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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펜타곤, 팔란티어 '메이븐 AI' 미군 공식 프로그램 지정

AI 기반 표적 식별·전장 데이터 분석 체계, 전 군 통합 배치…'데이터 중심 전쟁' 시대 공식 선언
파인버그 부장관 3월 9일 서한…"모든 영역에서 적을 탐지·억제·압도"
이란 작전서 수천 회 정밀 타격 지원…개전 초 1000개 표적 식별 실적
앤스로픽 '클로드' AI 탑재 논란…공급망 위험 지정 속 'AI 무기 윤리' 변수
군사 계획 수립에 활용되고 있는 팔란티어의 메이븐 시스템. 인공지능은 복잡한 지형지물 속에서도 적의 이동식 발사대나 장갑차를 신속하게 찾아내 지휘관의 타격 결심을 돕는다. 사진=팔란티어이미지 확대보기
군사 계획 수립에 활용되고 있는 팔란티어의 메이븐 시스템. 인공지능은 복잡한 지형지물 속에서도 적의 이동식 발사대나 장갑차를 신속하게 찾아내 지휘관의 타격 결심을 돕는다. 사진=팔란티어

미 국방부(Pentagon)가 팔란티어(Palantir)의 인공지능(AI) 플랫폼 '메이븐(Maven)'을 미군의 공식 프로그램(Program of Record)으로 지정하고 전 군에 통합 배치하기로 했다. 로이터통신이 21일(현지 시각) 단독 보도한 바에 따르면, 스티브 파인버그(Steve Feinberg) 국방부 부장관은 3월 9일자 서한을 통해 이 방침을 군 지도부에 전달했다. 이는 메이븐이 단순한 실험적 단계를 넘어, 미군의 장기적 무기 타격 및 전술 데이터 분석을 주도하는 '표준 운영 체계'로 자리 잡았음을 의미한다.

이란 작전에서 실전 검증…개전 초 1000개 표적 식별


메이븐은 위성, 드론, 레이더, 각종 센서 및 정보 보고서에서 수집된 방대한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분석하여 적의 군용 차량, 건물, 무기 저장고 등 잠재적 위협과 표적을 자동으로 식별하는 지휘통제(C2) 플랫폼이다. 과거 수 시간이 걸리던 표적 분석·식별 작업을 단 몇 분으로 단축시키며 미군의 의사결정 속도를 획기적으로 높여왔다.

메이븐은 이란 전쟁의 개전 초기 단계에서 중추적 역할을 수행하며, 공격 초기 몇 시간 내에 1000개의 표적을 식별·교전하는 데 기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펜타곤 AI 사무소를 이끄는 캐머런 스탠리(Cameron Stanley)는 최근 팔란티어 행사에서 메이븐의 중동 무기 표적 활용 사례를 시연하며 "처음 시작했을 때는 방금 본 것을 하는 데 무려 몇 시간이 걸렸다"고 밝혔다.

NGA에서 CDAO 직속으로…관리 체계 전환의 의미


파인버그 부장관의 서한은 30일 이내에 메이븐의 관리 주체를 국가지리정보국(NGA)에서 국방부 직속 최고디지털·인공지능국(CDAO)으로 이전하도록 명령했다. 향후 팔란티어와의 계약 관리는 육군이 전담한다. 이는 메이븐이 초기 드론 영상 라벨링 프로그램(2017년)에서 출발해 정보기관 주도 프로젝트를 거쳐, 이제 국방부 전체의 AI 전략을 통괄하는 조직으로 이관된다는 의미다.

공식 프로그램 지정은 기존의 임시 '브리지' 계약 방식에서 벗어나 안정적이고 장기적인 예산 확보를 가능케 한다. 팔란티어는 2024년 4억 8000만 달러 규모 계약을 시작으로, 2025년 5월 계약 한도가 13억 달러로 상향되었고, 지난여름에는 미 육군과 최대 100억 달러 규모의 계약까지 체결했다. 이러한 일련의 성과는 팔란티어의 주가를 지난 1년간 약 2배로 끌어올리며 시가총액 약 3600억 달러(약 540조 원)에 육박하게 했다.

AI 무기 윤리와 앤스로픽 '공급망 위험' 논란


메이븐의 공식화에는 윤리적 변수도 따른다. 유엔(UN) 전문가 패널은 AI가 인간의 개입 없이 무기 표적을 선정하는 것이 윤리적·법적·보안상 위험을 초래한다고 경고해 왔다. AI가 학습 데이터의 편향성을 그대로 반영해 오폭이나 민간인 피해를 유발할 수 있다는 우려다. 팔란티어는 "메이븐은 살상 결정을 내리지 않으며, 표적 선정과 승인은 인간이 담당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또 하나의 중요한 변수는 앤스로픽(Anthropic) 문제다. 로이터가 이전에 보도한 바에 따르면, 메이븐 소프트웨어 내부에 앤스로픽의 '클로드(Claude)' AI가 탑재되어 있다. 그런데 앤스로픽은 자사 AI 모델이 자율 무기 배치나 미국 시민 대량 감시에 활용되지 않도록 보장을 요구한 바 있고, 이를 둘러싼 수개월간의 마찰 끝에 펜타곤으로부터 '공급망 위험 요소'로 지목되었다. 메이븐의 AI 아키텍처 내부에서 클로드의 역할과 대체 방안은 향후 중요한 쟁점이 될 수 있다.

프로젝트 메이븐의 핵심 타임라인. 인포그래픽=글로벌이코노믹/구글 제미나이이미지 확대보기
프로젝트 메이븐의 핵심 타임라인. 인포그래픽=글로벌이코노믹/구글 제미나이


'데이터 중심 전쟁' 선언의 함의와 한국에 주는 시사점


파인버그 부장관이 서한에서 "AI 기반 의사결정을 우리 전략의 '초석(Cornerstone)'으로 확립해야 한다"고 명시한 것은, 미군이 전통적 물량 중심의 전쟁에서 '데이터 중심의 전쟁'으로 완전히 이동했음을 공식 선언한 것이나 다름없다. 메이븐의 '수만 명' 사용자 규모와 이란 전쟁에서의 실전 검증은 AI가 더 이상 보조적 도구가 아니라 전쟁의 '핵심 인프라'로 자리 잡았음을 보여준다.

한국군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한국군은 AI 기반 전장 관리 체계 구축을 추진 중이나, 메이븐과 같은 통합형 AI 표적 식별·데이터 분석 플랫폼의 국산화 수준에 대한 점검이 필요하다. 또한 AI 무기 체계의 윤리적 가이드라인 수립, '인간 개입(human in the loop)' 원칙의 구체화, 그리고 AI 공급망의 보안성 확보 문제는 미군의 메이븐 경험에서 중요한 교훈이 될 것이다.


노정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noja@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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