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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극초음속 스크램제트 시뮬레이션 '1주일' 만에 완결

2억 격자·비평형 모델로 '수년→1주일' 단축…기존 모델 성능 21% 과대평가 규명
중국과학원 야오웨이 교수팀, '연소와 화염' 3월호에 논문 게재
HyShot II 기반 2억 2100만 격자…글로벌 표준(1,000만) 대비 20배 정밀도
'기밀 국가 프로젝트' 모델 설계 지원…CJ-1000·YJ-19 등 극초음속 전력 확산 기반
중국인민해방군의 극초음속 무기. 중국 연구진이 개발한 극초음속 스크램제트 엔진 내부의 공기 흐름과 연소 현상을 시뮬레이션하는 소프트웨어는 수억 개의 데이터 포인트를 일주일 만에 처리하며 미사일의 실제 추력과 연소 효율을 정밀하게 예측해낸다. 사진=중국인민해방군이미지 확대보기
중국인민해방군의 극초음속 무기. 중국 연구진이 개발한 극초음속 스크램제트 엔진 내부의 공기 흐름과 연소 현상을 시뮬레이션하는 소프트웨어는 수억 개의 데이터 포인트를 일주일 만에 처리하며 미사일의 실제 추력과 연소 효율을 정밀하게 예측해낸다. 사진=중국인민해방군

중국이 극초음속 무기 체계의 핵심인 스크램제트(Scramjet) 엔진의 복잡한 물리 현상을 단 1주일(168시간) 만에 완벽하게 시뮬레이션할 수 있는 혁신적인 소프트웨어를 개발했다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0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중국과학원(CAS) 역학연구소의 야오웨이(Yao Wei) 교수팀이 개발한 이 소프트웨어는 기존 슈퍼컴퓨터로 수년이 걸리던 작업을 획기적으로 단축한 것으로, 관련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연소와 화염(Combustion and Flame)' 3월호에 게재되었다.

'초음속 폭풍 속 성냥불 켜기'…비평형 상태의 난제 해결


스크램제트 엔진은 마하 5 이상의 초고속 공기 흐름 속에서 연료를 연소시켜 추진력을 얻는 장치로, '초음속의 폭풍 속에서 성냥불을 켜는 것'에 비유될 만큼 기술적 난도가 높다. 특히 극한의 속도에서 발생하는 고온·고압은 공기 분자를 진동시키거나 분해·이온화시키는 '열·화학적 비평형(Non-equilibrium)' 상태를 유발하는데, 이를 정확히 계산하는 것이 엔진 설계의 성패를 좌우한다.

야오 교수팀은 '동적 구역 화염편 모델(DZFM)'과 '구역 비평형 모델(ZNM)'을 결합한 새로운 수치해석 기법을 도입했다. 호주의 HyShot II 스크램제트 엔진 시험 데이터를 바탕으로 엔진 내부를 2억 2100만 개의 계산 격자(Cell)로 나누어 시뮬레이션을 진행했다. 이는 통상적인 글로벌 연구 수준(1000만 개 미만)의 20배가 넘는 초고해상도다.

'기존 모델은 너무 낙관적이었다'…효율 8.9%, 추력 21.6% 과대평가 규명


이번 연구의 가장 중요한 발견은 단순한 계산 속도 향상이 아니라, 기존 모델의 과대평가 문제를 규명한 점이다. 인터레스팅 엔지니어링(Interesting Engineering)은 이 점을 특히 강조하며 "개선된 모델은 연소 효율이 예상보다 낮고, 추력도 최대 21.6% 낮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이는 기존 모델링이 엔진 성능을 너무 낙관적으로 보았다는 의미"라고 분석했다. 구체적으로 수소 연료 시험에서 비평형 조건은 연소 효율을 8.9%, 추력을 21.6% 감소시켰다.

이는 전 세계 스크램제트 설계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친다. 기존의 평형 상태 가정 모델로 설계된 엔진은 실제 비행 시 예상보다 낮은 성능을 낼 수밖에 없다는 의미이므로, 비평형 모델을 통해 연료 분사 방식, 연소실 기하학 구조, 냉각 시스템 등을 실제 물리 현상에 가깝게 최적화할 수 있게 되었다는 점이 핵심이다.

중국 연구진이 개발한 소프트웨어와 글로벌 일반 수준 비교. 인포그래픽=글로벌이코노믹/구글 제미나이이미지 확대보기
중국 연구진이 개발한 소프트웨어와 글로벌 일반 수준 비교. 인포그래픽=글로벌이코노믹/구글 제미나이


DF-17에서 CJ-1000까지…극초음속 전력 전방위 확산

중국은 2019년 세계 최초의 실전 배치 극초음속 활공비행체(HGV) DF-17을 시작으로, 6년 만에 극초음속 무기의 전 스펙트럼을 구축했다. 특히 스크램제트 기술을 활용한 '공기흡입식(Air-Breathing)' 극초음속 미사일이 주목된다. 함정·잠수함 발사형 대함 미사일 YJ-19와 수천 km 사거리의 장거리 순항미사일 CJ-1000이 대표적이다.

아키뉴지(Archynewsy)는 CJ-1000의 사거리가 약 6000km에 달하며 마하 6 이상의 속도를 내고, 현재 중국과 러시아만이 실전 배치된 지상 발사형 스크램제트 극초음속 미사일을 보유한 국가라고 보도했다. 미국은 1950년대부터 스크램제트 기술을 연구해 왔으나, X-51A 웨이브라이더가 2013년 마하 5.1에서 210초 연속 연소에 성공한 것이 최고 기록으로, 실전 배치에는 여전히 이르지 못하고 있다. 이번 시뮬레이션 기술은 '기밀 국가 프로젝트'의 모델 설계를 지원했다고 중국과학원 역학연구소가 1월 웹사이트에 게시한 바 있어, 실제 무기 설계에 직접 활용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시뮬레이션'과 '실제 엔진'의 거리


인터레스팅 엔지니어링은 이 성과의 의미를 인정하면서도 중요한 단서를 붙였다. "이것은 여전히 시뮬레이션일 뿐, 실제 엔진의 실증은 아니다"라고 지적하며, 1주일 만에 시뮬레이션을 완료하려면 여전히 상당한 하드웨어 인프라가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계산 속도의 혁신이 곧바로 실전 엔진의 성공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점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설계 반복(iteration) 속도의 획기적 단축은 무시할 수 없는 전략적 함의를 갖는다. 시뮬레이션 1회에 수년이 걸리면 설계안을 1~2회 테스트하는 데 그치지만, 1주일이면 수십 가지 배치를 빠르게 비교·최적화할 수 있다. 이는 미국이 1950년대부터 연구해 왔으나 여전히 실전 배치에 이르지 못한 스크램제트 분야에서, 중국이 설계 주도권을 굳히려는 포석으로 해석된다. 한국의 극초음속 무기 대응 전략 수립에도 중요한 참고 자료가 될 것이다.


노정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noja@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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