정부 ‘경제 안보’ 품목 지정…러시아산 나프타 대체 수입선 긴급 검토
LG화학 여수 NCC(납사분해시설) 공장 전경. 사진=연합뉴스이미지 확대보기
LG화학 여수 NCC(납사분해시설) 공장 전경. 사진=연합뉴스
중동 전쟁으로 전 세계 에너지 수송의 요충지인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되면서 대한민국 경제의 핵심 동력인 석유화학 산업이 원료 고갈에 따른 가동 중단 위기에 직면했다.
AFP통신이 21일(현지시각)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석유화학 제품의 기초 원료인 나프타 가격은 전쟁 발발 이후 60% 이상 폭등하며 한국과 일본의 제조 공급망을 강하게 압박하고 있다.

미쓰비시·LG화학 ‘공급 불능’ 선언…에틸렌 생산 50% 급감


중동발 물류 대란은 아시아 석유화학 벨트의 가동률을 즉각적으로 떨어뜨리고 있다. 나프타 수입량의 74%를 중동에 의존하는 일본의 경우, 전체 12개 에틸렌 생산 설비 중 절반이 이미 감축 운행에 들어갔다.

일본 최대 화학 기업인 미쓰비시 케미칼(Mitsubishi Chemical)은 나프타 분해 설비인 '스팀 크래커' 가동률을 전격 하향 조정했다.

미쓰비시 측 관계자는 "원료 수입 감소가 불가피한 상황에서 설비의 전면 중단을 막기 위한 선제적 조치"라고 설명했다. 미쓰이 화학(Mitsui Chemicals) 역시 공장 두 곳의 가동을 줄이며 대응에 나섰다.

국내 산업계의 타격도 가시화되고 있다. LG화학은 일부 제품에 대해 '불가항력(Force Majeure)' 선언 가능성을 고객사에 통보하며 공급망 붕괴를 공식화했다.

이는 원료 부족으로 계약 물량을 제때 공급할 수 없음을 의미하며, 향후 자동차 부품, 가전 소재 등 연관 산업 전반에 '도미노 타격'을 줄 것으로 보인다.

정부 ‘나프타 수출 제한’ 카드…경제 안보 핵심 품목 지정

정부는 이번 사태를 국가 경제의 비상 상황으로 규정하고 긴급 대응에 나섰다. 나프타를 경제 안보 핵심 품목으로 지정하고, 이번 주말까지 수출 제한을 포함한 수급 안정 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다.

국내 보유 물량을 우선 확보하여 내수 제조업의 붕괴를 막겠다는 강력한 의지다.

노무라 증권 분석팀은 "일본 내 나프타 재고가 20일분 수준에 불과해 해협 봉쇄가 2주 이상 지속될 경우 산업 전반에 치명적인 타격이 불가피하다"고 분석했다.

싱가포르의 석유화학 대기업 PCS가 이미 포스마조르(불가항력)를 발령한 가운데, 아시아 석유화학 산업 전체가 멈춰 설 수 있다는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러시아산 대체재 확보 및 석유화학 제품가 인상 가속화


이번 위기는 과거 1970년대 오일쇼크 당시의 수급 대란과 흡사하지만, 중국의 설비 증설에 따른 과잉 공급 문제와 맞물려 한·일 기업들에게 더욱 가혹한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

블룸버그의 필립 거츠(Philip Geurts) 분석가는 "한·일 양국은 중동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아 제품 가격 상승의 수혜를 입기보다 생산 자체가 불가능한 역설적 상황에 놓였다"고 진단했다.

이에 따라 국내 업계는 중동을 대체할 공급처로 러시아산 나프타 도입을 적극 검토 중이다. 지정학적 리스크를 감수하더라도 당장의 원료 고갈을 막겠다는 전략이다.

반면 중국은 자체 정제 능력과 러시아와의 밀착을 통해 이번 위기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워, 향후 동북아 석유화학 시장의 주도권이 중국으로 급격히 쏠릴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나프타 가격 폭등은 결국 플라스틱 소비재부터 자동차, 건설 자재에 이르기까지 전방위적인 물가 상승 압박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중동 전쟁의 장기화 여부가 2026년 한국 경제의 상반기 실적을 결정지을 최대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진형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inwook@g-enews.com
맨위로 스크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